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고 받으실만한 기도

< 본문 - 디모데전서 2:1-4 >

   우리 교단 총회에서는 오늘 5월 넷째 주일을 ‘나라를 위한 기도주일’로 정하고, 온 교회와 성도들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5월 넷째 주일을 나라를 위한 기도주일로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1948년 5월 31일, 우리나라에서 제헌국회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198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1948년 5월 31일부터 12월 18일까지 203일 동안 열린 제헌국회에서는 회의를 시작하면서 국회의원이었던 이윤영 목사가 기도하면서 개회되었습니다. 모든 의원들이 일어선 가운데 이윤영 목사가 드린 제헌국회 개회 기도문은 이렇습니다. 　

   “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이 땅에 축복하셔서 감사에 넘치는 오늘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 오랜 시일 동안 이 민족의 고통과 호소를 들으시사 정의의 칼을 빼서 일제의 폭력을 굽히시사 하나님은 이제 세계만방의 양심을 움직이시고 또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들으심으로 이 기쁜 역사적 환희의 날을 이 시간 우리에게 오게 하심을 하나님의 섭리가 세계만방에 정시하신 것으로 저희들은 믿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이로부터 남북이 둘로 갈리어진 이 민족의 어려운 고통과 수치를 신원하여 주시고 우리 민족 우리 동포가 손을 같이 잡고 웃으며 노래 부르는 날이 우리 앞에 속히 오기를 기도하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원치 아니한 민생의 도탄은 길면 길수록 땅에 악마의 권세가 확대되나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광은 이 땅에 오지 않을 수밖에 없을 줄 저희들은 생각하나이다. 원컨대 우리 조선 독립과 함께 남북통일을 주시옵고 또한 우리 민생의 복락과 아울러 세계평화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에 의지하여 저희들은 성스럽게 택함을 입어 가지고 글자 그대로 민족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러하오나 우리들의 책임이 중차대한 것을 저희들은 느끼고 우리 자신이 진실로 무력한 것을 생각할 때 지와 인과 용과 모든 덕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 앞에 이러한 요소를 저희들이 강구하나이다. 이제 이로부터 국회가 성립이 되어서 우리 민족의 염원이 되는 모든 세계만방이 주시하고 기다리는 우리의 모든 문제가 원만이 해결되며 또한 이로부터서 우리의 완전 자주독립이 이 땅에 오며 자손만대에 빛나고 푸르른 역사를 저희들이 정하는 이 사업을 완수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이 이 회의를 사회하는 의장으로부터 모든 의원 일동에게 건강을 주시옵고 또한 여기서 양심의 정의와 위신을 가지고 이 업무를 완수하게 도와주시옵기를 기도하나이다. 역사의 첫걸음을 걷는 오늘의 우리의 환희와 우리의 감격에 넘치는 이 민족적 기쁨을 다 하나님에게 영광과 감사를 올리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나이다. 아멘.”

   당시 우리나라는 정말로 미약했습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불과 3년도 채 되지 않던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이 치러졌습니다. 원래는 남한과 북한 전역에서 총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었는데, 북한의 지배권을 갖고 있던 소련의 거부로 북한 지역에서는 선거를 치룰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우리나라는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일부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시국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남한만이라도 단독선거를 치르자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족 단일선거를 치루기 위해서 기다리자고 주장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역사는 남한 단독선거를 치루는 쪽으로 손을 들어주었고, UN한국임시위원단의 감시 아래 5월 10일 치러진 남한 단독선거는 95.5%라는 경이적인 투표율을 나타내며 198명의 국회의원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제헌국회에서 우리나라 국호를 ‘대한민국’이라고 정하고, 3.1운동의 결과물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대통령을 행정부의 수반으로 하는 민주 공화국 체제의 헌법을 제정하여 공포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라는 여전히 어수선하고 힘들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해방된 지 불과 3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나라는 두 쪽으로 나눠졌습니다. 38선 북쪽은 소련이 통치하고 38선 남쪽은 미국이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일명 ‘신탁통치’라는 미명하에 말입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민족은 남북이 갈라진 분단의 아픔 속에 지내야 했고, 당시 진보적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반도 전체의 단일투표를 하자는 주장과 보수를 중심으로 단독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 대립했던 것처럼 지금까지도 보수와 진보 사이에 끊임없는 이념논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제통치시대에 일본 편에 서서 나라를 등지고 일본의 앞잡이노릇을 했던 친일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묻어두는 바람에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금까지도 친일청산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우리가 안고 있습니다. 자주독립이라는 민족적 기치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미국과 미군을 의지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우리의 가슴에 여전히 아픔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적 혼란과 아픔 속에서 제헌국회는 개회되었고, 이윤영 목사님의 기도가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은 기도해야할 숙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오늘 우리에게도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 속에서 당신의 뜻을 보여주시고, 당신의 섭리를 이루어가십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참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어려움을 통과해 가면서 그동안 우리가 깨닫지 못했던 중요한 것들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코로나 이전까지 우리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가치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좋은 나라에 살고 있는지를 우리는 그 동안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왔고, ‘헬조선’을 외치는 젊은이들의 외침에 가슴 아파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나라 국민성에 대한 질타하는 소리를 부끄럽게 들었어야 했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이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세계적으로 으뜸이었음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 1997년에 시작된 IMF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에도 우리는 나라 빚을 갚기 위해서 금모으기 운동을 했고, 세계 역사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시간에 금융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국민적인 저력을 가진 나라였고,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방역을 가장 잘하는 나라로 우리나라를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온전한 일상이 회복되진 못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일상적인 삶을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우리나라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온 마음을 다해 어려움을 극복해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일등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나라 안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지금은 어려움을 이겨내느라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할 때에도 우리 국민들은 서로 힘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위기를 극복한 이후 우리는 국난극복에 쏟았던 힘으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협력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음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조금 더 앞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을 우리가 잘 극복하고 난 후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미래를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할 때 꼭 잊지 말고 기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여러분, 사도 바울이 이 말씀을 기록할 때 이 편지를 받은 데모데는 에베소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고, 그 에베소는 로마의 지배를 받는 큰 도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당시 로마를 통치하고 있던 황제는 네로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네로 황제는 기독교를 박해했던 대표적인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주후 64년 로마시내에 대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비난이 자신에게로 쏠리게 되자,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기독교인들이 불을 질렀다’고 둘러대면서 기독교에 대한 거대한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때 사도 바울은 로마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 시기를 전후해서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많은 신앙인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있고 그 중심에는 네로 황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네로 황제의 명을 받아 기독교 박해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관리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합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을 박해하고 잡아 죽이는데 앞장선 사람들, 당시 로마제국의 황제를 비롯한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결코 쉽진 않습니다. 박해를 피해 도망 다니거나 힘든 삶을 살아야 하고, 가족이나 친척이나 친구들이 박해로 인해서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심지어 붙잡혀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서 박해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도 바울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왜 믿음의 사람들은 자신을 박해하고 잡아 감옥에 가두고 매질하는 사람들, 임금들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까?

   먼저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렇게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마태복음 5: 44-45)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로서 마땅한 바이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명확한 증거 가운데 하나는 우리를 박해하고, 우리를 힘들게 하고, 우리에게 손해를 입히는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저주를 내려달라고 기도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로마서 12:14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는 것입니다. 축복하는 기도,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다운 기도입니다. 비록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박해한다 하더라도 기독교인들은 로마제국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저주하는 기도가 아니라 축복하는 기도를 말입니다.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들을 박해한다 하더라도 네로 황제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미워하는 마음으로가 아니라 축복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로마의 관리들이 기독교인들을 잡아 옥에 가두고 죽인다 하더라도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증오하며 저주하는 기도가 아니라 축복하는 기도를 말입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그 이유가 오늘 본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본문 2절에서 임금들과 높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말씀하시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임금들과 높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은 그들 앞에 굽실거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박해하는 그들의 마음이 누그러져 심하게 박해를 하지 않거나 박해를 그침으로서 믿음의 사람들이 평안하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기 위함입니다. 결국 임금들과 높은 사람들을 위한 기도는 우리 자신을 위한 기도와 같습니다.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마음에 감동을 주셔서 박해를 줄이거나 멈추게 되면 우리 신앙인들이 박해로 인한 고통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안하게 신앙생활을 하려는 것 때문에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단순히 우리가 평안하게 생활하기 위해서 임금들과 높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세상의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사람이라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런 일차적인 사고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4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이 말씀을 앞에 있는 말씀과 연결시켜 생각한다면, 우리가 박해를 덜 받고 평안하게 살면 좀 더 자유롭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우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함으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들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여러분, 이 말씀은 박해받는 시대에만 해당되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 시대를 생각해 보십시다. 오늘 우리도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고, 정치지도자를 비롯한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물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이 정치를 잘해서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나라를 만들어 살기 좋은 사회가 되면 더없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거기에 목적을 두고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지도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안정되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더 열심히 복음을 전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안정되어 평안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신앙인들처럼 기도하진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런 소원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기대할 것입니다. 누구나 다 가지는 소원, 누구나 다 바라는 것, 누구나 기대하는 것만 가지고 산다면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마태복음 5:47)고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세상 사람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분명 세상 사람과 달라야 합니다. 생각하는 것도 달라야 하고, 말하는 것도 달라야 하고, 바라는 것도 달라야 하고, 목표로 하는 것도 달라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우리가 평안히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좀 더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기 위해서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목표는 좀 더 커야 합니다. 바로 하나님의 마음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기도를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만한 기도’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만한 기도는 그런 것입니다. 그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나라를 위해서 기도하십시다. 그런데 단순히 우리나라가 성장하고 안정되어야 우리가 편하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성장하고 안정되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도록 기도하십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리다가 하나님을 떠나고 등지지 않도록,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경제가 회복되도록 기도하십시다. 그리고 경제가 회복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의를 실천하고 정의를 외면하지 않아야 합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가슴 아픈 일을 당하지 않고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는 나라가 되도록 말입니다. 특별히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나라 구석구석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편하다고, 나는 그런 어려움 겪지 않는다고 나 몰라라 하지 말고,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돌아보며 기도하십시다. 오늘 본문 1절에 나와 있는 ‘도고’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도고’라는 말은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내 기도가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중보기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되 불평과 원망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1절에 ‘감사’라는 말이 나온 것처럼, 우리 신앙인의 기도는 감사의 기도여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하나님의 도우심과 섭리하심을 믿으며 감사로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신앙적으로 큰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점차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 신앙에도 분명 변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신앙에서는 ‘만남의 장’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예배당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고,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기도했습니다. 혼자서 찬양하는 것보다 함께 모여 찬양하는 것이 더 좋았고, 아이들을 신앙적으로 교육하는 것도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19로 인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만남이라는 개념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변화 속에서 교회는 신앙을 지켜야 하고, 신앙교육을 해야 하고, 신앙을 전승해야 합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변화된 삶의 패턴에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기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혜를 주셔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교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서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우리의 기도 중에 교회도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에 희망이 되도록, 교회가 분열 대신에 통합을 이루는데 쓰임 받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교회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교회를 통해서 정의의 소리를 듣고, 교회를 통해서 밝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신앙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에서 복음을 듣고 신앙생활 하게 하신 데에는 그분의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를 먼저 불러 구원받은 백성이 되게 하신 것은 우리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복을 받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먼저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이 땅에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 2020년 5월 24일 주일낮예배-나라를 위한 기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