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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2-18 02:15

제 2기 태국 단기선교 둘째 날 일지 (2월 8일 목요일)

글쓴이 : 이연진

단기선교_둘째날_선교_일지.hwp (31.0K) [42] DATE : 2007-02-18 02:15:38

제 2기 태국 단기선교 둘째 날 일지 (2월 8일 목요일)

꼬끼오~ 새벽 5시. 방에 들어와 일지를 쓰고 있는데 아침을 알리는 닭 우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 한시에 태국에 도착해서 네시 반쯤에 선교센터에 들어와 다들 잠깐이라도 잠을 자려던 참인데 말이다. 닭은 우리 단기선교 팀이 한국에 온 것을 반기기라도 한 듯이 꼬끼오 꼬꼬꼬꼬~ 숨넘어가듯이 연이어 울어댔다. 옆에서 자고 있는 팀원들에게는 이 닭 우는 소리가 거슬려보였지만 나에게는 왠지 모르게 정겨운 소리로 들렸다.
6시. 이번에는 선교사님이 아이들을 깨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메~, 싸~ 일어나!.”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우리와 같은 방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고 있던 여자아이 둘이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일지를 쓰고 있는 내가 굿모닝~ 인사를 하자 수줍은 듯이 웃는다. 참 귀엽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나가고 조금 후에 밖에서는 찬양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이 아침 예배를 드리나 보다. 그리고 한 30분 뒤에는 어이! 어이! 태권도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엔 새벽에 우리를 마중 나오신 이강욱 전도사님께서 아이들 아침 운동을 시키시나 보다. 원래 우리도 함께 해야 하지만 오늘 새벽에 도착한 우리들을 위해 목사님께서는 아침 9시까지 잘 수 있게 해 주셨다.
9시. 이제 우리 단기선교 팀도 하나둘씩 일어났다.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상쾌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밖은 뜨거운 태양으로 벌써 한낮처럼 환했고 따뜻했다. 센서 마당에는 초록색 잔디 위로 큰 야자수 나무들이 서있었고 한쪽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정말 예쁜 마당이 아닐 수 없었다. 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밝은 태국 팡아 센터의 아침은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10시. 우리는 센터 한쪽에 마련된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센터에서 홍경환 목사님을 도와 함께 선교를 하고 계시는 태국 현지 전도사님 사모님이 차려주신 닭고기 흰죽이었다. 약간 태국 향신료 맛이 나긴 했지만 맛있었다. 죽이라서 금방 배가 고플 것 같아서인지 다들 많이 먹었다. 맛있는 아침을 준비해주신 사모님께 감사드린다.
아침을 먹고 우리들은 12시까지 선교 센터에서 휴식을 취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인 달력을 하나하나 포장하고 의사 선생님들과 담소도 나누면서 태국에서의 한가로운 아침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2시에 점식 식사당번들이 차린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참치김치찌개와 스팸 그리고 집사님께서 싸주신 밑반찬들이었는데 다들 맛있게 먹었다. 역시 뭐든지 감사히 잘 먹는 우리 단기선교 팀이다.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족구를 하고 한쪽에서는 배드민턴을 쳤다. 태양 볕이 가장 뜨거운 시간대였지만 다들 아랑 곳 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경기를 했다.
1시. 이제 우리는 오늘의 일정인 장보기를 위해 푸켓 마트에 갈 준비를 했다. 목사님. 집사님, 이영재 선생님, 박경연 선생님 은영언니, 성은언니를 비롯해 팀원 13명이 장을 보러 봉고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나머지 팀원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반겨주기 위해 센터에 남았다.
푸켓 마트로 가는 길에 우리들은 차창 밖으로 팡아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볼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 끊임없이 보이는 푸른 야자수를 비롯해서 마치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는 듯한 산과 하늘 높이 우뚝 선 웅장한 바위산들이 눈에 들어왔다. 진안 마이산 가는 시골 길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무들 사이사이로 아기자기 꾸며놓은 집들과 사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곳 태국은 국토는 남한의 5배인데 반해 인구는 1.5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건물을 고층으로 짓지 않고 거의 일,이층으로 짓는다고 한다. 그래서 마트로 가는 동안 이층 이상 건물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날씨가 덥기 때문에 집은 슬레브로 짓고 바닥은 타일로 깐다고 하는데 집들이 화려하지 않고 작고 간단해 보였다. 그리고 집집마다 마당에는 우편함 같은 작은 탑이 있었는데 불교 국가 태국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태국의 전신주는 사각기둥이라는 것이었다. 태국은 뱀이 많기 때문에 뱀이 또아리를 틀고 전신주를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서 전신주를 사각기둥으로 만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그랬다.
이렇게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면서 어느새 우리를 태운 봉고차는 푸켓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지나 무사히 super cheap 이라는 대형 마트에 도착했다. 2시 30분. 이제 우리는 카트를 하나씩 끌고 의약품 사는 팀과 음식과 생활용품을 사는 팀으로 나뉘어 장보기를 시작하였다. 슈퍼 칩 마트는 전주 E-마트의 3배정도 되는 규모로 일층으로 되어있었는데 정말 없는 것이 없었다. 모든 의약품들도 다량으로 구입할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 처방 없이는 구입할 수 없는 의약품들을 이 곳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살 수 있도록 다량으로 진열해 놓고 있었다.
식료품을 사는 팀은 은영언니를 따라다니면서 앞으로 먹을 물, 과일, 채소, 빵을 비롯해 아이들 선물로 줄 과자 등을 샀다. 마트는 넓은데 말은 통하지 않고 해서 이곳저곳 필요한 것을 찾으러 다니느라 많이 애를 먹었다. 그리고 이 곳 마트는 냉방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두 시간 동안 장을 보는데 덥고 탁한 공기 때문에 생각보다 고생이었다.
5시. 찜통 같은 마트에서 무려 두 시간 반 동안 장을 보고 나니 카트 4개가 가득 찼다. 나는 돈이 많이 나올 줄 알고 내심 걱정했다. 그런데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 약품을 제외하고 그 많은 것들이 한국 돈으로 13만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국에서 장을 봤으면 아마 배는 나왔을 텐데 말이다. 우리는 태국 물가가 싸긴 싸구나 생각하면서 정문을 나왔다. 정문 앞에서 마트 직원이 또 우리 짐들을 일일이 손으로 다시 체크를 했는데 짐이 많아서 그것도 꽤 오래 걸렸다. 하지만 무사히 장을 잘 보고 우리들은 짐들을 봉고차에 잘 싣고 팡아로 다시 출발하였다.
팡아로 가는 길. 어느새 밖은 노을이 지고 있었고 선선해 져 있었다. 우리들은 돌아오는 봉고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차들과 푸켓 거리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태국에는 작은 트럭과 같은 픽업 차들이 많았는데 우리들이 인사하자 짐칸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태국은 한국보다 차 값이 두 배 이상이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집보다 차를 중요시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곳에서도 한국 차들과 한국 전자제품들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 제품이 인기라고 한다. 왠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인 느껴졌다.
우리는 가는 길에 내일 먹을 바비큐를 굽기 위한 도구까지 실어서 봉고차가 비좁았지만 찬송을 부르면서 즐겁게 팡아로 갔다. 차가 조금 밀려서 7시가 다 되서야 팡아의 이산 음식점에 도착하였다. 도착하니 벌써 센터에 남아있던 팀원들과 센터 아이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와 닭고기 구이였는데 무척 맛있었다. 찰밥이 나왔는데 팡아 아이들은 이것을 손으로 주물러서 주먹밥으로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반찬으로 모닝글로리라는 채소가 나왔는데 전도사님께서 이것이 물 속에서 물을 정화시키는 식물이라서 우리 몸의 피도 깨끗하게 해준다고 하여 많이 먹었다. 우리 입맛에서 맞고 맛있었던 저녁 식사였다.
식사 후 우리들은 센터 아이들과 함께 옆에 있던 DVD 가게를 구경하고 다시 팡아 센터로 돌아왔다. 도착하니 여덟시 반이 다 되었고 우리들은 장 본 짐들을 빨리 정리하고 9시에 저녁 예배를 드리러 모였다. 저녁 예배는 이곳 센터 익 전도사님께서 인도해주셨는데 기쁜 찬양으로 시작하였다. 센터 아이들 싸이 메 숯이 어찌나 예쁘게 율동을 하는지 저절로 은혜로웠다. 태국어 찬양이었지만 한국에서 많이 연습해보고 간 찬양들이라서 우리들도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설교는 태국말로 하셔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태국어로 하나님의 말씀이 울려 퍼지고 우리는 말씀을 묵상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좋았다.
10시. 예배가 끝나고 센터 아이들은 잠을 자러 가고 우리 팀은 다시 모여 저녁 나눔 시간을 가졌다. 오늘 태국에서 첫날을 보내면서 느낀 소감을 나눴는데 명석이가 오늘 야자수 열매를 깨면서 들었던 생각이라면서 야자수 열매를 감싸고 있는 단단한 껍질들이 하나씩 벗겨지듯이 자기도 이번 선교활동을 통해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두꺼운 껍질을 벗어버리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단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서 다들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있을 선교 활동을 기대하고 태국 땅에 우리를 보내신 하님께서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리는 기도를 하고 저녁 나눔을 마쳤다.
나눔 후 승우오빠와 요나는 앞으로 있을 스케줄 표를 만들었고 다른 팀원들은 센터를 정리 한 뒤 12시가 넘어서야 다들 잠자리에 들었다. 무사히 태국에 도착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맞는 태국에서의 둘째 날 밤. 내일부터 있을 본격적인 선교 활동들이 기대하고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께 감사하며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