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감당하게 하시는 하나님

2017년 4월 29일, 멕시코 중부에 위치한 푸에블라에서 열린 50km 산악 울트라 마라톤 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한 사람은 22세의 로레나 라미레스(Lorena Ramirez)였습니다. 그녀가 화제가 된 이유는 마라토너라면 당연히 신어야 할 운동화를 신지 않고, 평소 신던 샌들을 신고 대회에 참석해 우승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염소나 소떼를 돌보는 목동일을 하며 매일 10-15km를 걸었고, 그녀가 대회에서 신은 샌들 역시 재활용 타이어 고무를 이용해 만든 조악한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녀는 마라토너들이 입은 반바지 대신 타라우마라족의 전통 치마를 입었고, 스카프까지 두르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고도 2천m 지역에서 열린 이 산악 마라톤 대회는 위험한 대회로도 유명합니다. 발을 잘못 디디면 절벽으로 떨어져 죽을 것같은 길을 달립니다. 너무 험하고 오래 뛰어야 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터프하다고 하는 사람들만 참가하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그날도 12개국에서 500여 명의 선수들이 참석했는데, 그녀는 물 한 병만 들고 50km를 달렸습니다. 우승한 그녀의 기록은 7시간 3분이었고, 우승상금은 6천 페소(약 36만원)이었습니다. 한 번도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는 그녀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 세간에 이목을 끌었습니다.

멕시코의 깊은 산속 ‘타라우마라’ 지역에는 16세기 스페인이 멕시코를 침략할 때 산속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라라무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이는 ‘맨발로 달리는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그들은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겸손하며 조용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녀의 부족이 그런 것처럼, 그녀 역시 사슴처럼 말수가 적고 과묵했습니다. 학교에는 다니지 못했습니다. 오빠나 남동생들은 학교에 갈 수 있었지만,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갈 형편이 안 되었습니다. 더구나 학교에 가려면 5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큰 마을로 가서 생필품을 사러갈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서너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서 물건을 사오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습니다. 달리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걷는 것보다 뛰어갔다 오면 재미도 있고 시간도 절약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회 이후 2019년에는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녀의 환경은 참으로 열악했습니다. 너무 가난했고, 더구나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학교에 갈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워낙 깊은 산속에 살고 있기에 생필품을 사기 위해서는 서너 시간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서 그녀는 매일 10km가 넘는 길을 가축을 이끌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런 고된 환경이 그녀로 하여금 산악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게 만들었습니다.

때로 우리는 내가 원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을 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엔가 그것이 나에게 유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하나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감당하게 하십니다. 다른 말로 하면 시련을 겪어야 할 때 감당할 힘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면 피할 길을 주십니다. 감당할 힘을 주시든, 피할 길을 주시든, 우리 앞에 당한 시련을 우리가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시련이나 힘듦이 있다면 그것도 우리가 넉넉히 이겨낼 수 있고, 그것은 언젠가 우리에게 유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