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실수도 축복입니다.

< 본문 - 사무엘상 9:1-10 >

   매년 10월 13일,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는 아주 특별하면서도 낯선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필란드 국민의 4분의 1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리는 이 행사의 이름은 ‘실패의 날’(Day for Failure)입니다. 이 행사는 학생, 교수, 창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겪었던 실패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서로 그 실패를 축하해주는 행사입니다. ‘실패를 축하한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낯선 일이지만, 그런 행사를 한 이유가 있습니다. 2011년까지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노키아(Nokia)라는 회사 덕분에 핀란드 국민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노키아는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장에 적응하지 못한 노키아는 2007년부터 급격한 몰락의 길로 가야 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과 해고를 당해야 했습니다. 1865년에 창립된 노키아는 휴대폰 시장의 선두주자였는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애플과 삼성에 추월당하면서 결국 2014년 4월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휴대전화 사업부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되었다고 해서 노키아가 완전히 망한 것은 아닙니다. 2014년 휴대전화 사업부가 매각된 다음해인 2015년도 노키아는 매출 125억 유로(약 16조 3천 억)에 순이익은 17억 유로(약 2조 2천 억)에 이르렀고, 종업원은 5만 5천 명이 넘습니다. 가장 잘 나가던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하고도 그만큼의 매출과 순이익, 그리고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으니 그 이전에는 어떠했을지 가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노키아의 실패를 서로 공유하자고 한 대학의 벤처 동아리가 제안하면서 2010년부터 ‘실패의 날’ 행사가 매년 열리게 되었고, 노키아 전 명예회장을 비롯해서 유명 기업인들이 자신의 실패 경험을 나누고 거기서 새로운 교훈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실패는 결코 좌절이 아니며, 성공은 여러 실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실패는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이다.’ 그런 교훈을 얻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수나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실수하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때로 실수하고 실패했다고 해서 결코 좌절하거나 인생이 끝난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성공에 이른 수많은 아이템과 기술들이 수없이 많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얻어진 것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주 쓰는 ‘포스트잇’(Post-it)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사무용품회사인 3M에서 개발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도 유용하게 쓰고 있는 이 포스트잇은 사실 실패한 작품이었습니다. 원래 3M은 강력한 접착제를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68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던 3M의 연구원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실험재료를 잘못 섞다가 너무 쉽게 떨어져버리는 접착원료를 만들게 되었다. 3M회사의 내부 회의에서 그는 그런 실패담을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잊혀지는 듯 했습니다. 4년 후 3M테이프 사업부에서 일하던 아서 프라이(Arthur Fry)는 교회 찬양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찬송가를 보다 쉽게 찾기 위해서 종잇조각들을 책갈피로 꽂아 놓고 사용하곤 했는데, 종이가 너무 쉽게 쏟아져서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접착제로 종이를 붙여놓으면 떨어지지 않겠지만, 떼어낼 때에 찬송가가 같이 뜯겨져 나가는 것을 보곤 4년 전 스펜서 실버가 개발하다가 실패했다던 그 접착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아서 프라이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한 번도 상품화된 적이 없는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 1977년 포스트잇 발명에 성공하게 되었고, 1981년에는 캐나다와 유럽 등 여러 나라에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잘 떨어지는 접착제의 단점을 역발상으로 전환하여 포스트잇이 발명되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은 3M의 효자 상품일 뿐만 아니라 20세기 최고의 히트 상품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실수나 실패는 결코 좌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 3M회사에서 실패라고 생각했던 ‘너무 쉽게 떨어져버리는 접착제’가 20세기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된 것처럼, 그 실수나 실패가 오히려 우리의 삶에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사울의 아버지 기스의 실수에서 시작됩니다. 어떤 상황인지는 정확하게 설명되고 있지 않지만,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암나귀들을 잃어버렸습니다. 고대사회에서 나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흔한 짐승이 아니었습니다. 귀족들만 타는 귀하고 값진 가축이었습니다. 왕이나 귀족들이 전쟁 때에 말을 타는 것처럼 평화의 시대에 평상시에는 나귀를 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마지막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면서 나귀를 타신 것을 보고는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누가복음 19:38) 라고 찬송했던 것은 왕이 평화의 때에 나귀를 탔었기 때문입니다. 나귀는 그렇게 부와 권력의 상징이며 또한 평화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는 시대보다 바로 앞선 시대의 이야기를 기록해 주고 있는 사사기에서도 사사의 아들들이 나귀를 탔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사시대의 거의 마지막 즈음에 압돈이라는 사사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들 사십과 손자 삼십 명이 있었고, 그 아들과 손자 70명이 모두 어린 나귀를 탔다고 말씀합니다. 압돈의 아들과 손자 70명이 모두 나귀를 탔다고 기록한 이유는 당시 사사들이 엄청난 부귀를 누리고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사사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사의 직분보다는 부귀영화에 점점 물들어가면서 결국 압돈의 뒤를 이어 언급된 삼손에 이르러서는 사사의 역할은 하지 않고 이방 여인에 취해버린 타락의 극치를 보여주는 안타까운 모습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울의 아버지 기스에게 암나귀들이 있었다고 말씀한 것은 사울의 가문이 당시에 대단한 부와 권력을 가진 집안이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절에서 그 사울의 아버지 기스를 소개하면서 ‘유력한 사람’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력한 사람’이라는 말은 구약성경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첫 번째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고, 두 번째는 ‘강력한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사울의 가문은 부와 권력이 있는 가문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 부와 권력의 상징이 바로 암나귀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서 보여집니다. ‘암나귀들’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나귀를 한 마리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마리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암나귀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암나귀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유력한 가문의 집에서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렇게 귀한 암나귀를 잃어버림으로서 재산상의 많은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하면 권력과 영향력을 갖고 있던 사울의 가문이 그 권력과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기 위해서 자기 아들 사울을 보냅니다. 사환까지 딸려서 말입니다. 그 암나귀를 찾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면 자기 집에서 일하는 사환이나 종들을 보내 잃어버린 것을 찾으면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아들을 직접 보냅니다. 이것은 암나귀를 잃어버렸다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아들에 사환까지 딸려서 찾아나서야 할 정도로 암나귀를 잃어버린 것은 중대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그런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릅니다. 어쩌다가 그런 실수를 했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그런 실수를 범했고, 실수로 일어난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급하게 사환을 딸려 아들 사울에게 암나귀를 찾아오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런 사울의 아버지 기스의 실수가 오히려 사울의 가문에 엄청난 축복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당시 나귀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와 권력의 상징인 암나귀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사울의 가문에 큰 수치가 될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실수가 오히려 사울의 가문에 복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해서 사울은 아버지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암나귀를 쉽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울은 아버지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지역을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본문에 사울이 암나귀를 찾기 위해서 다녔던 지역이 ‘에브라임 산지와 살리사 땅, 그리고 사알림 땅’이라고 말씀합니다. ‘에브라임 산지’는 팔레스틴 지역의 중앙부에 위치한 산악지역입니다. 그 지역의 일부가 사울의 지파인 베냐민에게 분배된 땅입니다. ‘살리사 땅’은 에브라임 산지 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살리사’라는 말은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만 강물이 흐르는 와디(Wadi)라는 계속이 있는 지역이라는 뜻입니다. ‘사알림 땅’은 단 지파의 성읍으로, 문자적으로는 사막에 사는 ‘여우’나 ‘자칼’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은 여우가 많이 사는 황무지나 사막지대입니다. 그러니까 사울이 암나귀를 찾기 위해서 다닌 지역은 에브라임 산악지대, 황무지 사막, 그리고 와디와 같은 계곡입니다. 이 말은 다닐 수 있는 곳은 모두 수색하고 다녔다는 뜻입니다.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20절의 말씀에 ‘잃어버린 암나귀를 사흘 전에 찾았다.’는 말씀에 비춰보면, 사울은 사흘 이상 그렇게 암나귀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사울은 암나귀를 찾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암나귀들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범했고, 아들 사울은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서 찾아보았지만 잃어버린 암나귀들을 찾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실수했고, 아들은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습니다. 아버지의 암나귀를 더 이상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될 때 사울은 함께 간 사환에게 ‘더 이상 찾아다녀도 암나귀를 찾을 가능성이 없으니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합니다. 그러자 사환은 마지막 한 가지 희망을 제안합니다. ‘이 근처 성읍에 하나님의 사람이 있는데, 참 존경받는 사람이니 그에게 가서 물어 보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사울은 사무엘 선지자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사무엘 선지자를 만나게 되었고,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기름부음을 받고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암나귀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사울 가문에 부와 권력이 쇠퇴한다는 징후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어떻게 해서든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으려 했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암나귀를 찾아나선 사울은 자신이 다닐 수 있는 곳은 다 다녔습니다. 산지든, 황무지든, 계곡이든 찾아볼 수 있는 곳은 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결국 암나귀를 찾지 못했습니다. 암나귀를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사울의 가문은 쇠퇴의 길을 가야 합니다. 어쩌면 몰락해가는 가문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사울은 사환의 말을 듣고 하나님의 사람을 찾아갑니다. 하나님의 사람 선지자를 찾아갔다는 것은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님의 도우심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역사가 그에게 일어났습니다. 20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사울이 암나귀를 찾아다니는 동안 암나귀들을 이미 찾았습니다. 사울은 실패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는 말씀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의 자리에 오릅니다. 암나귀로 상징되는 부와 권력도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 왕이 되는 영광도 얻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거꾸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만일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암나귀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사흘 이상 암나귀를 찾기 위해서 산과 황무지와 계곡을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사울은 사무엘 선지자를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무엘 선지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쩌면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되는 영광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암나귀들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면서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귀한 가축을 잃었다는 안타까움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문에 영향력까지 잃어버릴 위기에 몰렸습니다. 사울은 아버지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지 못한 실패로 인해서 가문의 영광을 회복할 기회를 잃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오히려 사울 가문에 이스라엘 초대 왕이라는 어마어마한 영광을 안겨주셨습니다.

   여러분,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에 비해서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실수하고 실패하며 살아갑니다. 실수가 없고 실패가 없다면 그는 인간이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인간이기에 당연히 때론 실수하기도 하고, 때론 실패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하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도 실패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그런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하나님께 점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실수나 실패는 우리 인생을 패배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 점점 더 승리의 길로 가게 만듭니다.

   여훈이라는 분이 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실수하는 사람은 실수하지 않는 사람보다 빨리 배운다. 실수하는 사람은 실수하지 않는 사람보다 깊게 배운다. 실수하는 사람은 실수하지 않는 사람보다 쉽게 적응한다. 가장 큰 실수는 실수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너무나도 적절한 말입니다. 사람은 실수를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실수가 두려워서 뭔가 하기를 꺼려한다면 그는 평생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음마를 배우는 어린아이가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걷는 연습을 포기한다면 그는 평생 걷지 못할 것입니다. 어린아이는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계속해서 걸음마를 배웁니다. 연습하고 또 연습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일어서게 되고 걷게 되고, 나중에는 뛰기도 합니다.

   실수는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그리고 실패는 결코 우리의 인생을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더욱 분명한 확신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실수까지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실패할지라도 그 실패까지도 끌어안아주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라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혹 실수하셨습니까? 낙담하지 마십시다. 실수는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우리의 삶을 열심히 살다가 실수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그 실수까지도 사용하셔서 우리가 기대하지 못한 놀라운 은혜를 우리에게 베풀어 주십니다. 여러분, 혹 실패하셨습니까? 좌절하지 마십시다. 실패는 결코 우리의 인생을 망하게 할 수 없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다시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을 실패자로 만드는 것이지 실패 그 자체가 우리를 패배자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은 우리의 실패조차도 선하게 사용하셔서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이 백열등의 필라멘트를 발명할 때 그의 조수가 “선생님, 필라멘트를 발명하려고 벌써 90가지의 재료로 실험을 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결국 필라멘트를 발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으니 중지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때 에디슨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자네는 왜 그것을 실패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재료가 무엇인지를 90가지나 알아낸 아주 성공적인 실험이었다네.” 그리고 결국 연구를 시작한 지 13일째 되는 날 2399번의 실패를 거쳐 2400번 만에 전류를 통해도 타지 않고 빛을 내는 필라멘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십시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너무 몸을 사리지도 마십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실수에 대해서 정죄하고 나무라지 마십시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할 수 있습니다. 실수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왜요? 우리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렇게 하시거든요. 실수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십시다. 실수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 한 걸음씩 더 가까이 다가서는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해 가십시다. 실수할 때마다, 그리고 우리가 실패할 때마다 그 때 그곳에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십시다.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나무라시고 외면하시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격려의 말씀으로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시고는 우리에게 더 힘차게 달려가도록 격려하십니다.

   예수님의 수제자라고 하는 베드로도 수없이 많이 실수하고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위대한 사도로 사용하셨습니다. 예수님 앞에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태복음 16:16)라고 멋진 신앙고백을 했던 베드로이지만, 곧 이어서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래서 주님으로부터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이로구나!’라고 책망까지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대제사장 앞에서 심문을 당하실 때,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절대로 주님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주님을 위해서 기꺼이 죽을 것입니다.’라고 호언장담했던 그 베드로가 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뵙고도 다시 고기잡이나 하러 가야겠다고 갈릴리로 돌아가버린 베드로를 예수님께서는 다시금 찾아가셔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씩이나 물으시며 베드로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동안 얼마나 많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실수하고 실패한 베드로를 주님께서는 다시금 일으켜 세우셔서 위대한 사도로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귀한 암나귀들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사울은 아버지의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그 실수와 실패의 순간에 하나님을 찾아간 사울에게 하나님께서는 더 크고 놀라운 일을 이루어주셨습니다. 그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십니다. 실수할 때 하나님을 찾는다면, 실패할 때 하나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간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실수와 실패를 축복으로 바꿔주실 것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할 때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다. 우리의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에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로마서 8:28) 하나님이십니다. 실수하고 실패할 때 우리를 책망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사랑의 품에 품어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미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나약한 모습이든 그 모습 그대로 주님 앞에 나오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실수하고 실패한 그 자리에서 우리를 용서하실 뿐만 아니라, 더 복되고 아름다운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실수는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실패는 결코 패배가 아닙니다. 실수와 실패는 때로 축복의 기회입니다.

< 2018년 9월 16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