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주님의 친구

미국 뉴욕에 있는 ‘맨하탄 플라자’라는 고급 호텔에 ‘닉슨의 친구’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호텔에서 53년 동안이나 도어맨으로 근무했던 조셉 조렌티니라는 사람입니다. 일개 호텔의 도어맨이 닉슨 대통령의 친구라 불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닉슨이 대통령이던 시절 이 호텔에서 며칠을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닉슨 대통령은 이 수위를 너무 좋아하면서 껴안고 인사하고,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사람들은 그를 ‘닉슨의 친구’라고 불렀습니다. 도어맨으로서 그는 드나드는 사람들의 짐을 들어주고 안내할 뿐만 아니라 청소하는 일을 할 때에도 매일 기쁘고 즐겁게 했습니다. 그는 호텔에 근무하는 53년 중에 결근한 날이 불과 3일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충성스런 직원이었습니다. 그가 53년을 근무하고 78세에 은퇴하게 되자 기자들이 찾아와 물었습니다. “당신은 그런 단조롭고 힘든 일을 어떻게 53년 동안이나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까?” 그러자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지요. 호텔 도어맨은 날마다 새 사람을 만나는데, 이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입니까?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래서 손님을 맞이할 때 예수님을 맞이하듯 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예수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므로 이 호텔 현관은 53년 동안 제게 천국이었습니다.”

호텔의 도어맨이라 하면 그렇게 자랑스러운 자리도 아니고 남들에게 군림하는 자리도 아닙니다. 그저 호텔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안내하고, 손님들의 짐을 들어주는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나 조셉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꼈고, 매일 신나게 그 일을 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손님이 우리 호텔을 방문할까? 내가 그에게 어떻게 대해줄까?’ 그런 기대와 설렘으로 하루하루 근무했습니다. 그 손님이 대통령이든 아니면 평범한 사람이든 그는 자신이 맞이해야 할 손님에 정성을 다했고, 무엇보다도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주님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예수님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래서 그의 일터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이루어가는 자리였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자리였습니다.

선교란 낯선 곳으로 가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 개혁교회의 신앙전통은 내가 일하는 일터를 세상을 섬기고 봉사하는 자리요,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으로 보내셨다고 하는 소명의식으로 일하라고 가르칩니다. 성직자만 소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일하는 일터, 내가 생활하고 사랑해야 할 나의 가족을 섬기는 것도 그것을 위해 소명을 받은 것이고, 그곳도 선교의 현장이라고 말입니다. 그곳에 내가 필요하기에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으로 보내셨다는 생각으로 일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 내가 일해야 하는 모든 곳,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자리가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으로 보내신 선교의 현장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오늘의 삶을 허투루 살 수 없습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은 주님 대하듯 대해야 합니다. 골로새서에서 말씀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 3:23) 이 말씀은 종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함에 있어 사람들에게 눈가림하듯 하지 말고, 주님께 하듯이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그게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주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일이란 사실을 기억하고, 또 내가 만나는 사람은 주님을 만나는 것처럼 대하며 사십시다. 그러면 우리는 ‘닉슨의 친구’가 아니라 ‘주님의 친구’라는 별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