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

‘워비곤 호수’(Lake Wobegon)는 가상의 마을입니다. 미국의 풍자작가인 개리슨 케일러(Garrison Keillor, 1942-)가 진행한 라디오의 한 드라마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호수 마을입니다. ‘워비곤’이란 말은 ‘근심, 비통, 고뇌’이라는 뜻의 Woe와 ‘사라진다’는 뜻의 Be Gone이라는 말의 합성어로, 그 말의 의미대로 이 마을 사람들은 걱정이나 고뇌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그들 모두 자신들이 다른 사람보다 아름답고 똑똑하고 힘이 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후 미국의 심리학자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 1954-) 코넬 대학교 교수는 그의 책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에서 이 현상을 언급하며 이 현상을 ‘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워비곤 호수 효과’란 자신이 평균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오류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더 창조적이고 매력적이며 성실하고 공정하다가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토마스 길로비치 교수는 미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0만 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지닌 리더십과 친화력의 수준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자신의 리더십이 또래에 비해 평균 이상이라고 여기고 있고, 친화력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다른 학생들보다 뛰어나다고 응답했습니다. 비슷한 연구가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8년 ‘잡코리아’가 구직자 2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는 평균보다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한 사람이 70%에 달했고, 이중 80%는 자신의 능력에 비해 연봉이 낮다고 대답했습니다.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자신이 능력이 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야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근거 없는 자신감(근자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자신이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다른 사람을 얕잡아보는 우월감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면 분노에 사로잡힐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나친 우월감에 사로잡혀 살아서도 안 되고,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며 살아서도 안 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도 말씀하면서, 그럼에도 우리 인간은 연약하고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도 잊지 말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어쩌면 다윗의 고백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시 39:5) 아무리 오래 살아도 한 뼘 길이인 인생, 아무리 출세하고 성공해도 한 뼘 길이뿐인 인생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인간은 결코 교만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감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십시다. 그러나 그 자신감이 내 능력이나 나의 가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을 붙들고 있을 때 하나님께로부터 나에게 흘러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우리의 인생이 한 뼘 길이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결코 교만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억지를 부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때론 누군가가 나를 업신여기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다.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한 나의 모든 가치는 하나님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나를 복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나를 바로 보고 바로 평가하는 성숙한 믿음으로 하루를 사십시다. 가장 나다울 때 우리의 삶이 평안하고, 바른 믿음 위에 든든히 세워져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