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천사의 얼굴로 살기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든』 등의 작가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스티븐슨(Robert Stevenson, 1850-1894)이 배를 타고 남태평양을 여행할 때 겪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그가 여객선을 타고 가던 도중 갑작스런 폭풍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잠깐 지나가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배는 무섭게 흔들리고 많은 사람이 두려움과 공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스티븐슨은 참다 못해 갑판에 올라가 선장을 찾아갔습니다. 선장에게 지금 상황이 어떠한지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선장의 얼굴을 보는 순간 두려움과 공포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선장은 평온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곧 객실로 돌아가서는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제가 선장의 얼굴을 보았는데 염려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선장은 염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객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내 안심하고 마음이 평안해졌다고 합니다.

선장의 평온한 얼굴이 당시의 상황을 모두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거센 폭풍우라 하더라도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을 선장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얼굴은 우리의 마음을 잘 드러내 줍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우리의 감정이나 기분도 우리의 얼굴을 통해 표현됩니다. 사랑하는 마음, 즐거워하는 기분, 짜증나고 안타까워하는 심정까지도 얼굴에 나타납니다. 그래서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는 “얼굴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의 모습을 한 사람은 아마도 스데반일 것입니다.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행 6:15) 당시 스데반은 최고의 권력기관인 산헤드린에 고발된 상태였습니다. 산헤드린 공회의 권력이 얼마나 큰 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니 로마 총독도 그들의 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공회가 예수님처럼 스데반을 죽일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특별히 예수 믿는 자들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산헤드린 권력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를 고발하는 거짓 증인들과 고발인들이 그 주위에서 이를 갈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스데반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과 같았습니다. 주변의 상황이 온통 표독한 독사의 얼굴과 같을지라도, 스데반은 홀로 달랐습니다. 천사의 얼굴과 같았습니다.

여러분 왜 스데반의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았을까요? 천사의 얼굴이라는 말에는 두려움이 전혀 없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고발하는 사람들과 정죄하려고 꼬투리를 잡기 위해 혈안되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데반은 전혀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데반은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 하신다는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두려운 상황에서도 자신과 함께 하심을 알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의 얼굴은 어떤 얼굴입니까? 오늘 어떤 얼굴로 살고 싶으십니까? ‘나이 4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우리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성품이 드러나야 합니다. 따뜻하고 사랑스런 하나님의 성품 말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얼굴에서 하나님을 드러내 보이십시다. 우리의 얼굴을 보는 사람들이 모두 마음에 평화를 느끼고, 참된 행복을 알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