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조금씩 자라가자!

고대 그리스에 이런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크로톤에 밀로(Milo)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말 그대로 ‘힘이 장사’로, 주전 536년에 열린 고대 올림픽부터 시작해서 무려 여섯 번이나 레슬링 경기에 참가하여 매번 참피언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가 그렇게 힘이 센 사람이 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집에서 키우던 소가 송아지를 낳자, 그 송아지를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송아지는 점점 자라지만 그는 매일같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송아지를 들춰메고 다녔고, 송아지가 네 살짜리 황소가 되었을 때에도 여전히 그 황소를 메고 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올림픽에 참가할 때 그 황소를 메고 경기장에 들어서기도 했다고 합니다. 작은 송아지일 때는 가볍기 때문에 별거 아닌 것처럼 여겨지지만, 매일같이 송아지를 메고 다니다 보니 큰 황소가 되어서도 무거운 황소를 메고 다닐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운동할 때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점진적 과부하(progressive overload)입니다. 갑자기 운동을 많이 하겠다고 심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운동에 효과가 없고, 조금씩 자신의 체력이나 상황에 맞게 꾸준히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크로톤의 장사 밀로가 처음부터 황소를 들쳐메려 했다면 아마도 그는 평생 황소를 메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게가 가벼운 송아지 때부터 메고 다니기 시작하니까 점점 힘이 생겨 황소를 메는 것까지도 거뜬히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건 운동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온 모든 인생이 그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황소처럼 걷기 시작한 아이는 없습니다. 배밀이를 하고, 뒤집기를 하고, 기어다니기를 연습하다가 어느 순간에 조금씩 걷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곤 시간이 지나고 근력이 생기면서 걸음걸이가 빨라지고 나중에는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책 한 권 읽었다고 아이의 지식이나 지혜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쌓아가야 나중에는 대학에 가서 강의를 들어도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신앙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깊은 은혜를 체험하면서 우리의 신앙이 도약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신앙이 한순간에 엄청나게 점프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처럼, 꾸준히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신앙의 훈련을 겪어내야만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져 갑니다. 에베소서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러야”(엡 4:13) 합니다. 곧 ‘범사에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나야’(엡 4:15)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계속된 은혜의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적인 훈련입니다. 은혜는 우리로 낙담하지 않고 하나님의 품 안에 머무르게 하고, 훈련은 우리로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성숙하게 만들어줍니다. 평안하고 형통한 것만이 복이 아니라 때로는 훈련의 과정에서 시련을 겪기도 하고, 고난을 감내하기도 하고, 때로는 역경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래야 성숙해지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젖먹는 어린아이로 머물러 있기를 원치 않습니다. 때론 그 때가 귀여워서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자라지 않으면 결코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어린아이의 신앙에 머물러 있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자라기를 원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성품을 온전히 닮아가는 데까지 말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와 훈련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성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은 나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잔잔한 미소를 지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