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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10-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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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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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꽃을 피웁시다
옛날 날마다 동네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 와야 했던 일꾼이 있었습니다. 아침만 되면 그 일꾼은 어깨에 긴 막대기를 매고 그 양쪽에 두 개의 양동이를 달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일꾼은 하루도 빠짐없이 우물과 집을 오가며 물을 길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들고 다니던 양동이 중 하나에 조그만 구멍이 생겼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집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그 작은 구멍으로 물이 새어 나왔습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일꾼은 그 구멍을 막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물을 길러 다녔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그 일꾼이 오가는 길 위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주인이 일꾼을 불러 물었습니다. “네가 메고 다니며 매일 물을 길어오는 그 양동이에 구멍이 난 줄을 알고 있느냐?” 그러자 일꾼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네. 양동이에 구멍이 나서 물이 조금씩 새는 것을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어찌하여 그 구멍을 막지 않고 물을 길러 다녔느냐? 구멍을 막지 않으면 물을 길어 나르는 네 수고가 헛되지 않느냐?”
그러자 일군이 대답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길 한 편으로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것을 보셨습니까? 제가 메고 다니는 양동이에 구멍이 나서 물이 길가에 허비되는 것 같았지만, 저는 그 길가에다 꽃씨를 뿌려 놓았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동안 양동이의 작은 구멍에서 새어나온 물이 조금씩 뿌려져 이처럼 어여쁜 꽃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그 꽃들과 이야기하면서 다니느라 힘든 줄도 모른답니다.”
때로 우리의 삶에 뭔가 구멍이 났다는 것은 불행의 시작이 아니라 또 다른 행복과 삶의 아름다운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완벽한 존재로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나름대로의 인격의 구멍이 있고, 말에도 구멍이 있고, 생각에도 구멍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더욱 행복한 삶에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을 완벽한 사람인 것처럼 꾸미거나 포장하려 하는 사람 곁에는 친구들이 모여들지 않습니다. 뭔가가 모자라야 인간답습니다. 우리의 그런 모자라는 것 때문에 우리 주위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제가 아는 장로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누군가와 거리가 멀어진다 싶으면 일부러 찾아가서 돈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많이도 아니고 꼭 만원이나 2만원 정도를 빌려옵니다. 그리고는 며칠 후에 다시 찾아가서는 그 돈을 갚습니다. 그렇게 해서 멀어졌던 그 사람과 한번이라도 더 만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됩니다. 연세가 많으신 장로님께서 내게 돈을 빌려 가셨다는 생각과 웃으시며 찾아와서는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돈을 갚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가 뭔지 모를 감동을 받습니다. 장로님께서 빌려 가신 돈을 되돌려 주실 때에는 돈만 되돌려 받는 것이 아니라 찾아와주신 것과 웃음으로 대해주시는 그 모습 속에서 사랑과 감동을 함께 전달받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이전보다 훨씬 더 가까운 사이가 됩니다.
그 장로님은 일부러 자신의 인격과 삶에 구멍을 내신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꽃과 감동이라는 진한 향기를 보여주십니다.
우리 교회도 완벽한 교회가 아닙니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부분이 많습니다. 하나의 구멍이 난 양동이가 아니라 수십 개의 구멍이 난 양동이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더 많은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여기 서학동에 자리 잡고 여러 개의 구멍을 통해서 사랑과 은혜의 물줄기를 뿜어낼 때 우리 교회의 주변에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복음의 씨를 심기만 하면 말입니다.
저와 여러분, 그리고 우리 교회는 완벽한 것처럼 꾸밀 필요가 없습니다. 때로는 모자라는 것같이 삶과 인생에 구멍도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때로는 나에게 힘든 역경의 과정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 결과에 아름다운 것들로 열매 맺게 하실 것입니다.
조개 안에 들어온 모래는 조개의 연한 살을 찢는 고통을 줍니다. 그러나 연한 살이 찢어지기 때문에 거기에서 진액이 나오게 되고, 그 진액이 모래를 감싸고 감싸면서 그 모래는 점점 영롱한 진주로 변해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내 삶에 뚫려진 구멍은 없습니까? 그것 때문에 힘든 삶을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자식의 문제에 구멍이 뚫렸고, 인간관계의 문제에도 구멍이 생겼고, 돈의 문제에도 구멍이 생겼고, 건강의 문제에도 구멍이 뚫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결코 불행의 씨앗만은 아닙니다. 얼마 후에는, 때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는 지금 뚫려진 내 삶의 구멍 때문에 내 주변에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있는 멋진 날을 맞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기에 행복한 목사 안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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