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 본문 - 사무엘상 2:27-34 >

   1946년 11월 어느 날, 이스라엘의 사해 근처 쿰란에서 양과 염소를 치던 젊은 베두인 목동인 모함메드 아흐메드 엘-하메드(Muhammad Ahmed al-Hamed)가 양을 한 마리 잃어버렸습니다. 그는 길을 잃은 자신의 양이 어느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 동굴에 돌을 던졌습니다. 만일 그 안에 양이 있다면 돌멩이 때문에 양이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굴 안으로 던져진 돌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쨍그랑’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다는 것은 그 동굴 안에 항아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예루살렘 근방에는 고대로부터 이어진 역사 속에 많은 유물이 잠자고 있었습니다. 그 목동은 그 동굴의 항아리 안에서 보물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벅찼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날 사촌과 함께 그 동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진1 - 이 사진은 제가 지난 2016년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올라갔던 그 동굴의 모습입니다. - 제1동굴> 동굴 안에는 깨진 항아리를 포함해 모두 아홉 개의 항아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두 소년은 항아리 속에 누군가 숨겨둔 보물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모두 비어 있었고, 오직 한 항아리 안에서만 보물이 아닌 열한 뭉치의 양피지 두루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에 그것은 보물도 아니고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양피지 두루마리를 푼돈을 받고 중고품 상인에게 팔아넘겼고, 그 중고품 상인은 그것들을 히브리대학교와 그리스정교회 어느 수도원의 주교에게 나눠서 팔았습니다. 그들이 헐값에 팔아버린 그 두루마리 뭉치가 바로 ‘사해사본’(Dead Sea Scrolls)입니다.

   이 사해사본은 ‘20세기 최고의 고고학적 발견’이라고 불릴 만큼 성경연구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문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성경(구약성경)은 원본이 존재하지 않고 사본만 존재합니다. 이 사해사본이 발견되지 이전까지는 주후 9-10세기에 만들어진 사본을 바탕으로 성경이 번역되었는데, 이 사해사본은 주전 2세기에서 주후 1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사해사본의 발견으로 성경번역에 필요한 사본이 거의 1천년이나 앞당겨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그 이후에도 모두 12개의 동굴에서 사해사본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사해사본을 발견한 목동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푼돈이나 벌 요량으로 중고품가게에 팔아버렸습니다. 그것이 20세기 최고의 고고학적 발굴이 될 것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어찌 16살의 그 목동만 그러겠습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이 그런 실수를 하며 살아갑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갑니다. 아니 중요한 것의 가치를 알지 못해서 가치 있는 것을 무가치한 것처럼 여기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엘리 제사장이 그랬습니다. 엘리 제사장은 사사 시대 마지막에 활동하던 사람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인 지도는 엘리 제사장이었습니다. 그 엘리 제사장은 두 아들과 함께 실로 성소에서 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인 홉니와 비느하스는 아주 못된 놈이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그 홉니와 비느하스를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한 사람들이었다.’(사무엘상 2:12)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행실이 나쁘다.’는 말을 구약성경 원문 그대로 번역하면 ‘벨리야알의 아들들’입니다. 벨리야알이라는 말은 ‘가치 없는, 비열한, 사악한, 타락한’ 그런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사장의 아들이요 또한 제사장 역할을 하고 있는 홉니와 비느하는 비록 제사장이긴 하지만 제사장의 역할을 하기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사람이었고,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과 하나님께 해악을 끼치는 사람들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말은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표현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제사장인 그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의 제사장이 되고 이스라엘을 지도하고 하나님께 제사드리는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요, 엘리의 두 아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고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사람들,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제사장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제사장의 일을 하고 있으니 그 일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그들이 하는 일은 결국 죄를 짓는 일이었고, 악을 행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못된 짓을 했는지 성경은 이런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제물을 가져오면 제사장은 드려진 그 제물 중에서 기름은 불에 태워 하나님께 드리고, 나머지는 삶아서 제사를 드린 사람과 제사장이 나누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엘리의 두 아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삶은 고기를 제물을 가져온 사람과 제사장이 정해진 룰에 따라 나눠야 하는데, 엘리의 두 아들은 갈고리를 가져와서는 삶은 고기를 그 갈고리로 찔러 건져 올려, 올라온 것은 모두 자기들이 가져가버렸습니다. 백성들은 그것을 참았습니다. 일정 부분 제사장의 몫이 있기 때문에, 비록 율법에 정한 정당한 방법으로 가져간 적은 아니지만 그냥 그건 제사장의 몫이러니 하고 참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못된 행동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이 제물을 가져오면 일부는 태워 하나님께 드리고 일부는 삶아 나눠야 하는데, 그들은 제물을 태워 하나님께 드리기도 전에 생고기를 가져다버렸습니다.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린 제물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그런 항의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백성들이 백번 양보해서 ‘율법에 말씀한 대로 제물을 태우고 삶은 후에 가져가고 싶은 부위를 가져가고 싶은 만큼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양보를 해도 그 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제사장이 생고기를 좋아하니까 태우거나 삶기 전에 그냥 달라.’고 해서 강제로 빼앗아가 버렸습니다. 이것은 거의 강도짓이나 다름이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들이 그렇게 한 행동을 ‘관습(습관)이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관습이었다는 말은 한두 번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여기 관습이라는 말의 구약성경 언어는 ‘미쉬파트’입니다. 이 ‘미쉬파트’라는 말의 의미는 ‘재판, 정의, 제도’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제사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악을 행하는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의 행위를 미쉬파트라고 표현한 것은 그들은 그것을 옳은 일인 것처럼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잘못을 하면서도 양심에 가책을 받거나 거리낌이 없이 그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그것을 신약성경 디모데전서 4:2절에서는 ‘자기 양심이 화인을 맞은 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두로 지져놓은 자리가 처음에는 쓰라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딱딱해져서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을 양심이 화인 맞았다고 말하는데, 엘리의 두 제사장은 양심이 화인 맞은 사람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여러분, 엘리의 두 아들 역시 제사장입니다. 제사장은 백성들이 가져온 제물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엘리의 두 아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의 욕심을 채우는데 급급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악행을 자행하면서도 그것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어찌 그런 사람을 제사장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들의 사악한 행동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제사장의 직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강제로 동침했습니다. 오늘날의 용어로 표현한다면 직위를 남용한 성추행(성폭행)을 자행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민감한 사안 중에 하나가 미투(me too) 운동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미투운동은 그 동안 직위나 권력의 힘에 의해서 저항하지 못하고 당했던 성추행이나 성폭행에 대해서 용기를 내어 고발하는 것입니다. 그런 미투운동 때문에 잠재적인 대통령 후보군에 올랐던 한 전직 도지사는 고발되어 정치적 생명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검찰 내부에서도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고 있고,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고 말하는 국립대학 총장 후보도 성추행 문제 때문에 낙마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던 원로 문인도, 좋은 영화를 만들었던 영화감독도, 스크린에서 우리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배우도 미투운동에 그들의 부끄러운 과거가 속속 드러나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하나님의 제사장이 그런 못된 짓을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더군다나 오늘날은 미투운동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고백해야만 그 부끄러운 진실이 드러납니다. 피해자들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그렇게 고상하다고 생각되던 분들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나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엘리의 두 아들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성막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동침한다는 이야기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온 백성에게 소문이 났습니다. 그 소문이 돌고 돌아서 나중에는 그의 아버지 엘리의 귀에까지 들렸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엘리 제사장은 아들들을 불러다 놓고 호되게 책망을 했습니다. ‘그건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람에게 범죄하면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데, 하나님께 범죄하면 그것을 변호해 줄 사람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 두 아들은 아버지의 그런 훈계와 권고를 듣지 않았습니다.

   일이 그렇게까지 되자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을 엘리 제사장에게 보내 그의 집에 징벌에 대한 말씀을 선포하십니다. 그게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의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한 마디로 ‘나를 멸시하는 네 두 아들을 내가 반드시 죽일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씀입니다. 두 아들만 죽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자기 아들을 바르게 이끌지 못한 엘리의 가문에도 벌을 내리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분명 엘리의 두 아들이 그런 망나니와 같은 짓을 행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그런 두 아들만이 아니라 엘리의 가문에 벌을 내리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왜 하나님께서는 죄를 범한 두 아들만 벌하지 않으시고 엘리의 가문에까지 벌을 내리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오늘 본문 29절입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내가 내 처소에게 명령한 내 제물과 예물을 밟으며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겨 내 백성 이스라엘이 드리는 가장 좋은 것으로 너희들을 살지게 하느냐?” 엘리 제사장을 책망하시는 말씀 가운데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겼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 ‘중히 여겼다’는 말은 아주 중요한 표현입니다. 이 ‘중히 여겼다’는 말의 구약성경 언어(히브리어)는 ‘카바드’란 동사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이 ‘카바드’라는 동사의 강조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는 ‘더 중히 여겼다.’고 번역했습니다. 이 단어가 이렇게 강조형으로 쓰일 때에는 ‘강퍅해지다. 존중히 여기다.’ 그런 뜻을 가집니다. 바꿔 말하면 엘리 제사장은 자기 두 아들이 망나니 짓을 했을 때, 책망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 책망이 자기 자식을 제사장으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 한 책망이 아니었습니다. 제사장인 두 아들이 성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강제로 동침한다는 그 부끄러운 이야기가 백성 사이에 파다히 퍼지자 그게 부끄러워 부끄러운 짓을 하지 말라고 책망한 것입니다. 제사장이기에, 제사장으로 제사장답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망이 아니라, 부끄러운 소문에 대한 책망이었습니다. 그것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두 아들이 제사를 무시하고 백성들이 드린 제물을 탐내고 자기 마음대로 빼앗을 때에는 아무런 책망도 하지 않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엘리 제사장은 그 제사를 무시하고 제물에 탐욕을 품고 자기 마음대로 해버린 아들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망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백성들 사이에 부끄러운 소문이 나도니까 그 때서야 부끄러운 소문을 들었다며 형식적인 책망을 한 것입니다.

   그러면 왜 엘리 제사장은 자기 아들들이 그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는데도 제대로 책망하지 않았습니까? 자기 자식을 너무나도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 엘리 제사장의 가문에 벌을 내리시겠다고 하신 이유입니다.

   ‘더 중히 여겼다.’는 단어인 ‘카바드’라는 말이 엘리 제사장과 연관되어 세 번 사용됩니다. 오늘 본문 29절과 30절, 그리고 4:18절입니다. 오늘 본문 29절에서 ‘중히 여긴다.’고 번역된 그 단어가 30절에서는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라는 표현에서 ‘존중히 여긴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말을 근거로 유추해 본다면, 제사장인 엘리는 하나님을 존중히 여겨야 하는데,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 이상으로 자기 아들을 존중히 여겼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심각하게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도 그와 비슷하지 않는가 하고 말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런데 비뚤어진 자식사랑은 자식을 망친다는 사실도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도 하나님의 자리에 앉혀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이든, 아니면 사랑하는 여인이나 아내이든, 아니면 돈과 재물이나 명예이든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자리에 올려놓아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마치 하나님 이상으로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식을 망치는 것입니다.

   오늘 교회학교 교사 주일에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을 정말 신앙으로 교육하기를 원하는가 하고 말입니다. 성경은 가정에서 부모가 신앙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지금도 그 말씀을 따라서 유대인들은 부모가 직접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시킵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시키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교회의 교회학교에다가 신앙교육을 위탁합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교회학교에서 신앙교육을 한다고 해도 잘 맡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일에 겨우 한 시간 정도 교회학교에서 예배하고 교육을 시키는데 그것마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빼먹고 맙니다. 학교에서 시험이 있다고 하면 교회에 출석시키는 것보다 학교 공부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회에 보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교회에 가지 않으려고 할지라도 부모가 교회학교에 가야한다고 강력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험기간이 되면 교회 나가지 않아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공부해야지 무슨 교회를 가느냐?’고 나무라기도 합니다. 믿지 않는 부모가 그런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신앙을 가졌다는 부모들조차도 그런다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여러분, 뭐가 중요합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엘리의 두 아들을 보십시다. 그들은 제사장의 아들들입니다. 그들이 잘못해도 어느 누구 하나 그것에 대해서 나무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두 아들을 죽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34절입니다. “네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한 날에 죽으리니.” 왜요? 하나님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남용하여 못된 짓만 일삼는 그들을 하나님께서 죽이시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아무리 큰 권력을 가지면 뭐합니까? 뭐든지 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금수저 같은 여건을 만들어준들 뭐합니까? 하나님께서 죽이시겠다는 데요. 아무리 떵떵거리며 살면 무엇합니까? 하나님께서 버린 자식이라면 말입니다.

   여러분, 뭐가 중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공부 잘하고, 남들보다 더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 그걸 뭐라고 하는 것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보다 우리 자식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 하나님께서 그 자식에게 결코 은혜를 베풀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께 범죄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시고 결국 멸하십니다. 만일 우리 자식들이 그렇게 된다면 그건 누구 때문입니까? 자식들에게 신앙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 부모 때문입니다. 아니 신앙교육을 시킬 기회에 신앙교육을 외면한 부모 때문에 말입니다.

   7월이 되면 교회학교에서는 여름성경학교와 여름수련회를 준비합니다. 우리 교사들은 그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잘 준비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영혼을 살리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대충 때우려 해서도 안 되고, 빨리 해 치우려 해서도 안 됩니다. 아이들에게 집중해서 신앙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회가 결코 많지 않습니다. 1년에 한두 번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름과 겨울 방학 때뿐입니다.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부모님 여러분, 학교공부 좀 못 해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아이로 만들어야 합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최고로 알고 살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뭔가 일만 있으면 교회에 빠지고, 시험기간만 되면 교회 안 나가도 된다고 가르친다면, 그 아이들이 하나님을 최고라고 생각하며 자라겠습니까? ‘학원 안 가도 되니 수련회에 참석하라.’고 해야 합니다. ‘공부 좀 안 해도 되니 성경학교에 가서 말씀 배우고 오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홉니와 비느하스 같은 놈들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엘리 제사장처럼 자식을 하나님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홉니와 비느하스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중히 여긴다’는 단어인 ‘카바드’라는 동사가 쓰인 또 하나의 본문이 사무엘상 4:18절입니다. “하나님의 궤를 말할 때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문 곁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으니 나이가 많고 비대한 까닭이라.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사십 년이었더라.” 이 말씀은 엘리가 하나님의 언약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자에 앉았다가 뒤로 넘어져 죽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가 죽은 직접적인 원인을 두 가지로 설명하는데 하나는 나이가 많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비대한 까닭이라고 말씀합니다. 나이가 많았다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살았다는 뜻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22절에서 그의 두 아들이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강제로 동침하였음을 들었을 때에도 ‘매우 늙은 때’였다고 말씀합니다. 이 말은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말입니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더 중요한지 판단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는데 있어서나 자식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무능력해졌다는 뜻입니다. 영적인 나약함과 영적인 무능력을 말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인(死因)은 비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 ‘비대하다.’는 말이 오늘 본문에 나오는 ‘중히 여기다’는 말과 같은 ‘카바드’입니다.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대해졌습니다. 자기 자신은 비대해졌습니다.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보다 자기를 더 사랑했습니다. 하나님보다 자기 자식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더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죽었다는 것입니다. 엘리 제사장이 죽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중히 여기다’는 단어인 카바드를 써서 ‘비대해서 죽어다.’고 표현한 것은 하나님보다 아들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결과 그 역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암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분명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그것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우리 자녀들이 세상에서는 출세할지는 몰라도 하나님께는 실패한 자가 되고 맙니다. 세상에서는 떵떵거리며 살 것 같지만 결국은 하나님께서 그를 꺾으시고 맙니다.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우리 자식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망하는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엘리 제사장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세상에서 가장 존중받아야 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자식이 아무리 사랑스럽고 예뻐도 하나님보다 먼저일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보다 자식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자식도 망하게 하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도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신앙을 가르치십시다. 자식들이 듣기 싫어해도 신앙만큼은 포기하지 마십시다. 신앙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신앙을 최고 우선순위에 두는 삶을 사십시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와 우리 자녀들을 통해서 영광을 받으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삶을 가장 복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 2018년 7월 8일 주일낮예배 - 교회학교 교사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