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

< 본문 - 잠언 22:4-9 >

   1889년 4월 오스트리아 북부의 작은 도시(Braunau am Inn)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세무공무원이었으나 술꾼에다가 무례하고 권위주의적이며 흉폭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외조카이자 후처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재혼하기 이전의 결혼생활에서 아들 두 명과 딸 하나를 낳았지만, 그 아이들이 모두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낳은 아들이기에 어머니는 그 아들을 애지중지하며 키워 그 아이는 어머니의 응석받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성격이 포악했던 아버지로 인해서 가정은 늘 불안했고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했습니다. 그 아이가 일곱 살일 때 열네 살이던 형이 아버지와의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가출할 정도였습니다. 그 역시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것을 원치 않는 아버지로부터 엄한 꾸중과 손찌검을 당해야 했고, 결국 아버지의 강압에 의해 한 실업계 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자신의 꿈을 짓밟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반항으로 그는 학업에 불성실하다가 학교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그 후 그는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방황하다시피 삶을 살았고,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자신의 조국인 오스트리아가 아닌 독일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하자 그는 독일 노동당에 입당하게 되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반란 음모에 참여했다가 투옥되었고 ‘다시는 정치계에 나서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감형 출옥의 혜택을 받았으나 그는 더욱 맹렬히 정치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1933년에 그는 총리로 임명되자 자신의 반대파를 숙청하는 일에 열을 올리게 되고, 결국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 600만 명을 죽이는 끔찍한 살인의 주인공이 되고 맙니다. 그가 바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입니다.

   히틀러가 태어난 다음 해인 1890년 미국 텍사스에서 세계 역사를 바꾼 또 한 아이가 태어납니다. 그의 아버지는 철도노동자로 집안 형편은 늘 궁핍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부모님의 사랑을 흡족히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의 부모는 그 아이가 태어난 다음 해에 그와 그의 형들을 데리고 캔자스 주의 농촌으로 이사했는데, 그 이유는 농촌 생활이 아이의 신앙 교육에 유익하리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는 가훈을 전해 주었고, 가족 모두가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머니의 두 팔에 안겨 간곡하게 기도하던 매일 저녁의 일과’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믿음으로 자란 아이는 후에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였고, 미군의 장군이 되어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연합군 사령관으로 참전하게 됩니다. 그가 바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입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히틀러와 전투를 벌여 승리를 거두게 되고, 패전한 히틀러는 1945년 4월 30일 지하 방공 대피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반면 아이젠하워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미국으로 귀국했을 때 국민적 영웅 대우를 받았고, 이후에 군 참모총장, 대학 총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최고사령관직을 수행하다가 제34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69년 79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독일의 히틀러는 56세에 그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기뻐하며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79세에 평화롭게 눈을 감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는 전 세계가 애도하며 애석해 했습니다.

   여러분, 불과 1년 사이에 태어난 두 사람의 삶이 그렇게 많이 달랐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어떤 사람의 일생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도 없고, 그가 그렇게 살았던 이유를 무엇 하나에서 찾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히틀러와 아이젠하워 사이에서 아주 중요한 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양육했느냐 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히틀러의 부모는 자기들의 욕망을 아이에게 강요했고, 그 말을 듣지 않을 때에는 억압과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비평가들은 히틀러가 그렇게 독재가가 되고 폭력꾼이 된 이유를 아버지의 폭력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아이젠하워의 부모는 비록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삶이지만 어떻게든 아이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가 한 사람은 인류 역사에 치욕적인 불명예의 이름으로 남게 되었고, 믿음으로 양육 받은 한 사람은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석해하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느냐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어렸을 때 배웠던 배움의 내용이 한 사람의 일생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어야 할 수도 있고,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복을 나눠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을 믿음으로 잘 양육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리 자녀들을 잘 양육하도록 명령하십니다. 아이들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마땅히 가르쳐야 할 내용은 무엇입니까?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자녀들이 한참 배워야 할 시기이고, 공부해야 할 시기라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시겠습니까? 한때 우리나라에 영어 열풍이 불 때에는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아이들의 혀를 찢는 수술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혀 밑에 설소대라고 하는 가는 근육이 있는데 한국인들이 R발음을 잘 못하는 것이 이것 때문이라고, 그걸 잘라내야 영어 발음을 제대로 한다고 그걸 잘라내는 수술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야 이 수술이 영어발음이 유창해지는 것과 상관이 없다는 것으로 밝혀져 지금은 영어발음 때문에 그 수술을 하는 사람이 거의 사라졌습니다만, 어떻게든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세상의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어떻게든 다른 사람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해서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하여 특출난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진지하게 하나님 앞에서 우리 스스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이 어떤 아이로 자라기를 원하실까?’ 하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길 원하신다면 영어 공부시키는데 미친 듯이 닦달해야 합니다. 아니 아이를 데리고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이 영어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기를 원하셨다면 한국어를 쓰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지 않고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태어나도록 하셨겠지요.

   그런데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그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세상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하나님을 잘 섬기는 아이로 키우길 원하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러면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가장 먼저는 4절에서 겸손과 하나님을 경외함을 가르치라고 말씀합니다. ‘겸손’과 ‘하나님을 경외함’은 두 가지 항목이 아니라 한 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첫 번째 요구는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아이들로 키우라는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참된 지혜는 사람이 자신이 살아갈 삶의 참된 목적을 바로 알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사람이 해야 할 첫 번째 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대표적인 말씀이 전도서 12:13절입니다. 지혜자인 전도서의 저자가 인생에 대해서 여러 가지 권면을 한 후에 마지막 결론으로 이렇게 말씀합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본분’이라는 말을 영어성경(NIV)에서는 ‘사람이 행해야 할 의무의 전부’(the whole duty of man)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지키기만 한다면 그 안에 인간이 행해야 할 모든 의무가 다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을 정도로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겸손하게 섬기는 것입니다. 그것이면 다 됩니다. 그것 안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그의 삶을 책임져 주시기에 걱정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서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불신앙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바라는 이유는 하나님 없이도 자기 힘으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인간적인 생각이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사람이 되려 하기보다는 먼저 세상에서 어느 정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신앙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물러나고,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성공하고 출세하는 것이 신앙생활보다 먼저가 되어버립니다. 신앙생활한다고 하는 우리의 생각 속에도 그런 세상적인 가치로 가득 차 있지 않는지 깊이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런 우리의 잘못된 생각에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우리가 세상에서 바라는 것들이 겸손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보상 안에 다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재물과 세상의 명예를 얻기 위해서 노력해야 그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진실되이 섬기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재물과 명예와 영광을 보상으로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세상이 줄 수 없는 더 귀한 것도 보상으로 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생명입니다.

   여러분, 세상의 그 어떤 것을 가져도 우리가 스스로 얻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생명입니다. 그 생명은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영원한 생명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이 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