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미켈란젤로 동기(Michelangelo Motive)

‘미켈란젤로 동기’(Michelangelo Motive)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는 집안의 반대로 당대로서는 조금 늦은 나이인 13살에 피렌체의 유명한 화가였던 도메니코 기를란다요(Domenico Ghirlandajo, 1449-1494) 공방에 수습으로 들어갔습니다. 이후 예술을 사랑하는 메디치 가문의 수장 로렌초 데 메디치(Lorenzo de’ Medici, 1449-1492)의 눈에 띄면서 예술가적 재능을 인정받게 되고,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됩니다. 그런 미켈란젤로는 예술에 심취해서 외모를 가꾸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어, 외출할 때에도 작업복을 그대로 입고 다닐 정도였다고 합니다. 성격도 까다롭고 거만하고 직설적이어서 윗사람이나 동료들뿐만 아니라 교황에게조차 대들기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까칠하고 독선적인 성격이었지만,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Julius II, 1443-1513)의 명령에 따라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천장화를 그린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된 일이었습니다. 천장 아래에 작업대를 세워놓고, 그 위에 앉아서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20m 높이의 천장에 가로 약 40m, 세로 약 14m에 달하는 거대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는 기간은 무려 4년이나 되었습니다. 그 4년 동안 모든 사람들의 성당 출입을 막고서, 두문불출하며 힘든 자세로 힘들게 그림을 그렸던 것입니다. 그 때 그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합니다. “이보게 친구, 거기는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인데, 왜 그렇게 정성을 들여 그림을 그리는가? 그렇게 완벽하게 그렸는지 나중에 누가 알기나 한단 말인가?”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알지!” 그런 예술가적 고집이 그로 하여금 위대한 예술가가 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미켈란젤로 동기’입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 빈틈없이 하려는 내적 동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 그 일을 하는 동기나 목적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인 명성을 얻기 위해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외부적인 동기나 목적이 아니라, 순전히 자기의 만족이나 자신의 성취감 또는 자신의 목적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열정으로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게 미켈란젤로의 동기입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다른 사람의 눈에 띠든 그렇지 않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혼신을 다하는 태도입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내가 좋아서’ 하는 것입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최고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신앙으로 살아가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찬송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을 즐거워하는 사람, 주님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신앙의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신앙이 성숙해집니다. 출애굽기 35장에 보면, 성막을 만들 때 ‘마음에 감동된 자와 자원하는 자’가 회막을 짓는데 필요한 예물을 드렸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출 35:21) 하나님의 일은 그렇게 감동된 자와 자원하는 자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해야할 일을 억지로 하지 말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하십니다. 자원하는 마음이 곧 즐거워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는 마음으로 한다면 그것만큼 복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또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억지로가 아니라 자원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십시다. 즐겁게 하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