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마지막 날인 것처럼

프랑스의 젊은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Évariste Galois, 1811-1832)는 어려서부터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5살에 수학자 아드리앵 마리 르장드르(Adrien-Marie Legendre, 1752-1833)가 수학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쓴 『기하학 원론』을 단 이틀만에 모조리 읽어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르라렌의 시장이었던 아버지가 열렬한 프랑스 혁명 지지자였고, 그에 영향을 받은 그도 혁명가를 꿈꾸게 됩니다. 그러나 시위 도중 체포되어 6개월의 금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거기에서 그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수학을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1832년 봄, 파리에 콜레라가 유행하자 관계당국은 젊은 수감자들이 감옥에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그는 그 병원에서 의사의 딸인 스테파니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스테파니는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저 친구로 지내기를 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갈루아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1832년 5월 30일 아침,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죽어있는 그를 한 농부가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사들은 배에 박혀 있는 총알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며칠을 못 넘길 것이라 진단했고, 그 다음날 그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불과 21살에 말입니다. 그의 죽음이 의문으로 남아 있지만, 일설에 의하면 그는 결투에서 총을 맞아 사망했다고 전해집니다. 그가 사랑에 빠진 스테파니에게는 약혼자가 있었는데, 그 약혼자는 프랑스 제일의 명사수였습니다. 자신의 여인을 사랑하는 갈루아를 가만둘 수 없어 약혼자는 갈루아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어린 천재 갈루아는 필사적으로 결투를 피해 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결투를 하게 됩니다. 결투를 하루 앞둔 날 밤, 그는 책상에 앉아 당대 수학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5차 방정식의 일반해를 구하는 방법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계산과 증명을 모두 끝낸 그는 친구 오귀스트 슈발리에에게 ‘자신이 죽거든 이 노트를 유럽 최고의 수학자들에게 보내달라.’는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는 벌판에서 명사수와 결투를 벌였고, 명사수는 갈루아의 복부에 총을 쏘고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갈루아는 수학사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선 21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갈루아가 결투 전날 마지막 남긴 메모에는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다.’ ‘오 스테파니’라는 말이 수없이 반복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불과 하루, 그는 명사수와의 결투에서 이기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남은 하루는 어쩌면 더욱 절박했을 것입니다. 그런 절박한 시간, 단 하루의 시간에 그는 수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단 하루밖에 없다면 그 시간을 어떻게 쓸까요? 우리가 잘 아는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1968)는 ‘3일 동안 볼 수 있다면’이라는 유명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한 그녀에게 3일 동안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3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소망을 담은 글입니다. 물론 헬렌 켈러에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정은 우리가 충분히 해 볼 수 있습니다. 거꾸로 갈루아처럼 남은 시간이 불과 하루밖에 없다면, 그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요? 결코 허투루 살 순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늘 ‘나에게 남은 시간은 결코 많지 않아.’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는 말씀은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것처럼 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악한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세월을 허송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 주님이 오실지라도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입니다. 오늘 또 하루가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오늘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복되게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