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기독교 정신

  우리나라 구한말, 일제에 빌붙어 매관매직을 일삼던 한 친일파가 고종 황제에게 뇌물을 보자기에 싸서 바쳤습니다. 그것을 보고선 한 신하가 “상감 계신 방이 왜 이리 추운가?” 라고 말한 뒤, 서슴없이 그 뇌물을 보자기째 난로에 던져 태워버렸습니다. 그리곤 통곡하며 황제 앞에 엎드려 대죄를 고했고, 고종은 도리어 눈물을 지으며 그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후에 한 모임에서 그 친일파를 만났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감께서는 일본으로 가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왜요?” 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감께서는 조선에 살아서 조선이 망했으니 일본에 가서 살면 일본이 망할 것 아니겠소.” 그 말을 듣고 그 친일파는 얼굴이 빨개졌다고 합니다. 친일파에게 그렇게 창피를 주었던 사람은 바로 월남 이상재(李商在, 1850-1927) 선생입니다.

  이상재 선생은 일제시대에 조선의 청년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시킨 선각자입니다. 그는 독립협회 부회장, 보이스카우트 초대총재, YMCA 총무 등을 지내면서 대한의 독립뿐만 아니라 국민 정신교육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는 국민 정신개혁이 선행돼야 제도개혁이 완전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이런 주장에는 기독교 정신이 뒷받침돼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신임이 두텁던 박정양이 1887년 초대 주미공사로 임명되자 그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공사관의 2등 서기관으로 근무하였습니다. 그 때 그는 ‘무엇이 미국을 이렇게 부강하게 만들었을까?’를 고민하다가 미국의 기독교에 궁금증을 갖게 됐습니다. 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공사관 근처의 교회를 찾았지만 유교의 삼강오륜으로 굳어진 그의 가슴은 쉽게 녹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02년 개혁당 사건으로 아들 이승인과 함께 투옥되었습니다. 한성감옥에 투옥되었을 당시 그는 감방 벽 틈에 끼여있던 마태복음 5장과 산상수훈을 발견하고선, 성경을 읽고 또 읽으면서 변해 갔습니다. 지금까지 애국운동을 해 오면서 하늘에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성경을 읽을수록 자신의 죄가 깨달아진 것입니다.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후 특사로 풀려난 그는 가장 먼저 언더우드(Underwood, 1859-1916) 선교사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진정한 애국운동을 하려면 국민이 먼저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후 그는 기독교 정신으로 국민 정신교육에 여생을 바침으로써 우리 민족의 큰 스승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애국운동만이 아니라 혼탁한 시대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기독교 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데올로기화 된 기독교가 아니라 성경이 가르쳐주신 예수님의 정신으로 말입니다. 오늘날의 기독교가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마땅한데, 자본주의와 정치 이데올로기에 오염된 거짓된 사상들이 기독교 안에 들어와 세상의 빛이요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상재 선생이 감동을 받고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산상수훈의 말씀은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인 간디(Gandhi, 1869-1948)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비록 간디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일평생 그 말씀을 의지하고 그것을 삶의 규칙으로 삼았습니다.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의 근간도 바로 산상수훈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간디는 철저하게 기독교 정신으로 평생을 산 사람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삶에 기독교 정신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고 있는지요? 신앙인이라면 당연히 예수님의 가르침이 기초가 된 기독교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에서 예수님의 향기가 나도록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하루를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