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월스트리트 유감

현재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곳이 뉴욕 증권거래소가 있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입니다. 그곳을 월스트리트라고 불린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뉴욕을 ‘뉴암스테르담’이라고 불렀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이 처음 미국에 건너가 맨해튼을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인들은 인디언들과 영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1640년대부터 1650년대까지 맨해튼은 남부에 나무와 흙으로 된 방어벽을 쌓았는데, 그게 바로 월스트리트입니다. 그 후 뉴암스테르담을 영국인들이 정복하면서 뉴욕(New York)이라고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되었고, 방어벽으로 세워놓았던 그 성벽은 1699년 영국인들에 의해서 철거되었습니다.

그곳이 금융의 중심이 된 것은 1790년 미국 정부가 독립전쟁으로 인한 빚을 청산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서부터입니다. 국가에서 발행하는 국채에다가 은행의 주식이 더해진 유가증권들이 거래되면서 본격적인 금융 투자시장이 이곳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792년 5월 17일, 뉴욕의 증권 중개업자와 상인들 24명이 월스트리트 68번가 버튼우드 나무 아래에서 수수료와 거래 방법을 결정하는 ‘버튼우드 협약’(Buttonwood Agreement)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 협약이 곧 미국 증권 역사의 시작이 되었고, 1863년에 월스트리스 11번가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이름을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라고 부르며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월스트리트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은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월스트리트였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금융위기에 몰아넣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가나 재계인사들은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여전히 돈놀이를 일삼고 있는 것에 분노한 미국인들이 2011년에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거대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최대, 최악의 금융위기라고 말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기관들과 부자들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월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내면 깊숙한 곳에는 인간의 탐욕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인간의 탐욕이 규제되지 않는 한 세계는 언제든지 또다시 금융위기의 고통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월스트리트가 만들어지던 초기 인디언들과 영국군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벽인 월(Wall)이 오늘날에는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만 하루 거래액이 2천억 달러(약 280조 원)로, 우리나라 1년 예산의 거의 절반에 이릅니다. 단 하루에 말입니다.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오늘날의 세계를 받치고 있는 기본 구조라고 하지만, 거대 자본의 탐욕이 힘없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위험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월스트리트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초기의 설치 목적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성이 없는 기대이지만 말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요새가 되신다고 선언합니다.(시 18:2)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지 못할지라도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요새가 되시어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신다는 고백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돈과 물질에 우리의 영혼이 팔려나가지 않도록, 믿음의 든든한 반석 위에 우리를 세우고 사십시다. 세계 경제는 월스트리트에 좌우되지만, 우리의 영혼은 그런 세상의 풍파에 휩쓸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안식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