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평화와 덕을 세우는 삶

1872년 11월,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시 투표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직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 시대에 수잔 앤서니(Susan B. Anthony, 1820-1906)는 14명의 여성과 함께 투표장에 찾아갔습니다. 그녀는 투표를 가로막는 선거 감독관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미합중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하려고 여기 왔어요. 그는 당신들의 대통령일 뿐만 아니라 나의 대통령이기도 해요. 우리는 이 나라를 지켜줄 아이들을 낳은 여성들이예요. 우리는 당신들을 위해 가정을 꾸미고 빵을 굽고 당신 자식들을 낳아 기르고 있어요. 당신들만이 아니라 우리 여성들도 이 나라의 시민이에요. 그래서 우린 이 정부의 지도자가 될 사람을 뽑는 투표를 하겠다는 거예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한 후 그녀는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녀는 불법으로 투표를 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재판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판사가 “어떻게 진술하겠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죄를요? 당신 같은 남자들이 우리 여성들에게 심어놓았던 노예근성을 근절시킨 죄, 우리 같은 어머니들도 이 나라에서 남자들만큼 중요하다고 설득시키려 한 죄, 남자들이 자기 아내의 대중적인 지식을 자랑스러워하도록 여성다움의 기준을 올리려고 애쓴 죄 등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존경하는 판사님, 제가 미합중국의 법률을 어겼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미합중국의 헌법에는 모든 인간은 법 앞에서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똑같은 권리를 말입니다!” 나이가 지긋한 판사는 자신의 면전에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 잠시 주춤했지만, 이렇게 판결을 내렸습니다. “100달러의 벌금을 선고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전 그것을 낼 수 없습니다. 제 말을 새겨들어 주십시오. 법률은 바뀌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곤 법정을 성큼성큼 걸어나갔습니다. 서기관이 판사에게 ‘그녀를 불러들일까요?’라고 말하자, 판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시오. 나는 그녀 말대로 법률이 곧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게 두렵소.”

28세부터 여성의 권리를 위한 운동을 시작한 수잔 앤서니는 여성들에게도 투표권을 허락하라는 운동을 계속하였고, 그녀가 사망하고 14년이 지난 1920년에야 그녀가 꿈꾸었던 여성참정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흑인의 참정권이 1870년대에 이루어진 것에 비하면 너무 늦은 시기에 이루어졌고, 실제적으로 미국의 여성참정권이 완성된 것은 1984년 미시시피 주가 여성 보통선거권에 관한 법을 인정하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앤서니가 1872년 투표권을 행사한 이후 100년이 넘어서야 미국에서 여성참정권이 완성된 것입니다.

무언가 하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누군가의 오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파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주 짧지만, 만들고 세우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화평과 덕을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롬 14:19) 사람들 사이에 화평을 만드는 일도 쉽지 않고, 덕을 세운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희생과 수고가 없이는, 그리고 오랜 시간 그 일이 계속되지 않으면 세워지지 않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수잔 앤서니처럼, 정의롭고 모두가 공평한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수고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작은 삶에서 평화를 만들고 덕을 세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내 주변 사람과 화평을 이루고, 내 주변 사람에게 덕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