8월 30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다른 곳을 바라보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소녀가 자기 애완견의 죽음을 몹시도 슬퍼했습니다. 오랜 시간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했던 친구인 애완견을 정원사가 매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녀는 죽은 애완견 위로 쏱아지는 흙을 볼 때 마치 자신의 행복도 함께 매장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손녀를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다가와 그녀를 안아주며 속삭였습니다. “슬픈 장면이구나. 그렇지 않니?” 소녀는 더욱 슬퍼져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손녀를 위로해 주고 싶었던 할아버지는 그의 관심을 또 다른 현실로 돌렸습니다. 손녀의 손을 잡고 거실의 다른 창으로 이끌고선, 커튼을 열어 넓은 화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곤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저 앞에 노란 장미 덤불들이 보이니? 저것들을 심을 때 네가 도와주었던 것 기억하니? 우리가 저것들을 심을 때에도 오늘과 같이 화창한 날이었단다. 그 땐 그저 가시 많은 가지들뿐이었지. 그런데 이제 저기 향기로운 꽃들이 가득하지 않니? 이제 막 피어나는 장미 꽃봉오리들을 보거라.” 소녀는 얼굴에 남아 있던 눈물을 훔치고서, 벌들이 꽃 위를 날아다니고, 나비들이 즐겁게 펄럭이는 것을 보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각양각색의 장미들이 정원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소녀가 슬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 사실에 흡족해 하며 그녀에게 다정스레 말했습니다. “보아라, 나의 작은 소녀야. 인생은 언제나 우리에게 많은 창들을 준단다.”
참으로 지혜로운 할아버지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애완견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애완견이 매장되는 현장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신경은 온통 거기에만 집중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는 무덤을 만들고 있는 그 현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가 바라보지 못한 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한 가지 슬픔이 찾아왔지만, 지금 내게 다가오는 것은 그 슬픔뿐인 것은 아닙니다. 그 슬픔 외에도 수많은 기쁨과 행복의 순간들이 우리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인생의 삼중고를 겪으며 살았던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1968)가 한 말입니다. 우리는 내 앞길이 막힐 때 그 힘든 상황을 너무 오랫동안 바라보느라 다른 쪽을 바라보지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한쪽이 막히면 다른 쪽이 열릴 것인데 말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마리아도 그랬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빈 무덤을 바라보며 ‘누군가가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리아는 무덤 밖에서 무덤만을 바라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무덤 밖에 계셨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하고 뒤로 돌이켜 예수께서 서신 것을 보았으나 예수이신 줄은 알지 못하더라.”(요 20:14) 무덤만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이켜 시선을 무덤 밖으로 향하니 예수님께서 서신 것을 보았습니다. 비록 당장에는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신 줄을 알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몸을 돌이켜 다른 곳을 보니 부활하신 주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덤은 죽음의 자리요 절망의 자리요 눈물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몸을 돌이켜보니 그곳은 부활의 주님이 계신 자리요 기쁨의 자리였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보인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에 답답한 일, 두려운 일, 앞이 막혀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 놓인다 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십시다. 힘든 상황을 바라보던 눈을 돌이켜 다른 쪽을 바라보면, 우리에게 더 좋은 일들이 보일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의 눈을 들어 하늘의 하나님을 바라보십시다. 하늘로 향하는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좋으신 아버지가 그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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