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쳐 깨어져야 주님이 삽니다.

< 본문 - 로마서 9:3-33 >

  미국에서 아침식사의 문화를 바꾼 ‘아침식사의 황제, 시리얼의 왕’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오트밀 회사인 ‘퀘이커 오츠(The Quake Oats)’라는 회사를 설립한 헨리 파슨스 크로웰(Henry Parsons Crowell,1855-1944)입니다. 그는 경건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교회생활을 해온 사람입니다. 열심히 예배에 출석하고 열심히 성경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9살이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집례한 호크스 목사님에게 ‘천국에 가신 아버지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복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됩니다.

   그러던 그가 17살이던 1872년 고등학교 졸업을 1년 앞두고 폐결핵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학교를 중단하고 성경을 읽으며 간절하게 하나님께 자신의 미래를 인도해 달라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그가 다니던 교회에서 유명한 부흥전도자인 무디가 인도하는 부흥집회가 열렸는데, 그 집회에 참석했다가 큰 은혜를 받게 됩니다. 무디가 ‘오직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 하나님께 쓰임 받는 위대한 인생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교한 그 말씀이 그의 마음에 무엇보다도 크게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그는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 하나님께 붙잡혀 위대한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은 무디 선생님처럼 위대한 부흥사로 살순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저는 무디 선생님처럼 사람들 앞에서 말씀을 전할 줄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도 하나님 아버지를 위해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나님, 제가 돈을 벌어서 무디 선생님 같은 분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 저로 하여금 돈을 벌게 해주시고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그 돈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저의 이름은 절대 드러내지 않겠습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그가 만든 회사가 퀘이커 오츠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남북전쟁이 끝나고 온 국민이 경기불황을 겪으면서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한다는 것은 엄청난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시간만 절약한 것이 아니라 영양소를 채워주는 이 아침식사의 변화는 놀라운 식생활의 변화를 가져왔고, 퀘이커 오츠 회사는 엄청난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그는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을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범죄예방기구에도 많은 기금을 기부하고,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서 아낌없이 돈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불황으로 실업자가 넘쳐나고 범죄와 매춘 등 악의 기운이 넘치던 시카고에서 ‘15인 위원회’와 ‘시카고 범죄 위원회’를 세워 사회정화 사업에 힘썼고, 도시 내에 기독교의 존재감을 높이는 노력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로 하여금 돈을 벌게 해 주시고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그 돈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신다면 저의 이름은 절대 드러내지 않겠다.’는 서원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귀한 일들을 감당했습니다.

   89세에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무디 성경학교의 교장인 윌 휴톤(Will Houghton) 박사는 그의 장례식에서 이런 추도사를 낭독했습니다. “헨리 크로웰 선생님은 제가 만나본 사람 중에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은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한 모든 일에서 본인을 숨기고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려고 부단히 애쓰셨습니다. 그분은 세상의 박수갈채를 원하셨던 게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잘했다는 인정을 받고 싶으셨을 겁니다. 크로웰 선생님의 훌륭한 모습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답은 확실합니다. 만약 여러분 중 누가 그분에게 묻는다면, 그분은 겸손하게 한마디로 답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참 부럽지 않습니까? 누군가가 저에 대해서 평가할 때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 가운데 하나는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살 때 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말이 있다면 그것은 ‘예수 믿는 사람답다.’는 말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답다는 말은 곧 예수 닮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린도전서 11:1) 사도 바울은 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물론 우리가 예수님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조금씩조금씩 본받아 갈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예수님을 조금씩 본받아 가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를 부르신 부르심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에베소서 4장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에베소서 4:14)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기를 원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자란다.’라는 말은 표현이 좀 어렵긴 하지만 쉽게 표현하면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아가는 데까지 자란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우리의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이신 예수 그리스도(히브리서 12:2)를 온전히 닮아가기를 원하십니다. 비록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아가는 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야 하는 우리는 늘 세상의 유혹 속에 살고 있고, 그 유혹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늘 흔들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아간다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마음이 근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우리 안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있는 또 자른 자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기보다는 여전히 세상을 더 많이 닮아가는 삶을 살라고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더 많이 닮아가고 싶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를 닮는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너무 멀어진 모습으로 살아가곤 합니다.

   그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내적 갈등입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그런 갈등이 있지 않습니까? 만일 그런 갈등이 없다면 지금 우리의 신앙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갈등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은 요한 웨슬리(John Wesley)가 말한 것처럼 지금 우리가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요한 웨슬리는 1741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명목상 그리스도인'(The Almost Christian)이란 제목으로 설교했습니다. 그가 말한 명목상 그리스도인이란 종교윤리적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종교적 계율이나 양심에 따라 불의를 행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의 것을 빼앗는 것과 같은 나쁜 행동을 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학대하지도 않습니다. 부도덕한 것을 싫어하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도 잘 압니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의 또 하나의 특징은 경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일을 잘 지킵니다. 기도도 열심히 합니다. 교회에서 직분을 가지고 봉사도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입니다. 웨슬리는 우리가 그런 명목상 그리스도인이 아닌 참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참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고, 하나님께 늘 감사하며 삽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시편 73:25절에서 시인이 고백한 것과 같은 고백으로 삽니다. "하늘에서는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 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 참 그리스도인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형제를 사랑합니다. 단순히 나와 관계되어 있는 사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원수까지도 사랑합니다. 하나님께서 죄인 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그 사랑을 받은 우리도 받은 사랑에 이끌려 삽니다. 그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입니다.

   여러분, 요한 웨슬리는 명목상 그리스도인과 참 그리스도인의 특징을 아주 분명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십니다. '지금 나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인가, 아니면 참 그리스도인인가?' 하고 말입니다. 참 그리스도인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예수님을 닮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점점 더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는 척만 하는 사람을 명목상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내면과 삶에서 예수님을 조금씩조금씩 닮아가는 사람이 진짜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참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들로 말입니다. 겉모습은 그리스도인인데 속사람은 여전히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겉과 속이 모두 하나님께 속한 사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속사람이 주님을 닮아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리고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면서 그것으로 만족해버립니다. 그래서 변화가 없고,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지 못한 채 늘 제자리걸음만 할 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주님을 닮아갈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놀라운 복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택하신 백성이 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 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선물로 보내셨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선물을 발로 차버렸고, 결국 구원을 얻지 못한 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그들이 왜 하나님께서 주신 구원이라는 엄청난 은혜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까? 오늘 본문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이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행위를 의지함이라."(32절) 무슨 말입니까?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유대인들은 모세의 율법을 참 잘 지켰습니다. 특별히 바리새인과 서기관 등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누구보다도 모세의 율법을 잘 지켰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율법을 지킨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에 도취되어 있었습니다. 율법을 잘 지킨 그들의 행위를 자아도취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율법을 잘 지킨다고 지키는데 그것이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뜻과는 어긋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안식일 규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쉼과 안식을 주시기 위해서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쁜 세상에서 일상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안식과 평안을 얻으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안식일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그것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정죄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님'(마가복음 2:27)에도 그들은 안식일법에 얽매여 안식일이 쉼과 안식을 주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를 속박하고 하늘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마음과 너무나도 다르게 율법을 지키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율법을 잘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살았습니다. 율법을 잘 지킨다는 그 자부심이 결국 하나님의 다른 구원의 방법을 인정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고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만 것입니다.

   행위를 의지하고 행위로 의롭다함을 얻으려 했던 그들에게 예수님은 부딪치는 돌이고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걸림돌이요 거치는 바위와 같은 예수님을 제거하기 위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자신의 행위로 의롭다함을 얻으려 하는 사람이 바로 명목상 그리스도인입니다. 겉으로 보면 경건의 모습도 갖추었습니다. 율법을 잘 지키기 때문에 윤리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컸습니다. 그래서 요한 웨슬 리가 말한 '참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보다는 율법에 대한 애착이 더 강했고, 이웃을 사랑하기보다는 율법의 계율을 어기는 사람을 행해서 정죄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여러분, 혹 우리 안에도 그런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깨뜨려야 합니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다면 참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삶을 깨뜨려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율법적이고 자기 의를 이루고자 하는 인간적 욕망을 깨뜨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안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뜨거움과 형제를 사랑하는 애절함이 살아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뜨겁게 일어날 때에만 우리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있고, 우리를 통해서 예수님의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려고 하는 우리의 신앙적 허울과 여전히 내 중심적으로 살고 싶은 인간적 욕망을 깨뜨리는 방법은 우리의 그런 거짓된 자아가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부딪칠 돌에 부딪쳐야만 합니다. 우리의 거짓된 자아가 부딪쳐 깨어지지 않으면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결코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을 가지고 산다 하더라도, 또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 되어 아무리 신앙인처럼 산다 하더라도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시지 않으면 내 모습을 통해서 주님의 모습이 보여지지 않습니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도 주변사람들로부터 '참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참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들을 수 있어도 그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지진 않습니다. 나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지고 나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부딪혀 내 자아가 깨어져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나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고, 나에게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우리의 거짓된 자아가 깨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의 자아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부딪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예수 그리스도라는 부딪치는 돌에 부딪쳐야 우리의 잘못된 생각이 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인이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얼마나 많이 하며 살아왔는지는 부딪치는 돌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부딪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부딪쳐 우리의 거짓되고 허황된 삶이 깨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부딪쳐 깨어진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주님을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는 만남이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그 전에는 예수 믿는 것은 가짜 하나님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들과 교회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고서 그는 달라졌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러 다니는 복음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이후에는 어느 누가 뭐라고 그래도 복음 전하는 일만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나서 그의 삶에 목표가 변했습니다. 주님을 만난 이후 그의 삶의 목표는 자신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영광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심지어 먹고 마시는 작은 일에서까지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그것이 주님을 인격으로 만난 사도 바울의 변화입니다.

   우리에게는 사도 바울과 같은 경험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극적 반전을 이루는 그런 경험이 우리에게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주님을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만나지 않으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않으면 우리의 신앙은 명목상 그리스도인의 수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서론에서 말씀드렸던 헨리 크로웰을 생각해 보십시다. 그는 경건한 부모님 아래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잘 한다고 해왔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만나고 나서 그의 인생의 목표가 달라졌습니다. 자신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주었던 무디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 쓰임을 받길 원했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사업에 크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디나 크로웰이나 예수님을 만남으로 그들의 인생에서 변화된 것은 자기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기부하고 헌금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많은 돈을 쓴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통해서 자신의 이름이 드러난다면 그는 믿음으로 그것을 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는 모든 것을 통해서 오직 하나님의 이름이 드러나고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길 원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 진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여러분, 신앙인으로 산다는 우리 안에는 여전히 옛사람의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못난 자아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것을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가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배에 출석 잘하고, 열심히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 하더라도 나를 드러내려고 하는 우리의 자아가 깨어지지 않는 한 우리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깨어져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부딪히는 돌에 부딪쳤지만 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행위를 의지하고 행위를 통해서 의롭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의 의이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구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깨뜨리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거짓된 자아를 깨뜨리시고,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깨뜨리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 부딪혀 우리의 자아가 깨져야 하고, 우리의 잘못된 생각들이 깨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여러분, 오늘도 우리의 잘못된 자아와 잘못된 생각들을 깨뜨리시기 위해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다. 그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그 주님 앞에 무릎을 꿇으십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를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말입니다. 주님을 만나 우리가 참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어야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때 우리를 통해서 예수님의 모습이 드러나고, 그런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세상 속에 보여집니다.

< 2018년 4월 1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