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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2-1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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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기 태국 단기선교 여덟 째날 일지 (2월 1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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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연진
 조회 : 2,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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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_단기선교_여덟_째날_일지.hwp (28.5K) [49] DATE : 2007-02-18 03:15:32 |
제 2기 태국 단기선교 여덟 째날 일지 (2월 14일 수요일)
오늘 아침은 새벽 닭 우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정신없이 자다가 어김없이 6시에 기상을 알리시는 전도사님의 목소리에 일어나 아침예배를 드리러 갔다. 오늘 아침 말씀은 에베소서 2장 1절에서 10절까지의 말씀이셨다. 하나님께서 주신 신령한 복을 누리고 그 안에서 축복받고 평화로운 삶을 누려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아침 예배를 끝난 후에는 항상 정신을 맑게 해주는 아침 운동을 했다. 그런데 오늘 여청들이 많이 피곤했는지 잠깐 방에 들어가더니 아침 운동에 참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아침 운동은 아이들과 남청들 위주로 태권도만 하였다.
7시. 승우오빠 조가 준비한 참치 김치찌개와 한국에서 가져 온 반찬들을 거의 다 먹었는데 이 곳에 와서도 한식 태국식 모두 다 배불리 잘 먹은 것 같아서 감사했다. 승우오빠의 참치찌개솜씨는 정말 예술이었다.
아침에 성신오빠는 익 전도사님과 함께 아이들 학교 등교 길을 같이 따라갔다 왔는데 오늘이 2월 14일 발렌 타인 데이어서 등교하는 아이들이 꽃을 많이 들고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팡아 센터 아이들도 들뜬 마음으로 교문에 들어섰다고 한다.
아침을 먹고 우리들은 점심시간까지 약간의 근로와 휴식시간을 가졌다. 남청들은 아직 다 옮기지 못한 배수관 4개를 마저 나르고 탁구를 쳤다. 여청들은 오후 사역 준비와 청소를 하고 나눔 시간을 가졌다. 이젠 이곳 팡아 생활이 익숙해져 버린 편안하고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성은 언니는 김 목사님 머리를 잘라 드렸는데 솜씨 있는 성은 언니 덕분에 우리 목사님 더 멋져지셨다.
12시. 점심으로 은영언니 조에서 카레를 만들어 주었는데 태국 카레는 향신료 맛이 조금 강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먹는 카레맛과 비슷했다. 정말 태국에서 이것저것 다 먹어 보고 가는 것 같다.
점심 식사 후 1시에는 오후에 있을 초등학교 의료, 공연 사역을 위해서 팡아 선교 센터에서 오 분 거리에 있는 학교에 갔다. 전교생이 90명 정도인 작은 학교였는데 웅장한 바위산 아래에 자리 잡은 예쁜 학교였다. 우리들이 들어가자 점심을 먹은 아이들이 복도에 나와 우리들을 반겨 주었다.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사왓티카~” 인사하며 준비한 스티커를 얼굴과 옷 이곳저곳에 붙여 주었다. 수줍게 인사를 하고 스티커를 붙여주고 볼에 뽀뽀도 해주고는 좋아하는 모습이 참 천진난만한 천사 같았다. 정말 태국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것 같다.
1시 30분. 우리들은 한 교실을 빌려 진료 볼 장소를 세팅했는데 오늘은 교실에 작은 병원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복도에 줄지어 앉아서 진료 차례를 기다렸다. 거의 전교생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렸는데 오늘은 소아과 박경연 선생님께 대박이 터진 날이었다. 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끊임없이 들어오는 아이들 때문에 허리 한번 못 피시고 계속 진료를 보셨는데 아이들 모두를 친절하고 세심하게 진찰해주시는 모습이 참 멋졌다. 의사선생님들의 그 어루만지는 손길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고 그 모습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을 것 같았다.
밖에서는 운동장 끝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서 오늘의 공연 사역 준비가 한창이었다. 사모님 차 뒤로 무대가 만들어지고 음향이 설치되고 나무 그늘사이로 햇살까지 비춰주니 조명까지 완벽했다. 세팅이 끝나갈 무렵 학교 선생님께서 간식으로 바나나와 감자. 호박 튀김을 가져다 주셨는데 처음 먹어보는 바나나 튀김은 새콤하니 맛있었다.
3시 반쯤부터 진찰을 마친 아이들이 하나 둘 씩 이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귀여운 1학년 꼬마 아이들부터 6학년 학생들까지 다들 잔뜩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먼저 푸켓 교회 현지 전도사님께서 레크레이션을 진행해 주셨는데 함께 찬양과 율동도 배우고 가라사대 게임이랑 빨대로 고무줄 이어 나르기 게임도 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그리고 4시정도부터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 순서는 성신오빠의 마술 쇼, 마임, 워쉽, 태권도, 격파, 오카리나 순이었다. 먼저 성신오빠의 마술로 시작되었는데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아이들은 신기해서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고 마임 팀의 공연은 인기 최고였다. 특히 나쁜 아이역의 세연이가 나와서 물총으로 물을 뿌리고 춤을 추자 아이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다들 능숙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마임 배우가 다 된 것 같았다. 워쉽 공연도 잘 끝나고 태권도 시범도 멋지게 해냈다. 승우오빠는 격파 3장 했다고 들떠서 매번 격파 시범이 있은 후 두 팔을 벌리며 좋아했다. 마지막 오카리나 공연 때에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들을 바라보며 연주했는데 우리의 공연과 연주를 통해서 이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으면 했다.
공연 후에는 80여명의 아이들에게 노트. 연필, 볼펜, 치약, 과자 선물을 나눠 주었는데 선물 하나하나를 받을 때마다 두 손 모아 “코쿤캅”(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는 모습이 참 예의바르고 예뻤다.
5시. 이제 학교에서의 공연 사역을 마치고 우리들은 정리를 했다. 교실병원에서는 아직도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말 쉴 틈 없이 진료를 보시는 의사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 학생까지 정성껏 진료를 마치고 나서야 5시 반쯤 우리는 이제 학교에서의 모든 사역을 마치고 팡아 센터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센터로 돌아와서 우리들은 씻고 저녁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였다. 오늘은 수요일 푸켓 한인교회에서 한국 분이 오셔서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주셨다. 매주 수요일이면 푸켓에 사시는 그 분이 오셔서 아이들에게 맛있는 특식을 해주신다고 하는데 너무 감사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방무앙에서 먹었던 생선 튀김과 오징어 볶음을 비롯해 새우튀김과 닭튀김. 그리고 해물 완자 국이었다. 배가 고팠는데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다시 한번 만찬을 준비해 주신 사모님과 한인교회 교인 분께 감사드린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한 뒤 저녁에는 식당에서 센터 아이들이 보지 못한 마술과 마임 공연을 했다. 마술 공연 때에는 아이들이 다들 신기해했고 마임 공연 때에는 껌이 붙은 명석이의 가발 때문에 다들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리고 공연 후에는 아이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했다. 우리들은 아이들 발을 씻겨주면서 이 아이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처음으로 세족식을 해본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끄러워했지만 우리들의 손길과 기도에 눈물을 흘리고 마지막 밤을 아쉬워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둘러앉아 과일을 먹으면서 일곱 명의 센터 아이들과 엠의 소감을 들었다. (엠은 센터의 고아 아이들이 아니고 옆집에 사는 아이임) 우리들과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고 너무나 감사하다고 돌아가는 길 안전하길 기도하겠다고 그리고 우리의 보금자리에 또 와달라는 말에 우리는 감동을 받았다. 부끄러워하며 한마다 한마디 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헤어져야 한다는 게 슬펐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팻, 본, 띡, 우, 싸이, 메, 숯, 그리고 엠 모두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서 나중에 또 봤으면 좋겠다.
11시. 이제 우리는 짐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내일이면 태국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몹시 아쉬웠다. 하지만 이곳에서 함께한 아이들과의 추억을 간직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이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하여 우리는 센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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