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분노를 이긴 사랑

누가복음 9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마지막 부분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그 길은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 종교권력자들에게 붙잡혀 죽임당하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아시기에 예수님께서는 ‘굳게 결심하시고’ 예루살렘으로 가셨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시던 도중에 사마리아의 한 마을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성경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아마도 사마리아 사람들은 평소 다른 유대인들과 달리 자신들에게 친밀하게 대하셨던 예수님이 유대의 권력을 잡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예수님도 다른 유대인들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고 예수님을 배척한 것이지요. 그런 사마리아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와 요한은 굉장히 분노했습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이 그들을 어떻게 대해 주셨는데, 이제 와서 배척하다니!’ 아마도 괘씸했을 것입니다. 아니 괘씸한 정도를 넘어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불을 내려 이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예수님께 하소연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꾸짖으신 것이 아니라 분노한 제자들을 꾸짖으시고는 당신이 가셔야 할 길을 가십니다.

왜 예수님은 은혜를 잊고 당신을 배척한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끼지 않으셨을까요? 우리 성경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일부 사본에서는 이런 말씀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너희가 무슨 정신으로 말하는지 모르겠구나. 인자는 사람의 생명을 멸망시키러 온 것이 아니요 구원하러 왔노라.”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기 위함입니다. 아무리 사마리아 사람들이 배척하고 섭섭하게 했다 하더라도 생명을 살리러 가시는 십자가의 길에서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하려 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지요.

불을 내려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하려는 것은 힘을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힘이 아니라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사랑의 극치가 바로 십자가이지요. 자기를 온전히 희생하신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야 할 우리 역시 세상에 보여줄 것은 힘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돈의 힘, 권력의 힘, 나이의 힘, 건강의 힘, 지식의 힘으로 다른 사람 위에 서려는 세상에, 우리는 작은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생명을 살리고 구원하려 오셔서, 오롯이 그 길을 가신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그 길을 따라 가야 합니다. 바로 사랑의 길 말입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작은 사랑을 베풀어 보십시다. 마음에 일어나는 분노는 사랑의 힘으로만 잠재울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오늘 누군가를 사랑으로 품어 보십시다. 거기에 하늘의 기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