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1964년, 내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로벤 섬(Robben Island) 감옥에 투옥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감옥은 다리 뻗고 제대로 누울 수조차 없을 정도로 좁았으며, 변기 대신 찌그러진 양동이로 대소변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면회와 편지는 6개월에 한 번 정도만 허락되었으며, 간수들은 걸핏하면 그를 끌어다가 고문하고 짓밟고 폭력을 가했습니다.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지위는 기대할 수 없었고, 견딜 수 없는 모욕과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감옥에 갇힌 지 4년째 되던 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이듬해 큰아들마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남아 있던 아내와 딸들은 강제로 흙인 거주지역으로 쫓겨났고, 둘째 딸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그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감옥살이 14년이 되던 해에 큰딸이 결혼을 해서 아기를 데리고 아버지에게 면회를 왔습니다. 손녀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감옥으로 편지를 보낸 큰딸은 ‘손녀의 이름을 지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말없이 땟물이 찌든 윗주머니에서 꼬깃꼬깃 꾸겨진 종잇조각 하나를 꺼내어 딸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딸은 그 종잇조각에 쓰여진 글자를 보는 순간 눈물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쓰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즈위.’(Azwie-희망) 그 후로도 그는 온갖 치욕을 당하면서 13년간이나 옥살이를 더 하고 나서야 마침내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44세부터 71세까지 무려 27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했던 것입니다. 그의 이름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감옥에서 풀려난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백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를 철폐시키고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남아공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위대한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아즈위(희망)를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데 있다.” 그렇습니다. 희망이 있는 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아낼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2023년이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어떻게 살아오셨습니까? 우리에게도 분명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절망에 가까운 순간도 있었고, 우리의 마음을 낙담케 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에겐 아직도 희망(Azwie)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희망의 힘으로 이겨내고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희망은 사라지진 않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고전 13:13)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왜 우리에게 소망(희망)은 항상 있는 것일까요? 소망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소망이 헛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통해 당신의 뜻하신 바를 이루실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우리의 소망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소망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사랑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2023년도 우리의 삶이 어떠했든지, 우리에게는 2024년이라는 새로운 희망이 다가와 있습니다. 2023년도에 다 이루지 못한 꿈은 2024년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 안에서 새롭게 시작하면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은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역입니다. 오늘 하루는 한 해를 조용히 되돌아보며, 떠나보내야 할 것은 떠나보내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복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