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 베드로전서 4:12-16 >

  여러분,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십니까?<사진1> 지난 2015년 2월 방산비리 수사가 한창이던 때 그는 37년 동안 입었던 군복을 벗어야만 했습니다. 통상 각군의 참모총장 교체는 4월이나 9월에 이루어지는 것이 관례인데, 그는 군의 관례와 전혀 상관없이 전역을 해야 하고, 전역한 지 두 달이 지난 후 통영함 남품비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지난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함인 통영함이 사고현장에 투입되지 못한 이유가 그의 탓이라고 몰아부쳤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는 세월호 사고 당시 두 번이나 통영함의 출두 명령을 내렸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의 출동 명령을 내렸다면 당연히 통영함은 사고 현장으로 출동했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통영함은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해군참모총장보다 더 힘 있는 누군가가 통영함의 출동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통영함만이 아니라 당시 사고 근처에 있는 함대사령부에서는 어떤 군함도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보다 더 큰 힘의 세력에 의해서 통영함의 출동이 저지되었음에도 그는 두 번이나 통영함의 출동을 지시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그는 군복을 벗어야 했고,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의 혐의는 그가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할 때 통영함 장비 납품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미국 군수업체의 기기를 구매하도록 시험평가서를 위조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199일 동안 수감생활을 해야 했고,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우리 교회 이길수 권사님 사위도 그분과 함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사를 받고 3개월간 수감되기도 했었습니다.> 비록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명예를 먹고 산다는 군인으로서의 명예는 완전히 실추된 후였습니다. 그는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치욕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각 군의 참모총장은 장관급입니다. 장관급이 감옥에 갇히게 되면 독방을 쓰게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는 6명의 죄수들과 같은 방에서 지내야 했고 때로 얼굴에 멍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치욕적인 대우를 받은 이유가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는 세월호 사고 당시 윗선의 지시를 무시하고 통영함의 출동을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서 당연히 출동했어야 하는데, 누군가는 통영함의 출동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고가 난 후 그는 20일 이상 직접 사고 현장에 내려가 구조자들을 독려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그렇게 사고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에 내려왔고, 그 때 그는 대통령 앞에서 사고와 구조에 대한 브리핑을 하게 되었습니다.<사진2> 그 때 그가 입은 군복에는 세월호의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습니다. 군복 착용 규정에는 약장이나 훈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부착물도 달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도, 그는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노란 리본을 달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괘씸죄에 걸렸고, 그래서 정말 군인다운 군인이요 나라를 사랑하는 군인이었던 그는 한 순간에 모든 명예를 잃어야 했습니다.

   그가 재판을 받는 동안 옥바라지와 소송비용으로 인해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했고, 직장에 다니던 딸은 퇴직금을 정산해 소송비용을 보태야 했습니다. 무죄 판결이 난 후 그는 한국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된 후 정부는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준다는 명목으로 지난 2017년 1월 17일 국무회의 의결로 그에게 보국훈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얼마나 억울했으면 37년 동안이나 목숨을 바쳐 지켜온 조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겠습니까?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름답고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런 억울한 겪는 사람들이 적어야 합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쩌면 세상은 자기들의 작은 이익과 욕심으로 인해서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때로는 자신이 가진 권력이나 세상의 그 어떤 힘으로 말입니다.

   그 가운데 한 분이 우리 주님이십니다.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은 당신의 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시는 것과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는 것, 그리고 병든 자와 약한 사람을 고치시는 것입니다. 그럴 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가르치실 때 당시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에게 율법을 가르쳐주는 서기관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매 무리들이 그의 가르치심에 놀라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그들의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마태복음 7:28-29)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남달랐습니다. 말씀의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을 가르치실 때 사람들이 귀기울여 들었습니다. 물론 어려운 말씀을 하실 때에는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수님 곁을 떠나가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더군다나 예수님께서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며 기적을 행하실 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유대인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나안 원주민들과 이방인들까지도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성경의 표현대로 한다면 예수님께서는 ‘식사할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마가복음 3:20)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나주시고 치료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시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위해서 식사할 겨를 조차 없으실 정도로 사랑하셨고 수고하신 주님이신데, 사람들이 그런 주님을 배신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권력자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지역에서 사역하고 계실 때에도 예루살렘에 있던 권력자들은 예수님의 행동이나 말씀에 꼬투리를 잡기 위해서 사람들을 파견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자기들의 관행이나 생각에 맞지 않을 때에는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그런 권력자들이 예수님께서 마지막 예루살렘에 들어오셨을 때에는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서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것을 마태복음 26:4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이려고 의논하되.” ‘흉계’라는 말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정당한 명분이 없이 음모를 꾸민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죽일 마땅한 이유가 없으니까 음모를 꾸며서 예수님에게 죽음의 올가미를 씌운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권력자들이 그렇게 음모를 꾸며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고, 어리석은 백성들이 그런 권력자들의 꿰임과 음모에 동참하여 예수님을 죽음에 내어줄 것을 아시면서도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가셨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여러 번에 걸쳐 제자들에게 ‘인자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권력자들에게 붙잡혀 고난을 받고 죽으셔야 한다.’는 사실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것은 죽으시기 위해서입니다. 누가복음 9장에 기록된 변화산의 이야기에서 분명하게 보여주듯이, 예수님께서는 변화산에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가 별세하실 것’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셨습니다.(누가복음 9:31)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시기 전부터 당신의 죽으심에 대해서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으셨습니다.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날 벳바게에서부터 나귀를 타시고 감람산을 넘어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 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앞과 뒤에서 예수님을 환호했습니다. 메시야가 오셨다고,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다윗의 자손이여!’ 그렇게 외치며 예수님을 따라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영원토록 당신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며칠도 지나지 않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군중들로 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제자들조차도 예수님을 버려두고 뿔뿔히 흩어질 것이고,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노라.’고, ‘주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주님을 부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베드로조차도 그의 맹세와 다르게 예수님을 부인할 것을 예수님은 아셨습니다. 십자가 죽음의 순간에 예수님 곁을 지켜준 사람은 사랑하는 제자 요한과 몇몇 여인들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죽으심의 순간에 모든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셨습니다. 그렇게 외롭고 쓸쓸하게 죽으셔야 했습니다.

   그걸 예수님께서 모르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 길을 가셨습니다. 왜요? 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그 길이 죽음의 길임을 아시면서도 예루살렘으로 가신 것입니까? 종려주일에 수많은 군중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호산나!’를 소리쳐 외치지만, 그들이 며칠 후에는 자신을 배신하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칠 것을 아시면서도 왜 굳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신 것입니까?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것은 그 길이 주님이 가셔야 하는 사명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죄인된 백성들을 구원하라는 하나님의 사명을 갖고 이 땅에 오셨고, 그 사명을 이루시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그 길이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 죽음의 길임을 아시면서도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 주님으로 인해 구원받은 백성이고, 그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도 주님이 가신 그 길을 가야 합니다.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사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이 세상을 그리스도인으로 살려할 때에는 고난을 겪지 않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니 우리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산다면 당연히 고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본문 12절에서는 우리가 겪는 시험을 ‘불 시험’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주 극심한 시험을 겪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예수 믿는 우리에게 찾아오는 그 불 시험은 ‘우리를 연단하기 위해서’ 주어진 것입니다. 마치 여러 가지 잡석을 용광로에 넣어 순수한 금이나 광물을 얻어내는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 시험은 우리의 믿음을 순수하고 온전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연단하시기 위해 고난이라는 용광로를 통과하게 하십니다. 때로는 그 고난을 겪어내는 과정이 불 시험처럼 너무나도 힘들고 고달플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초대교회 믿음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 고난을 견디어내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담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욥과 같이 우리가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아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 그물을 버린 것처럼 내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고난이 우리에게 없기를 희망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그 고난이 우리를 연단하기 위한 불 시험이라면 고난이 없이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연단되지 못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연단되지 못한다는 것은 작은 유혹의 바람 앞에서도 흔들리고, 세상의 작은 이익 앞에서 우리의 신앙을 포기하는 어리석고 나약한 모습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렇게 나약한 신앙인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어떤 유혹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그래서 아무리 세상이 그 어떤 것으로 우리를 넘어뜨리려 해도 결코 넘어지지 않고 온전한 믿음의 사람으로 세상에서 승리하며 살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때론 그것이 우리에게 너무 버겨운 것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오늘 종려주일에 우리 주님은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습니다. ‘호산나!’를 외치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듣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주님이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이유는 고난을 받고 죽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 고난은 억울한 고난입니다. 당신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고난이라면 억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고난 받으셔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셨습니다. 그럼에도 고난을 받으시기 위해 십자가를 바라보시며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를 향해 박수쳐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예루살렘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예루살렘에는 화려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처럼 되기 위해 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곳에는 권력자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 어느 누구 앞에서든 꿀리지 않을 만큼의 부를 소유한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그런 사람들처럼 되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그리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 받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가야 합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해도 우리는 결코 그 믿음의 길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 길이 믿음의 사람으로 마땅히 가야할 길이라면 피하지 않고 가야 합니다. 그 길이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사명을 이루는 길이라면 거부하지 않고 가야 합니다. 심지어 그 길에서 우리의 생명을 내놓아야 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즐거이’ 가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십자가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뉴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부의 한 중학교에서 지난달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에 110명의 여학생들이 납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9일 납치된 110명의 학생 가운데 105명이 석방되었습니다. 테러리스트와 다름이 없는 보코하람이 왜 대부분의 학생들을 석방시켜주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석방된 학생 가운데 카디자 그레마라는 학생의 말에 따르면 ‘너희들은 우리와 같은 이슬람교도이기 때문에 풀어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슬람교로 개종하기를 거부한 기독교인 학생 1명은 풀어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아프리카의 IS’로 불리는 보코하람이라는 무장단체에서 기독교 학생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그 어린 여학생은 총으로 위협하는 그 무장단체 보코하람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현박과 위협에도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슬람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그런 상황에 직면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예수를 부인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면 살려준다는 말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죽일 테면 죽여라.’라고 당당하게 맞선 그 학생처럼 우리의 신앙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이 여럿이라면 그래도 서로 위로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끝까지 지킬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110명 가운데 오직 한 사람입니다. 어린 여학생 한 사람이 총칼로 위협하는 무장군인들 앞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신앙을 포기 하지 않겠노라.’고 맞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직 풀려나지 않는 그 학생은 그렇게 -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 뉴스를 보면서 저는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신앙을 포기 하지 않으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세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늘 우리에게 그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앙이냐? 세상이냐?’고 말입니다. 신앙을 따라 살려하면 우리는 오늘도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합니다. 반대로 신앙을 잠시 내려놓으면 우리는 세상의 쾌락과 세상의 이익을 우리 손에 움켜쥘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신앙의 양심과 신앙의 가치에 대해서 잠시만 눈을 감아도 세상으로부터 얻어지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적당하게 세상과 타협하면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고난을 당할 일도 없고, 힘들게 십자가를 지지 않고도 충분히 신앙인의 모습을 한 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는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는 오늘 본문 16절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적당하게 세상과 타협함으로 고난의 길을 피해가고, 잠시 신앙에 눈을 감음으로 우리의 손에 엄청난 부위영화를 쥘 수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부끄러움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 가는 일이 어찌 부끄러움이어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십자가 사명의 길을 가는 것이 어찌 우리에게 부끄러움이어야 합니까? 그렇게 살지 못한 것이 부끄러움이지요.

   여러분, 우리 주님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부귀영화를 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사명의 길을 가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것은 십자가를 지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손해보고,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고난을 당하고,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우리가 마땅히 가야할 그 십자가의 길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 2018년 3월 25일 주일낮예배-종려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