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나이아가라 증후군(Niagara Syndrome)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서니 라빈스(Anthony Robbins)이 쓴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라』라는 책에 ‘나이아가라 증후군’(Niagara Syndrome)에 대해 소개한 글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로 가겠다는 구체적인 결정을 하지도 않은 채 그냥 인생의 강물에 뛰어든다.”는 것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유명한 나이아가라 강의 상류는 물살이 잔잔한 편이라고 합니다. 작은 배를 타고 천천히 나이아가라 상류를 유람하다 보면 어느 순간 유속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 물살의 변화를 느끼지 못합니다. 물살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처음 느꼈던 것과 너무나도 다르게 빨라진 물살을 깨닫게 되는데, 대부분 그 때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보이는 순간입니다. 거대한 폭포가 보이고 물살이 빨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배의 방향을 안전한 쪽으로 돌리려 해도 그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평온한 상태에서 이런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하다가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을 ‘나이아가라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이 겪는 일 가운데 하나가 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한 채 상황의 흐름에 맡겨버리는 것입니다. 어떤 갈림길 앞에 섰을 때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선택하면 좋은데, 어리둥절하는 사이에 그냥 물줄기를 따라 흘러갈 뿐입니다. 마치 잔잔한 나이아가라 상류에서 아무런 걱정도 없이 유람을 즐기는 것처럼, 무의식적인 방만의 상태로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물살이 빨라지고 요동을 치는 소리에 놀라 깨어나지만, 바로 몇 미터 앞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음 같은 위기 상황에 처할 때에는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한 채 선택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운명’에 맡기고 ‘되대로 되라.’는 식의 삶을 살곤 합니다.

물론 우리의 인생을 늘 위기에 대비하며 불안한 가운데 살 순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인생에는 어느 순간엔가 위기가 찾아옵니다. 어느 누구나를 막론하고 말입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나이아가라 폭포 아래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나이아가라 상류의 물살이 평온하더라도 노를 준비하기도 하고, 주변의 상황을 돌아보기도 해야 합니다. 노를 준비하면 물살이 거세지려 할 때 재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불의한 청지기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자인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며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해고 위기에 놓인 청지기가 지혜를 짜냅니다. 주인에게 빚을 진 사람을 찾아가서 빚을 감해줍니다. 기름 100말을 빚진 사람에게는 50말을 빌려간 것으로 증서를 위조하고, 밀 100석을 빚진 사람에게는 80석을 빚진 것으로 위조합니다. 분명 그 청지기의 행위는 옳지 않습니다.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것도 잘못이고, 주인의 것을 빌려간 사람의 빚을 자기 마음대로 변조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청지기가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칭찬하십니다. 불의를 행한 청지기를 칭찬하신 것이 아니라, 그의 지혜를 칭찬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남을 속이는 지혜가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바로 인식하고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칭찬하십니다.

여러분, 지금의 삶이 평안하다고 나태하게 있어서는 안 됩니다. 평안할 때일수록 위기의 때를 준비해야 합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바로 지혜입니다. 우리의 상황을 바로 인식하고, 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아는 지혜를 갖추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그런 지혜를 구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 지혜로운 자가 세상을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