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무앙 교회에서 맞는 둘째 날 아침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6시에 우리들은 기상을 해서 예배당에 모였다. 그리고 홍경환 목사님의 예배로 아침을 열고 김강욱 전도사님의 아침체조로 몸을 풀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아직도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이렇게 아침예배를 드리고 체조로 몸을 풀면 왠지 개운하고 하루 출발이 좋은 것 같다.
6시 30분부터는 각자 씻고 7시부터 방무앙 교회 전도사님께서 준비해 주신 아침식사를 했다. 어제와 같이 식빵에 계란 후라이와 베이컨을 얹어 먹었고 오뎅 볶음과 새우죽도 맛있게 먹었다. 아침 식사 후에는 오늘 커카우 섬에 가서 선교활동을 할 짐들을 따로 챙기고 돌아와서 팡아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짐들을 다 쌌다. 섬까지 들어가는데 1시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진료시간에 맞추려면 빨리 준비해서 출발해야 했다. 우리들은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방무앙 교회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짐을 싣고 차에 올라탔다.
8시. 우리는 방무앙 선착장에서 차를 탄 채로 배를 타고 커카우 섬으로 향했다. 15분 정도 가니 배가 커카우 섬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생각보다 가까웠다. 그런데 선착장에서 마을까지 들어가는데 한 30분 정도가 걸렸다. 이곳 커카우 섬은 앞으로 공항이 들어올 정도로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는 섬이라고 한다. 매년 겨울이면 북유럽 사람들이 일조량이 부족하여 이곳 태국으로 휴양을 많이 오는데 특히 이 섬에서 방갈로를 짓고 많이 머문다고 한다. 그래서 쓰나미 때에 이 섬에서 리조트를 지으러 온 버마사람들을 제외하고 무려 800여명의 유럽인들이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쓰나미 때 우리 기독교인들이 많이 와서 복구 사업을 해 주었는데 그로 인해 주민들이 기독교에 관심을 갖게 되고 우리의 사역활동에 감사해 한다고 했다. 이 말에 우리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마을로 들어갔다.
9시가 되서야 우리들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커카우 섬에서 사역하시고 계신 프리차 목사님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우리들은 목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기도를 한 뒤 마을의 작은 회관 같은 곳에 오늘 할 공연 사역 무대를 설치하고 의료 사역을 위해서 병원 세팅도 했다.
그리고 9시 30분부터 본격적인 의교 사역이 시작되었다. 오늘도 계속해서 마을 사람들이 진료를 보러 왔다. 근처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 몇몇은 아프지도 않은데 와서 진료를 받고 구충제를 받아갔다. 오늘도 의사선생님들은 진찰을 받으러 온 사람들을 정성껏 진찰해 주셨고 약을 처방해 주셨다. 그리고 우리들은 환자들을 안내하고 아이들에겐 과자도 주면서 오후에 있을 공연을 알렸다. 그래서 오늘 오전에만 52명의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돌아갈 수 있었다.
1시가 되서야 우리들은 집사님과 용이 사온 점심 도시락을 먹었는데 고기와 새우 도시락 두 종류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오후 2시부터 있을 공연을 위해서 오카리나 리허설을 했다. 그러자 오카리나 소리에 아이들은 하나 둘 씩 몰려들었다.
2시. 모여든 20여명의 아이들을 앉혀 놓고 홍경환 목사님께서 태국어 찬양을 가르쳐 주었다. 아이들은 처음 들어보는 찬양에 어색해 했지만 제법 잘 따라했다. 목사님을 둘러앉아 함께 찬양을 배우고 율동하는 모습이 참 예뻤다. 그리고 한 30분 뒤 모든 공연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우리들의 첫 공연에 막이 올랐다. 처음으로 성신오빠가 마술 쇼로 선보였는데 첫 신문지 마술은 신문지를 붙인 풀이 떨어져서 살짝 실패했다. 그리고 비누방울 쇼는 날씨가 너무 더워 비누방울이 금방 터져서 큰 비누방울을 만드는 일이 어려웠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다음으로 마임 공연을 했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승우오빠의 호루라기 소리였다. 호루라기가 없다는 것을 입장하기 바로 전에 알아차린 오빠는 결국 입으로 후루루루~ 하고 호루라기 소리를 내었는데 무슨 강아지 부르는 소리를 내어서 우리들을 웃겼다. 하지만 다들 자기 역할들을 멋지게 소화해 내서 마임공연은 아이들에게 함박같은 웃음을 선사하고 성공리에 끝이 났다. 다음으로 태권도를 했는데 태극 5장 8장을 선보인 뒤 격파를 했다. 절도 있는 기합소리와 함께 격파하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 특히 이강욱 전도사님의 시범은 태권도 4단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셨다. 그리고 워십 공연과 마직막 오카리나 공연까지 잘 하고 우리들은 모든 공연 사역을 마칠 수 있었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었지만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쳐주는 아이들에게 고마웠고 준비한 공연을 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공연이 끝나자 어린 아이들을 격파 조각들을 가지고 서로 격파를 해보느라 야단이었고 비누방울을 불어보면서 즐거워했다.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4시가 다 되서야 모든 사역활동을 마무리하고 정리를 했다.
이제 커카우 섬을 나다는 길에 이 섬에서 선교하시고 계신 프리차 목사님의 선교 센터지를 방문하였다. 이 곳은 앞으로 선교센터와 마을 주민들의 문화 센터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2005년 8월부터 짓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완공이 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 곳을 밟으며 하루빨리 재정과 근로의 손길이 채워져 이 센터가 완공되어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아 가는데 유용하게 쓰임받길 기도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센터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다시 배를 타고 6시가 다 되어서야 방무앙으로 돌아왔다. 교회에 도착하자 교회 전도사님과 탁아소 선생님들께서 우리들을 위해 저녁을 준비해 놓고 계셨다. 저녁은 그동안 남켐 곤똔수 음식점에서 먹었던 음식들과 비슷한 것들이었는데 음식점보다 더 깔끔하고 맛있었다. 이것저것 준비해 주시느라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이셨을 교회 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우리는 저녁을 맛있게 잘 먹고 이제 팡아로 갔다. 이제 이틀 동안 보지 못했던 팡아 센터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가는 길이 설레고 아이들이 빨리 보고 싶었다. 벌써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아이들 얼굴이 아른거렸다.
8시가 다 되서야 우리들은 팡아 센터에 도착했다. 우리들이 내리자 아이들이 우리들을 향해 뛰어오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찌나 예쁜지 우리들은 싸이 메 숯을 양손으로 꼭 안아 주었다. 아이들도 우리들을 많이 기다렸나 보다. 센터에 도착해서 우리들은 먼저 방을 다시 청소하고 짐을 정리 한 뒤 9시가 되서는 저녁예배를 드렸다.
저녁 예배 후에는 우리 단기선교 팀의 모임이 있었다. 오늘은 김 목사님께서 회개와 비전에 대해서 말씀을 인도해 주셨고 기도시간을 가졌다. 두 손을 붙잡고 기도하고 또 불을 끄고 십자가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며 회개 기도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로 서로를 향해 축복 송을 불렀는데 옆에 앉아있는 용을 축복할 때는 눈물이 났다. 우리들 차량을 운전해 주기 위해 우리와 계속해서 함께한 용이 하나님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11시가 넘어서 우리는 조별로 모여서 과일을 먹으며 나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선교 일정에 관한 소감을 말하고 오늘 회개기도를 통해 눈물로 회개하고 느낀 감정들을 솔직히 털어놓은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이런 시간을 주신 주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우리는 12시가 다 되서야 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시 팡아로 돌아와 맞는 일곱 째날 밤. 깜깜한 밤하늘에 유독 빛나는 몇 개의 별들이 우리들을 축복해 주는 것 같다. 이제 태국에서의 선교 일정에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의 활동 하나하나에 기뻐하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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