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권력의지

미국 역사에서 단 하루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제11대 대통령인 제임스 포크(James K. Polk, 1795-1849)의 대통령 임기가 1849년 3월 3일 토요일에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어 12대 대통령에 선출된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1784-1850) 장군이 대통령에 취임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테일러는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 3월 4일이 주일이라는 이유로 대통령 취임선서를 거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적인 행사이기에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설득하고 간청했지만, 테일러는 끝내 거부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헌법은 임기가 만료된 제11대 대통령 제임스 포크가 대통령직에 하루 더 머물러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 3월 4일 하루 동안은 국가 최고 수반의 자리가 공석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상원은 상원 의장인 데이비스 애치슨(David Atchison, 1807-1886)에게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겼습니다. 그렇게 해서 3월 5일 테일러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까지 하루 동안 애치슨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한 것입니다.

이에 대한 역사가들의 다른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때 단 하루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데이비드 애치슨은 하루 종일 잠만 잤다고 합니다. 포크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에 상원에서 많은 일들을 처리한 후 너무 지친 애치슨은 토요일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서 어떤 이유로도 자신의 수면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하고서 잠을 잤는데, 일어났더니 월요일 아침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부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정말 영화같은 일이 미국 역사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여러분, 만일 여러분에게 하루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독일의 철학자 니체(Nietzsche, 1844-1900)는 ‘우리 인간의 모든 행동의 근원에는 권력의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 시대 최고 권력의 자리는 대통령입니다. 예전에는 왕이 그 권력의 최정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은 대부분의 경우 세습되기 때문에 인간이 아무리 강한 권력의지를 가진다 하더라도 그 자리를 쉽게 넘볼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인간이 가지는 권력 의지의 최정점은 대통령일 것입니다. 물론 니체가 말한 인간의 행동을 추동하는 근간인 권력의지가 정치적 권력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물리적인 힘을 넘어서 자아실현과 자기 극복을 향한 욕망도 권력의지에 해당됩니다. 이런 권력의지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깨워 그것을 실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니체는 권력의지를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인간이 자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힘’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니체는 권력의지를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만, 어쩌면 우리 인간은 처음부터 그 권력의지를 잘못 사용했습니다. 피조물인 우리 인간은 에덴동산에 살면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들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처럼 되고 싶다’는 잘못된 권력의지로 인해 따먹지 말아야 할 선악과를 따먹음으로 죄에 빠지게 되고, 에덴동산에서도 쫓겨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건 비단 아담과 하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잘못된 권력의지 때문에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것들을 내 마음대로 뛰어넘으며 하나님 행세를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도 분명 그런 권력의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정치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것을 절제하고 우리가 피조물임을 기억하고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할 때, 우리는 우리가 서야할 자리에 바로 설 수 있게 됩니다. 오늘 하루 내 욕망을 통해 드러나는 권력의지를 하나님 앞에 굴복시키고 믿음의 사람다움으로 우리의 삶을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