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튜닝(Tuning)

여러 가지 악기들이 모여 조화로운 음을 내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습을 하거나 연주를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그것은 튜닝(Tuning)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연주가들이 각자의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한다 하더라도 서로의 음이 맞지 않으면 그 연주는 엉망이 되고 맙니다. 튜닝이란 모든 악기의 음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튜닝을 할 때 어떤 악기에 음을 맞추는 것일까요? 그건 오보에(Oboe)입니다. 목관악기인 오보에는 영화 ‘미션’에서 가브리엘(Gabriel) 신부가 정글에서 ‘넬라판타지아’를 연주하며 과라니족과 만날 때 연주했던 악기입니다. 튜닝할 때 오보에의 A음에 맞춰 다른 악기들이 음을 조율합니다. 그러면 왜 오보에가 튜닝을 할 때 기준이 되었을까요?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는 온도나 습도에 민감하여 그 음높이가 잘 변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고, 소리가 큰 금관악기는 세게 불면 음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한 음을 길게 소리 내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목관악기 중에서 기준음의 소리를 내야 하는데, 바순은 너무 소리가 낮고, 플루트는 소리가 또렷하게 집중되지 않고 부드럽게 퍼지는 특징이 있어 적당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목관악기 중에서 비교적 음높이가 덜 변하고 음의 떨림이 적어 선명한 음을 낼 뿐만 아니라, 오보에가 오케스트라의 자리 배치에서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기에 중심음이 되었다고 합니다. 단 오케스트라에 피아노가 있을 경우에는 피아노가 기준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도 튜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부지런히 삶을 살아가다가 뭔가 잘못되었을 때,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삶이 흔들리고 위기를 느낄 때, 그 때는 튜닝이 필요할 때입니다. 신앙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열심히 교회에 출석하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도 하고 찬송도 부르는데 신앙에 감격이 사라지거나 마음이 공허할 때,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 순간 믿음이 흔들릴 때, 그 순간이 우리 신앙에 튜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무리 좋은 신앙을 갖고 산다고 하지만 우리가 언제나 흐트러짐 없이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때로는 내 마음의 온도나 상황의 변화로 인해 우리의 상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우리의 마음이나 삶이 흔들리고 위태롭고 불안하여 튜닝이 필요할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 삼아 튜닝을 해야 할까요?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이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신앙에 튜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좋은 악기도 환경에 따라서,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줄이 느슨해지곤 합니다. 그럴 땐 적당하게 줄을 당겨 음을 맞춰야 합니다. 우리에게 영적 긴장감이 풀어지고 해이해질 때에도 줄을 당겨 삶과 신앙에 적당한 긴장감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느슨해져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서 세상에 아름다운 연주를 하길 원하십니다. 우리 각 사람은 내 특성에 맞는 악기입니다. 하나님의 지휘에 맞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튜닝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휘자이신 하나님께서 ‘나’라고 하는 악기가 음이 맞지 않을 때에 우리를 튜닝하시기도 하십니다. 때로는 우리의 삶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하시고, 때로는 내 힘에 겨울 정도로 나를 잡아당기기도 하십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연주하고자 하시는 음악을 만들어내길 원하십니다.

여러분, 때로 우리의 삶이나 나의 마음에 긴장감이 생긴다면, 그리고 내 삶이 무언가에 끌려갈 때가 있다면 그 때가 하나님께서 나를 튜닝하시는 순간일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튜닝하신 후에 더 멋진 악기로 쓰시기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