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10만 원의 감격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참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설 명절 첫날, 한 고객이 24만 원에 해당하는 참치 3포장과 연어 1포장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배달 기사의 실수로 연어가 빠지고 참치만 4포장이 배달되었습니다. 주문한 고객은 연어가 오지 않았다고 가게로 전화를 했고, 주인은 연어를 다시 보내드리겠다며, 자기들 실수이니 참치 하나는 그냥 드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고객은 포장을 뜯었으니 참칫값을 지불하겠다고 했습니다. 가게 주인은 굳이 그렇지 않아도 된다고 극구 사양했고, 일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한 노인이 가게를 찾아왔습니다. 잘못 배달된 참치 건으로 통화를 했던 노인은 ‘감사히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자신의 아내가 음식값을 꼭 지불하고 오라고 했다며 10만 원을 넣은 봉투를 주인에게 건넸습니다. 가게 주인은 ‘노인 명절에 저희 때문에 고생하셨다며 받아 달라’고 하시는데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고 합니다. 노인은 주인에게 ‘명절엔 다 이렇게 나누는 거’라며 계속 돈을 받으라고 하셨고, 주인은 ‘마음만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그럼 다음에 또 꼭 주문을 하겠다.’고 하시며 돌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가게 주인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고, 5년간 장사하면서 이번처럼 감동받은 일은 처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신도 장사하는 사람인데, 이런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이었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반성하게 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고, ‘저렇게 멋지게 늙고 싶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또 ‘서로를 탓하고 손해 보지 않으려 하는 세상에 이런 일이 실화라니 감동이다.’라며 가게 주인과 고객인 노인 모두를 칭찬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오랜만에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라며 두 사람 모두 올해 행복할 것이라고 축복하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10만 원! 결코 적지 않은 돈인데, 가게 주인은 자기들의 실수를 인정하며 그것을 포기하려 했고, 고객은 자신이 맛있게 먹었으니 주문하지 않고 실수로 온 것이라 하더라도 마땅히 음식값을 지불하겠다고 찾아왔습니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두 사람의 넉넉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듯하여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자신이 결코 손해보려 하지 않는 세태 속에서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려는 마음, 내가 누렸으니 당연히 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 고객의 아량, 자신이 실수했으니 당연히 손해를 볼 각오를 한 가게 주인, 모두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는 이렇듯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슴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에 우리 신앙인들이 누구보다고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는 일만 달란트의 빚을 졌지만, 주인에게 다 탕감받은 사람과 같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것을 하나님께로부터 은혜로 받으며 살아왔고, 그런 은혜 속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은혜를 기억하며 산다면 작은 이익 때문에 얼굴을 붉히거나, 조금의 손해를 보았다고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악착같이 살 수 없습니다.
여러분, 똑같은 상황이 우리에게 일어나진 않겠지만, 비슷한 일들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손해를 보는 일, 내 권리가 침해당하는 듯한 일, 내게 주어진 기회를 잃을 것 같은 일 등이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리며,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작은 손해를 기꺼이 감내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면, 우리가 손해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감격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기쁨과 자부심을 갖게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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