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의 능력으로 삽시다.

< 본문 - 디모데후서 3:5-9 >

   미국 터프츠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스텐버그(Robert J. Sternberg) 교수가 쓴 『성공지능』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격이 아주 다른 두 소년이 숲 속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소년은 교사와 부모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똑똑하다는 평을 받고 있던 아이로 당연히 학교 성적도 아주 뛰어났습니다. 반면 두 번째 소년은 똑똑하다는 말을 들어 본 적도 없고, 당연히 학교 성적도 신통치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는 눈치가 빠르다거나 현실감각이 좋다는 말을 가끔 듣기도 했습니다. 그 수년이 숲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거대한 회색곰이 나타나더니 이 아이들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그러자 첫 번째 소년은 곰의 속력과 자기와 곰의 거리를 빨리 계산하는데 그 곰이 17.3초 만에 정확하게 자기들을 따라잡을 것을 알고는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소년은 침착하게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첫 번째 소년이 두 번째 소년에게 소리쳤습니다. ‘넌 정말 멍청하구나! 우리는 절대 저 곰보다 빠르게 달릴 수 없어.’ 그러자 그 두 번째 소년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난 너보다 빨리 달리기만 하면 돼.’

   여러분, 이 이야기에서 두 아이 중에 누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둘 다 똑똑합니다. 다만 똑똑한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첫 번째 소년은 분석 지능을 통해서 정확하게 문제를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소년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실천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다른 아이보다 빨리 달리기만 하면 자신은 살아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살아가는 삶의 방식들이 다릅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다릅니다. 관심 가지는 것도 다 다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앙입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신앙인이라면 그 신앙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도록 해야 하느냐 하는 것에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앞선 예화에 등장한 두 소년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것을 생각해 봅니다. 첫 번째 아이처럼 우리나 우리 자녀들, 우리 손주들이 똑똑하게 자라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아니 똑똑한 아이로 자라야 합니다. 그러나 숲속에서 곰을 만났을 때에는 살아날 방법을 빨리 생각해 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들로부터 똑똑하다고 칭찬받는 첫 번째 아이보다도 평소에는 똑똑하다는 말을 듣지 못하던 두 번째 아이가 더 똑똑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무엇에 더 똑똑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세상 정치적 상황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데 똑똑한 것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가 바른 신앙생활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화적 현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화적 트랜드를 잘 읽어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신앙적인 결단을 해야 하고, 신앙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 무엇을 근거로 결단하고 선택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신앙적인 결단을 해야 할 때 내가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정치적인 입장이나 정치적인 분석으로 신앙적 결단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아무리 문화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신앙적인 결단이 필요할 때 그 문화적 대처 능력으로 신앙적 선택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아무리 돈을 잘 벌고 경제지식에 능통하다 하더라도 신앙적 선택을 경제논리로 결정해서도 안 됩니다. 신앙은 신앙으로 선택하고 신앙으로 결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것을 경건의 능력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우리가 믿음으로 살 때 경건의 능력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경건의 모습을 아무리 잘 갖추었다 하더라도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면 그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경건의 모습이고 무엇이 경건의 능력입니까?

   우리가 오늘 본문의 말씀을 읽으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 본문이 경건의 모습을 전혀 쓸모없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분명하게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경건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경건이라고 말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자주 경건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디모데후서 3:1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 여러분, 경건이 무엇이기에 우리가 경건하게 살려할 때에는 박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디모데전서 4:8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경건은 금생과 내생에 약속을 준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경건하게 살면 현재를 살아가는 오늘이라는 현실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우리에게 유익을 주고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건에 이르도록 연습하라.”(디모데전서 4:7)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경건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금생과 내생에까지 유익을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얼마나 귀하면 경건에 이르도록 연습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분명 경건하게 살면 박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면서도 그것이 무엇이기에 연습까지 하면서 경건해야 하다는 것입니까?

   종교개혁자 칼빈(J. Calvin)은 경건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하나님을 우리의 주로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것만큼 그분을 아버지로 사랑하고 그의 의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에 대한 거역이 죽음보다 더 악하다고 여기고 두려워하는 신실한 감정이다.’ 쉽게 표현하면 경건이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여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려하면 우리는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을 따라가는 삶을 거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려 하는 우리를 세상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닮아가려 하고 경건한 삶을 살려하는 사람들은 세상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좋아하지 않는 삶의 방식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따라가지 않고 하나님의 성품을 가지고 하나님을 닮아가려 하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더라도 경건하게 살려 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그의 삶과 영혼을 책임져 주시고 지켜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는 삶을 살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는 박해를 받을지라도 우리는 거룩하고 복된 삶을 살 수 있고, 그렇게 사는 사람을 하나님께서는 구원하시어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십니다. 그래서 경건하게 사는 삶이 범사에 유익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경건에도 모양이 있고 능력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경건의 모양이라는 것은 경건하게 사는 모습을 말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건의 모습들입니다. 분명한 것은 오늘 본문은 그런 경건의 모습이 쓸모없다고 말씀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경건의 모습만 있고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것이 문제이지, 경건의 모습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러면 경건의 모습만 있고 경건의 능력이 없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어떻게 사는 것이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고 경건의 모습만 가진 채 사는 것입니까?

   우리는 그 모습을 예수님 당시 예수님으로부터 책망을 들었던 바리새인들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바리새인들은 종교지도자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을 지도하고 신앙을 이끌어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말입니다. 그것은 바리새인들이 신앙생활을 엉망으로 했기 때문이 결코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아서는 말입니다.

   바리새인들은 당시에나 지금에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의 신앙의 모습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한 바리새인은 성전에 올라가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하나님께서 율법에 명시하여 죄라고 말씀하시는 것들을 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비단 성전에 올라가 기도한 그 바리새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3:5절에서 이렇게 회상합니다. “나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었다.’는 말은 율법을 철저히 지켰다는 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연구하고 지킬 뿐만 아니라, 구전이나 서기관이 해석한 전승을 따라 살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또한 기도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하루에 3번씩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했습니다. 길을 가다가도 기도할 시간이 되면 그 자리에서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했습니다. 구제도 참 많이 했습니다. 신앙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즐거움도 다 포기했습니다. 욕설이나 나쁜 말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십일조 생활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십일조를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한 것이라는 생각이 분명했기 때문에 십일조를 떼어먹는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무엇 하나 나무랄 것이 없을 정도로 열심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건 2천년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날 유대사회가 얼마나 엄격한 종교사회인지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의 어떤 회사가 다른 나라로부터 물건을 수입할 경우 상대 회사의 물건이 좋고 경제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당장 무역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상대 회사와 계약하기 앞서 상대 회사를 아주 면밀하게 살핍니다. 물건의 품질과 경제성을 따진 후에 괜찮다 싶으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실사가 이루어집니다. 그 상대 회사에 계약을 맺기 약 6개월 전에 랍비를 파견합니다. 랍비로 하여금 물품의 생산 과정을 하나하나 체크하게 합니다. 생산 과정에서 혹시라도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 없는가를 살피는 것입니다. 약 6개월 정도 생산 과정을 꼼꼼히 살핀 후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면 랍비는 그 회사의 물건을 수입해도 좋다는 서류에 서명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랍비가 한 번 서명하면 그것은 마치 하나님이 서명한 것과 같은 권위를 인정받습니다. 랍비들의 신뢰가 그만큼 철저합니다. 랍비들이 그만큼 율법을 따라 살고, 율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유대교 종교지도자들인 랍비를 인정해 줍니다. 그만큼 신뢰할만 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2천 년 전에는 어떠했겠습니까? 아마도 지금보다 더 엄격했으면 엄격했지, 지금보다 못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그런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러면 왜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신 것입니까? 율법 잘 지키지요, 기도 열심히 하지요, 금식하고 구제하는 것도 누구보다도 잘 했습니다. 십일조생활도 철저하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열심히 하긴 하는데, 그 열심히 하는 모든 종교활동이 자기 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신앙생활 잘한다.’ 하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입니다. ‘자기 의’를 위한 신앙생활이라는 말은 마음에 없는 행동을 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는 뜻입니다.

   신앙생활은 칼빈이 경건에 대해서 정의한 것처럼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좀 더 쉽게 이해한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주셨고, 그 독생자이신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나를 죄로부터 구워하셨음을 믿고, 그 구원의 은혜가 너무 커서 기쁨과 감격의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경건의 모습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주님을 닮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경건의 훈련입니다. 만일 우리 안에 그런 구원의 감격이 없다면 우리가 애서 노력하고 수고하여 신앙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겉모습만 있는 신앙일 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건의 모습이 나쁘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주님을 닮아가기 위해서 우리의 행동을 조심하고, 좀더 믿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렇게 믿는 자답게 사는 것이 힘들지라도 그렇게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내안에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내 안에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없다면 그건 우리의 신앙이 겉모습만 남은 껍데기 신앙입니다. 그런 껍데기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경건한 척하고, 신앙생활 잘 하는 것처럼 자신을 꾸민다면 그것은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경건의 모습을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참된 신앙, 참된 경건의 능력을 갖지 못하고 껍데기 신앙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보인 특징을 오늘 본문은 이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문 6절에서는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가 어리석은 여자를 유인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합니다. ‘어리석은 여자’라는 말은 바른 신앙의 지혜를 분간하지 못하는 여인을 말합니다. 교묘한 말로 꼬드기면 무엇이 진리인지 분별하지 못한 채 어리석은 꾀임에 넘어가버리는 사람들입니다. 초대교회 당시에는 여자들이 공공의 자리에 나와서 공부를 하거나 학문을 배우는 일이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가정교사를 두어 가정교사가 집으로 방문하여 새로운 학문이나 예술을 가르치곤 했습니다. 그런 풍습을 틈타 가정교사로 들어가 교묘한 말로 사람들을 거짓된 가르침으로 꾀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단들이 교회나 가정을 방문해서 성경공부를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거짓된 교리를 가르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합니다. 경건의 모습을 갖추었기 때문에 참 진실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영혼을 죽이는 결과를 만들어낼 뿐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을 만들지 못합니다.

   경건의 능력은 갖지 못한 채 경건의 모양만 가진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8-9절에 나타납니다. 8절에 이름이 언급된 ‘모세를 대적한 얀네와 얌브레’는 구약 성경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요나단 탈굼(Targum of Jonathan)이나 외경 그리고 기독교 초기 문헌 등에는 자주 나타납니다. 유대교 전승을 통해서 그들이 모세를 대적했던 애굽의 술객이라고 알려진 인물입니다. 바울은 가말리엘의 문하생으로서(사도행전 22:3) 율법과 유대교의 전통을 배우면서 이런 유대교의 전승에 대해서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 성경에서는 직접적으로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얀네와 얌브레라는 이름을 거명하면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모세를 대적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보낸 모세를 대적하였던 것입니다.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사람은 곧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 가운데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믿는다면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분, 오늘도 살아계신 분임을 부인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시편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시편 14:1) 어리석은 사람들은 의지적으로 하나님을 부인한다는 것입니다. 왜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해야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으니까요.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을 안다면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셔서 심판하신다는 것을 인정하면 죄를 짓고 나쁜 짓을 할 수 없습니다. 심판이 두려워서라도 결코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죄를 짓고 나쁜 짓을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하나님을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킵니다. 그것이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결코 경건의 능력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경건의 능력이란 우리로 하여금 믿는 자답게 살게 만드는 능력이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받은 구원에 감격하여 그 감격이 자신의 삶을 믿음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불평하거나 낙심하지 않습니다. 왜요?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께서 나를 버려두지 않으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잠시 어려움을 겪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이 자신을 망하게 하진 못할 것을 압니다. 능력의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인 우리를 도우실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4:7-10)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질그릇과 같이 연약한 존재입니다. 깨어지기 쉽고 볼품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화를 가졌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존귀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신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가슴에 품고 존귀한 존재로 사는 우리는 욱여쌈을 당하여도 쌓이지 않고,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존귀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보호자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박해를 받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거꾸러뜨리려 해도 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반석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세상을 이길 힘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계신 주님께서 힘 주시면 우리를 당할 세상의 힘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러분, 구원의 감격을 잃지 않고 사십시다. 구원의 감격을 잃어버린 우리의 경건은 모양만 남는 껍데기가 되기 쉽습니다. 구원의 감격을 안고 살면 세상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구원의 감격을 안고 살면 우리의 속사람이 날마다 새롭게 되어 구원을 온전히 이루어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경건의 능력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이 경건의 모양만 갖춘 사람들이었다면, 우리 주님 예수님은 경건의 능력으로 사신 분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셨기에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의 길을 가시면서 전혀 두렵지 않았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도 두렵지 않았고, 심지어 채찍에 맞아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시는 것까지도 넉넉히 감당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경건의 능력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믿은 그 예수님이 지금도 우리 안에 거하시며 우리를 능력으로 이끄심을 고백하며 사십시다. 그러면 구원의 감격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능력 있는 삶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 2018년 6월 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