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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2-18 02:44

제 2기 태국 단기선교 다섯째 날 일지 (2월 11일 일요일)

글쓴이 : 이연진

태국_단기선교_다섯째날_일지.hwp (33.0K) [40] DATE : 2007-02-18 02:44:45

제 2기 태국 단기선교 다섯째 날 일지 (2월 11일 일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6시에 명석이가 우리들을 깨우러 왔다. 다들 피곤해서인지 바로 일어나지는 못했지만 결국 전도사님께서 깨우는 소리에 오늘 아침도 무거운 몸을 일으켜 예배실로 갔다.
오늘 아침예배는 창세기 중 에덴동산 관련 말씀이었다. 에덴동산이 있는 선악과 나무를 생각하면서 사람이 자칫 자신이 에덴의 주인인 양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에덴 동산에 흐르는 강물처럼 풍성한 생명을 자라게 하고 복음을 퍼트릴 수 있는 강물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침예배를 드린 후, 오늘은 주일을 맞아 방무앙 교회에 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운동을 하지 않고 2박3일 동안 방무앙 교회에서 선교할 짐들을 꾸렸다. 그리고 7시에 성신오빠 조가 준비해준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은 간단히 다양한 쨈을 바른 빵과 태국의 신선한 우유를 맛보았다.
8시.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들은 꾸린 짐을 봉고차와 트럭에 싣고 팡아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러 방무앙 교회에 갔다. 가는 동안 1기 단기 선교팀이 묵었던 숙소와 일했던 곳을 지나쳤는데 1기 때 왔던 언니들은 그 곳을 보며 2년 전 일을 회상하기도 했고, 몰라보게 많이 변했다고 말해주었다.
약 1시간가량 차로 이동한 후 드디어 방무앙 교회에 도착하였다. 방무앙 교회는 팡아 센터보다 크고 넓은 예배공간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옆에 멋진 이층 예배당을 짓고 있었는데 하루빨리 완공되어서 이 예배당이 가득 차고 넘치도록 교인들이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10시. 가자마자 우리들은 예배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풍선아트를 했다. 태국에 오기 전에 성은 언니의 지도로 조금 만들어 보았던 솜씨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모자, 칼, 강아지 등 이것저것 만들어 주니 참 좋아하였다.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참 밝고 순수했다.
풍선아트가 끝난 후 바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기타반주에 맞추어 찬양과 율동을 하고, 방무앙 교회 전도사님께서 그 후 예배순서를 인도해주셨다. 태국어로 찬양을 불렀는데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곡조가 익숙하여 우리들은 한국어로 찬양했다.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똑같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기쁨의 찬양시간이었고 하나남 은혜 가운데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설교는 김판규 목사님께서 해주셨고, 홍경환 선교사님께서 통역해주셨다. 처음에 김판규 목사님께서 태국어로 인사 몇 마디를 하셨는데, 선교사님께서 그것을 한국어로 통역해주셔서 우리들은 거꾸로 된 상황에 한바탕 웃었다. 설교의 주제는 ‘하나의 밀알’이었다. 작지만 그 안에 엄청난 생명력을 지니고 몇 배의 또 다른 생명을 낳는 씨앗. 그 하나의 씨앗처럼 우리들도 곳곳에 복음의 씨앗을 심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하나의 밀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사님의 설교가 끝난 후에는 우리 단기 선교 팀의 특별 찬양순서가 있었다. 먼저 워십 팀이 준비한 몸 찬양을 했는데 음향이 좀 작아서 아쉬웠지만 우리들의 몸짓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셨으리라 믿는다. 다음 순서로는 우리 팀 전부가 참여한 오카리나 연주를 했다.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십자가 군병 되어서, 기뻐하며 경배하세’와 태국어 찬양 ‘예수 사랑해요’를 연주한 뒤 찬양도 했다. 그리고 미리 약속된 앵콜 요청을 받고 우리는 앵콜 곡으로 ‘아리랑’과 ‘오나라’를 했는데, 김판규 목사님께서 한국의 전통민요 ‘도라지’를 하겠다고 소개하셔서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아리랑을 자꾸 ‘도라지’라고 하시더니 결국 이 곳 태국 공연에서도 그 실수가 벌어진 것이다. 목사님은 몹시 부끄러워 하셨지만 그 실수로 인해서 우리는 오늘 하루 종일 즐거웠다.
우리들의 특별찬양 후 태국 팡아 선교 센터 아이들도 특별찬양을 했고 마지막 순서로 각자 준비한 헌금을 하나님께 드리고 1시쯤 예배는 끝이 났다. 은혜롭고 감사한 예배였다.
예배 후에는 교회에서 바로 점심식사를 했는데 밥에 장조림과 같은 양념을 넣어 데친 야채와 같이 비벼 먹었다.
식사 후에는 선교센터 한쪽 방에 마련된 사무실에 모여서 세시까지 휴식을 취하였다. 이 사무실에는 에어컨이 있어서 인기 만점이었다. 오랜만에 시원한 곳에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 곳에서 박경연 선생님께서 쏘신 아이스크림도 먹고 목사님의 실수에 관한 장난도 치고 커피도 마시면서 쉬다가 잠깐 낮잠을 잤다. 성신오빠는 예배당에서 아이들과 끊임없이 놀아주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
3시. 이제 우리는 일어나 쓰나미 재해 지역 탐방에 나섰다. 차로 한 10분 정도 가면 ‘방무앙 남켐’ 지역이 나오는데 이곳은 쓰나미로 인해서 2,000여 채 중 1,600여 채가 부서졌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남켐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방무암 교회 주변으로 무려 800여 가옥이나 이사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 남켐 지역에는 지금 미얀마 사람들이 대부분 거주한다고 한다. 우리들은 쓰나미로 인해서 남켐 마을 사람들이 큰 아픔을 겪은 것은 안타까웠지만 교회 주변에 많은 사람이 이사 와서 살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남켐을 둘러보면서 쓰나미 때 물과 함께 마을까지 쓸려 올라온 큰 배 두개를 보았다. 마을 한 가운데까지 쓸려온 이 배들을 보면서 그때의 엄청난 해일 피해와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은 이 배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뒤 다시 차를 타고 제 1기 단기 선교 팀이 와서 지은 집을 보러 갔다. 지금은 한 가족이 잘 살고 있어 보였는데 이 집을 보면서 제 1기 단기 선교 팀이었던 은영언니와 성은언니 그리고 윤지 언니는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다음 코스로 우리는 Baan Nam Kem Tsonami Memorial Park 에 갔다. 이곳은 인도양 의 남켐 해변이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런데 이 평화로워만 보이는 파란 바다가 쓰나미 때에는 이 마을을 집어 삼길 기세로 소용돌이 쳤다니....... 정말 자연의 재해는 무서운 것 같다. 커카우 섬이 보이는 남켐 해변을 바라 본 뒤 우리는 쓰나미 박물관에 들어갔다. 이 곳은 쓰나미 때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쓰나미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대재해로 여겨진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보는 쓰나미 피해는 실로 엄청나 보였고 앞으로도 안전하지는 않다는 말에 기분이 오싹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태국 땅에 더 이상 큰 재해 피해가 없기를 기도했다.
박물관을 나와 우리들은 해일의 형상을 한 모형 안을 맨발로 걸었다. 이 돌길 옆에는 쓰나미로 인해서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진 타일들이 있었다. 줄줄이 새겨진 그 이름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마음이 찡해왔다. 부디 하나님 나라에서 평온하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이렇게 쓰나미 재해 지역 탐방을 마치자 5시쯤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저녁을 먹으로 갔다. 차로 한 20분 정도 가니 남켐 해변 앞에 자리한 한 음식점이 나왔다. Kontongsu(콘똔수) 음식점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선교사님께서 시켜주신 여섯 가지 메뉴들을 맛볼 수 있었는데 오징어 요리, 생선요리. 조개 요리. 돼지고기 요리. 파파야 샐러드. 치킨 바베큐 요리 모두 다 특이하고 맛있었다. 정말 이렇게 잘 먹으면서 선교 활동을 펼치시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목사님, 집사님께도 정말 감사했다.
저녁 식사 후 우리들은 음식점 바로 앞에 내려다보이는 해변으로 내려가 사진을 찍고 놀았다. 저녁노을이 지는 바닷가는 정말 아름다웠다. 함께 온 팡아 센터 아이들은 바닷물에 들어가 낚시도 하고 헤엄도 치면서 신나게 뛰어 놀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천진난만한 개구쟁이들이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어느새 현지인이 되어버린 명석이가 끼여 있었다. 팬티만 입고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노는 명석이....... 이젠 우리들과 있는 것보다 태국 아이들과 있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명석이가 선교를 오게 된 것은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있었나 보다.
6시 반. 이제 해가 바다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버렸다. 해변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고 이제 우리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봉고차와 트럭에 올라탔다. 센터 아이들은 내일 학교에 가기 위해서 전도사님과 함께 팡아로 돌아가고 우리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방무앙 교회로 갔다.
7시 반쯤에 교회에 도착해서 우리들은 씻고 8시 반에 기도회를 가졌다. 오늘은 김효준 의사선생님께서 강의를 해주셨는데 성경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편지라고 하셨다. 누군가에게 받은 편지가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담긴 이 편지를 묵상하고 말씀대로 살아가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런 삶을 통해서 우리들이 하나님의 편지가 되자고 하셨다. 성경을 그저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 이해하기 힘든 책으로만 여겼던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10시. 이제 우리들은 목사님의 인도로 레크레이션을 했다. 다들 조금 피곤해 했지만 함께 찬양하고 게임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게임 후 김인섭 집사짐께서 준비해 주신 열대과일 포도를 먹고 우리들은 잘 준비를 했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오늘은 정말 잊지 못할 주일을 보낸 것 같다. 이 곳 태국 땅에서 예배를 드리고 준비한 공연도 하고 쓰나미 재해 지역을 발로 밟으면서 하나님을 만난 하루였다. 이 곳에 우리들을 보내시고 우리들에게 감사와 은혜로 하루하루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 오늘 즐겁게 주일을 보냈으니 내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근로 선교와 의료선교에 열심히 해야겠다. 오늘도 우리와 동행하여 주시고 지켜주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 올려드리고 함께 하는 우리 단기 선교 팀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며 하루를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