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쿼터리즘(quarterism)
쿼터리즘(quarteris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4분의 1을 뜻하는 쿼터(quarter)에서 유래한 단어로, 한 가지 일에 15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많은 양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은 짧은 시간 내에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어내려 합니다. 속도가 경쟁력이고, 속도가 실력이 되어버렸습니다. 진득하게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집중력은 저하되고 인내심도 짧아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성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15분 이상 학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긴 문장으로 설명하는 페이스북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사진 한두 장으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인스타그램이나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쏫폼 영상을 즐겨봅니다. 쿼터리즘의 말과 같이 15분이 아니라, 이제는 분초사회라고 말할 정도로 분과 초 단위로 계산하며 사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사회학자들은 쿼터리즘과 같이 오래 참지 못하고 짧은 시간 안에 결정을 보려는 이유를 스마트폰의 발달에서 찾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즉석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조금이라도 느리면 그걸 견디어내지 못하고 짜증을 부리기도 합니다.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성공도 빨리 이루어야 하고, 뭐든 남들보다 빨리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남들보다 빨리 새로운 핸드폰을 손에 넣기 위해서 새롭게 출시되기 전날부터 매장에 진을 치면서 새 제품이 나오면 누구보다도 먼저 새 기기를 내 손에 쥐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일해서 돈을 모으려하기 보다는 빨리 모아야하기에 로또를 사기도 하고, 빨리 돈을 모아 일찍 퇴직해서 여유를 즐기려는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돈을 모을 때까지는 상거지처럼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런 조급증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급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권유합니다. 디지털 디톡스란 디지털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심신을 치유하기 위해서 일정 기간 동안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고 독서나 명상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것입니다. 핸드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함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디지털에 노출될 뇌를 쉬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으로 말한다면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갖거나 성경을 묵상하는 일이 디지털 디톡스의 아주 중요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빨리 잃어버린 믿음의 덕목 가운데 하나가 아마도 ‘인내’일 것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인내하라’는 말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요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내의 덕목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점점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습니다. 분명 성경은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4)고 말씀합니다. 인내가 우리로 온전하고 부족함이 없는 사람을 만드는 비결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찾거나 그 뜻을 이뤄감에 있어서도 인내는 필수요소입니다.
여러분, 쿼터리즘, 너무나도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다움을 갖고 살기 위해서 인내하는 마음을 품고 오늘 하루도 사십시다. 쿼터리즘은 우리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현대인의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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