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중간 지대의 불안

스위스 출신의 기독교 상담가인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1898-1986)는 그의 책 『인간의 자리』에서 우리 인생을 공중그네에 매달린 곡예사에 비유했습니다. 서커스에서 공중그네를 타는 두 명의 곡예사가 양쪽에서 그네를 타면서 중간 지점을 향해 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중간 지점에서 한쪽의 곡예사가 자기가 붙잡고 있는 그네를 놓고 공중에서 두세 바퀴를 돌며 다른 사람이 타고 있는 그네로 뛰어듭니다. 이 때 자신이 타고온 그네를 놓은 후 반대편 그네를 잡기까지 그는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상태로 공중에 떠 있게 됩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자리를 ‘중간 지대’라 말하고, 그 중간 지대에 있는 사람의 불안한 마음을 ‘중간 지대의 불안’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공중그네에서 중요한 점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편 그네로 옮겨타기 위해서 자신의 그네를 놓아야 하는 사람의 결단입니다. 자신이 타고 온 그네를 놓지 않으면 반대편에서 온 그네로 갈아탈 수 없습니다. 이 때 곡예사는 중간 지대의 불안을 겪어낼 용기와 다른 편에서 그네를 타고 오는 다른 곡예사를 믿어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가 내 손을 잡아주고, 정확한 타이밍에 중간 지점까지 그네를 타고 올 것이라고 신뢰해야 합니다. 그런 용기와 믿음이 중간 지대의 불안을 이겨내고 멋진 서커스를 통해 군중들에게 박수를 받아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간 지대에서 불안을 느끼는 곡예사를 자신의 그네로 받아들이는 반대편의 곡예사입니다. 그는 정확한 시간에 중간 지대에 와 있어야 합니다. 조금의 오차라도 생긴다면 중간 지대에 있는 곡예사는 반대편 그네에 오르지 못하고 추락해버릴 것입니다.

폴 투르니에는 우리 인생을 그런 중간 지대에서 불안에 떨며 살아가는 곡예사에 비유한 것입니다. 반대편에서 중간 지대의 곡예사를 향해 그네를 타고 오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가장 정확한 때에 우리를 향해 오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간 지대에서 불안한 가운데 공중에 떠 있습니다. 그 때 우리가 반대편에서 우리를 향해 오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면 전혀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손만 내밀면 반대편에서 오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손을 붙잡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지금까지 안전하게 타고 오간 그네를 놓을 때에 마음에 불안이 엄습합니다. 늘상 오가는 그네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면 불안해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내가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그네를 놓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든지,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간다든지,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의 손에서 전에 잡고 있던 그네를 놓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중간 지대에 놓이게 되고, 마음에 더욱 불안이 엄습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정확한 타이밍에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 손을 붙잡아 주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그네를 놓고 공중 제비를 하는 곡예사가 두려움이나 불안을 떨쳐낼 수 있는 이유는 반대편에서 그네를 타고 오는 곡예사가 정확한 타이밍에 자신을 받아주기 위해서 온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생의 불안을 느꼈던 시인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다짐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5)

여러분, 우리가 살다 보면 불안을 느낄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정확한 타이밍에 우리를 찾아와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믿으며 사십시다. 그러면 중간 지대의 불안과 마음에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