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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5-19 13:26

우리 시대의 큰 바위 얼굴 - 안효관 목사

글쓴이 : 김연호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오도온(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이 쓴 ꡒ큰 바위 얼굴ꡓ이란 소설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어느 시골 마을 뒷산에ꡐ큰 바위 얼굴ꡑ이란 전설의 바위가 있었습니다.ꡐ언젠가 이 마을 출신 가운데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인자하고 덕스러운 인물이 나타날 것ꡑ이란 전설입니다.
그 마을에는 가난한 모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아들의 이름이ꡐ어니스트ꡑ입니다. 어니스트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큰 바위 얼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자신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것만 같은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마을 출신의 ꡐ게더골드ꡑ(Gather Gold -ꡐ황금을 긁어모은다ꡑ는 뜻)라는 사람이 그 마을을 찾아온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처럼 능숙한 처세술로 큰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어니스트 역시 그 부자가 자선의 천사가 되어 그 마을의 어려운 사람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게더골드는 그가 기대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영악하고 탐욕으로 가득 찬 그의 모습에서 큰 바위 얼굴은 보여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역시 그 마을 출신인 ꡐ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ꡑ(Old Blood And Thunder -ꡐ피와 천둥의 노인ꡑ이란 뜻)라고 불리는 전쟁의 영웅이 그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수많은 전쟁에서 용맹을 떨쳤던 그가 큰 바위 얼굴 전설의 주인공이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정력이 넘치고 강철 같은 강인함은 있으나 선량한 지혜도 없고 따사로운 자애심도 없는 그의 얼굴은 큰 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어니스트는 장성하여 그 마을에 설교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맑고 순박한 마음과 따뜻한 삶이 있었고, 그의 설교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친근한 어니스트를 평범하게 대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얼마 후 웅변을 잘하기로 유명한ꡐ올드 스토니 피즈ꡑ(Old Stony Phiz -ꡐ늙은 바위 얼굴ꡑ이란 뜻)라는 정치가가 그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그 마을 출신으로 대통령 감으로 추대 받을 정도로 유명했지만, 그의 얼굴에는 장엄함이나 위풍 또는 신과 같은 위대한 사랑의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 한 번은 릴케보다 유명한 시인이 그 마을을 찾아왔지만, 고상한 입놀림과 메마른 언어 조직의 기술자에 지나지 않는 그 시인에게서 ꡐ큰 바위 얼굴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어니스트의 머리도 백발이 되었고 그의 설교 역시 품위가 있었습니다. 그의 삶에서 나오는 감동적인 설교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석양에 그는 그 마을 사람들 앞에서 삶과 지혜에서 우러나온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덕스럽고 거룩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때 그 마을에 있던 그 유명한 시인이 사람들을 향하여 이렇게 외쳤습니다. ꡒ보시오! 보시오! 어니스트야말로 저 큰 바위 얼굴과 똑같습니다.ꡓ 사람들은 모두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정말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과 같았습니다. 그 마을의 전설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그 시인의 팔을 끌고 조용히 자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자기보다 더 현명하고 더 지혜롭고 착한 큰 바위 얼굴이 나타나기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시대의 큰 바위 얼굴은 누구일까요? 나다나엘 호오도온이 그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고 싶은 걸까요? 분명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어떤 외형적인 출세나 성공이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주거나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돈이 많은 부자도,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존경받는 사람도, 말을 잘하는 정치가도, 단 한 문장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시인도 우리 시대의 큰 바위 얼굴은 아닙니다. 그러면 설교자인가요? 그것도 아닙니다.
우리 시대 우리의 큰 바위 얼굴은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진실 되게 살아가는 바로 우리 자신이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이 시대의 참된 모델을 찾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이 이 시대의 모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로 우리 시대의 모델들로 부르셨고, 모델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기대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ꡒ내가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향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였나니.ꡓ(창 18! :19)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불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정말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서 아브라함을 부르셨다는 말씀입니다. 아브라함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오늘 우리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ꡐ나ꡑ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부르신 것도 이 시대에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ꡐ나ꡑ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ꡒ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ꡓ으로 불러주신 이유도 ꡒ우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ꡓ(벧전 2:9)고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시대에 큰 바위 얼굴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모델로 부르신 큰 바위 얼굴들입니다.
그리고 이 시대의 큰 바위 얼굴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다. 가장 가까이에 - 너무 가까워서 잘 보지 못하였고 쉽게 놓쳐버린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입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의 수많은 허물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손바닥을 보면 아무리 깨끗한 것처럼 보인 손이라 하더라도 세균이 득실거리는 것이 보이듯, 수많은 허물과 실수의 세균들 때문에 깨끗하고 귀하다는 것을 잊고 사는 바로 그가 오늘 우리 시대에 큰 바위 얼굴들입니다. 내 아내, 내 남편, 내 부모님, 내 자녀들이 말입니다.
누구나가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 보입니다. 멀리 있으면 좋은 것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멀리 있으면 신비롭기도 합니다. 위대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 가까이 있는ꡐ그ꡑ도 신비한 사람입니다. 아름답고 위대한 사람입니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사람입니다.
바로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을 큰 바위 얼굴로 볼 수 있는 그 사람이 큰 바위 얼굴입니다. 저에게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큰 바위 얼굴입니다. 정말로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단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하고 신비한 존재로 만들어 놓으신 큰 바위 얼굴입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세상을 향하여 우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당당하게 보여줍시다.ꡐ나를 보라ꡑ고 말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기에 행복한 목사 안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