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기도의 빚으로 사는 삶

미국 미시오 신학교(Missio Seminary)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는 데이비드 램(David T. Lamb) 목사님이 지난 2019년 11월 한국에 오셨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데이비드 목사님은 어느 교회의 토요일 새벽기도회에서 설교도 하고, 주일에 예배를 드리면서 큰 은혜를 받고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심령의 평안과 안아주심의 예배당에서 주시는 하늘의 위로와 은혜와 능력과 평안을 우리 자녀에게도 주시옵소서.” 이 기도를 드린 시간은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 지역에선 저녁 7시-8시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 24세인 아들이 대학원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권총을 가지고 있는 강도가 차에 타서는 돈을 요구했습니다. 지갑을 열어 돈을 주려고 했지만 돈은 하나도 없었고, 유명한 샌드위치 가게의 무료 쿠폰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들은 돈이 없으니 이 쿠폰이라도 가지고 가라고 했지만, 강도는 필요 없다며 막무가내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아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갑자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돈은 없지만 해 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뭐냐?” “당신을 위하여 기도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자 어이가 없었던 강도는 그냥 “에이”하면서 차에서 내려서 가버렸습니다. 아들은 이 이야기를 한국에 가신 어머니에게 전화로 말했고, 어머니는 그 위기의 순간에 아들에게 담대함과 지혜와 용기와 평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내 자녀에게도 하늘의 위로와 은혜와 능력을 주시라.’고 기도하던 그 시간에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은혜를 주셔서 그 위기에서 침착하게 대응함으로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종교나 신앙에서도 기도는 있습니다. 자신이 믿는 신이나 초월자에게 자신의 소망을 담아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기도가 그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기도하고,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다른 점은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위해서 기도하고,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서 기도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녀나 이웃 심지어 우리가 전혀 얼굴을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중보기도라고 말합니다.

출애굽기 32장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사 말씀하신 화를 그 백성에게 내리지 아니하시니라.”(출 32:14)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 아래에서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매우 분노하셨습니다. 그리곤 그들을 진멸하시겠다고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그 때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기도했고, 그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분노를 진정하시고 백성에게 벌을 내리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모세의 기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렸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오늘도 생존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들이 큰 어려움 없이 잘 풀려가는 이유도 내가 계획을 잘 세우고 내가 노력하기도 했지만,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기도의 빚’을 지며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오늘도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라는 찬송처럼,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사십시다. 주님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고, 내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도의 빚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