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약함도 축복입니다.

< 본문 - 고린도전서 1:26-31 >

   죄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인간은 늘 자기중심적인 존재로 살아갑니다. 그 자기중심적인 심성이 강화되면 이기주의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본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람들이 가지는 태도 중에 하나는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를 자랑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랑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남보다 더 낫다는 것을 부각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출세하려고 하고, 돈을 벌려고 합니다. 그래야 남들 앞에 자랑을 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외모를 가꾸는 이유도,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가려고 하는 이유도 그 내면에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남을 돕고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조차도 자기 자랑거리로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값비싼 넓은 집에 살고 싶은 이유도 남들 앞에 뭔가 내세우고 싶은 자랑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자랑하고 싶은 인간의 기본 욕구가 만들어낸 잘못된 생각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늘 우리에게 강해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강해져야만 세상에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보다 강해지기 위해서 몸부림을 칩니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보면 은근히 부러워하고, 그런 사람을 닮아가고 싶어 합니다. 창세기 6장에 노아 홍수 이전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그 시대는 죄악이 세상에 가득하였고, 사람들의 마음이 항상 악하였다.’(창세기 6:5)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에 죄악이 가득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악으로 가득 찬 시대의 모습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네피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네피림이라는 말의 정확한 뜻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네피림을 가리켜 ‘용사’라고 표현한 것에 비춰본다면 네피림이라는 말은 ‘교만한 사람, 힘이 세고 머리가 뛰어나 다른 사람을 지도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민수기에서는 정탐꾼들이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가나안 사람은 네피림의 자손 거인으로 우리보다 강하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민수기 13:33, 31) 이런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네피림이라는 말은 마음이 교만하여 하나님을 떠나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통치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오늘 우리가 쉽게 이해한다면 자신이 가진 힘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통치하면서 막무가내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면서 창세기 6장에서는 그런 네피림을 가리켜 ‘명성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말씀합니다. 네피림이 사람들에게 명성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자기가 가진 힘과 완력을 가지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온화하고 부드럽고 평화를 이루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완고하고 포악한 네피림을 좋아하고 닮아가고 싶어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이기에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하시고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신 것입니다.

   오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도 그런 네피림에 대한 갈망이 동일하게 존재합니다. 폭력이 난무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마음 속에 네피림이 가졌던 힘과 권력을 갖고 싶은 욕망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명성을 얻고 칭찬을 받고 싶은 욕망에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힘과 권력을 갖고 싶어 안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도 세상 사람들처럼 세상적인 힘과 권력, 또는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들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 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역시 네피림처럼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누구나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함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못한 사람처럼 취급당할 것 같아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함을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함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감추고,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최대한 자신을 포장합니다. 그것이 현대인의 특징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인간이 약함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 되는지 아십니까? 세상은 우리에게 약한 자가 되지 말고 강한 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합니다. 약한 자는 세상에서 도태되고, 다른 사람의 밥이 된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기를 써서 강한 자가 되려고 합니다. 강한 자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성경은 오히려 우리가 약한 자라는 것이 얼마나 복된 자리에 서게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오늘 말씀을 세상의 가치를 가지고 읽으면 참 기분 나쁜 말입니다. 사도 바울을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무슨 말씀입니까? 쉽게 이야기하면 ‘너희 중에 똑똑한 사람 없지 않느냐? 너희 중에 세상에서 내세울 것이 많은 사람 없지 않느냐? 가문이 좋은 사람도 없지 않느냐?’ 그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똑똑한 사람을 택하신 것이 아니라 미련한 사람을 택하셔서 똑똑한 사람을 부끄럽게 하시고, 세상에서 약한 사람들을 택하셔서 세상에서 강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시며, 세상에서 천한 사람과 멸시받는 사람과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을 택하신 이유는 세상에서 똑똑하고 강하고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을 거꾸로 이해하면 ‘너희 고린도교회 교인들은 미련한 사람들, 약한 사람들, 천하고 멸시 받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아니냐?’ 그런 말씀입니다.

   여러분, 만일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그렇게 말한다면 기분 좋아할 사람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당신 별 볼 일 없는 사람 아니냐? 당신 미련하고 천한 사람 아니냐?’ 그렇게 말한다면 기분 나쁠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질 것이고 싸우자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들은 미련한 사람들이다. 당신들은 약한 사람들이다. 세상에서 내세울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다. 천하고 멸시받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은 기분이 나빴을까요? 아니까요?

   이 말씀을 인간적인 생각을 가지고 들으면 분명 기분 나쁩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야! 당신 참 미련한 사람이야! 당신 가진 것 하나도 없는 사람 맞잖아!’라고 말하면 분명 기분이 나쁩니다. 그런데 우리가 신앙적으로 우리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내어놓고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늘 강해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야 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꿀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그래야만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약하고, 가진 것이 별모 없고 볼품없는 우리의 자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내가 뭔가 큰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우리 자신을 포장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크게 보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진짜 자신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크게 포장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마치 진짜 자신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렇게 자신을 강하고 위대한 사람으로 포장한 것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큰 죄인지 아십니까? 심지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을 큰 사람으로, 위대하고 강한 사람으로 스스로를 포장합니다. 그래야만 하나님께서 자신을 쓰실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큰 사람으로 포장하거나 착각하는 사람들을 잘 쓰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역을 가르치시기 위해서 선택한 12명의 제자들의 면면을 보십시다. 그들 가운데 제대로 배운 사람은 없었습니다. 가롯 유다만 그래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 좋은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가롯 유다는 예수님을 배신하는 배신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외에는 세리 마태가 좀 배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배운 사람이었지만, 당시 유대인들에게 매국노라고 멸시를 당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갈릴리 출신입니다. ‘갈릴리 사람’ 그러면 당시에는 ‘배우지 못한 무식쟁이요, 내세울 것이 없는 천한 사람이요, 가진 것도 없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 4장에 보면, 베드로와 요한이 거침없이 예수님을 증거하자 사람들이 다 놀랬습니다. ‘배우지 못한 이 무식쟁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 하느냐?’고 말입니다.(사도행전 4:13) 여러분, 그런데요 예수님께서는 그 무식쟁이요 멸시 받던 사람들을 제자로 부르시어 세계 역사를 바꾸는 일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남들보다 더 뛰어나다면 어쩌면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부르심을 받았다 할지라도 가롯 유다와 같은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기준을 가지고 우리 자신을 과대포장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진실한 자녀이기보다는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가짜 신앙인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어 당신의 백성을 삼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의 택하신 민족으로 삼으신 이유도 이스라엘이 강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적으니라.”(신명기 7:7) 무슨 말씀입니까? 이스라엘이 숫자가 많고 강하기 때문에 그들을 기뻐하시고 그들을 택하신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아주 작고 약한 민족입니다. 작고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셨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 앞에서 자랑할 것이 많기 때문에 우리를 택하시고 구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작고 약한 이스라엘을 기뻐하시고 택하신 것처럼, 오늘 우리도 작고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작고 약한 존재라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작고 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우리의 그 작고 약한 모습이 오히려 우리에게 큰 축복입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하여 ‘너희가 미련하고 약한 존재 아니냐?’고 말한 사도 바울의 말에 화가 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미련하고 약하고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께서는 작고 약하고 미련하고 볼품없는 사람들을 택하셨습니까? 오늘 본문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가르쳐줍니다.

  첫 번째는 세상에 강한 자들, 지혜롭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가졌다고 떵떵거리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본문 27-28절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에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강한 것이 결코 강한 것이 아님을 약한 우리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어 하십니다.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는 우리를 부르셔서 우리로 영적인 부유한 자가 되어 세상에서 많이 가진 자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가진 것이 결코 진정한 부유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십니다. 세상에서 똑똑하고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너희들이 자랑하는 그 지혜와 똑똑함이 얼마나 헛된 것인줄 아느냐?’고 말씀하고 싶어 미련하고 배우지 못한 우리를 불러 천국을 알게 하시고 하늘의 계시를 알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세상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하나님께서 보실 때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임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강한 자가 부러움이 되고, 많이 가진 자가 존경을 받고, 똑똑하다는 사람이 박수를 받습니다. 세상에서는 남들보다 빨리 출세하는 사람을 성공했다고 말하고, 남들보다 한발 앞장서 가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방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약한 자를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자신의 약함을 아는 사람을 통해서 당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십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수님의 제자들은 세상적으로 보면 가진 것도 없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들이 되었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 강한 자로 오시지 않았습니다. 왕의 권력을 가지고 오시지 않았습니다. 조용한 마구간에서 초라하게 태어나셨습니다. 남들처럼 떵떵거릴 수 있는 권력을 가져보신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권력자들의 손에 넘겨져 죽임을 당하셔야 했습니다. 가난한 갈릴리에서 자라나 갈릴리 사람이라고 불리며 가난하게 사셨습니다. 배운 것이 없어 당시 서기관이나 율법사들과 같은 배운 사람들에게 천시여김을 받으셨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것처럼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으셨습니다.’(이사야 53:7) 그렇다고 우리 주님이 정말 약한 자는 아니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삶을 사셨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 우편에 앉으셨습니다. 권력자들의 손에 넘겨져 죽임을 당하셨지만 우리 주님은 부활하셨습니다. 배운 것 하나 없는 분이셨지만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교훈들을 남기셨고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당신은 가난하게 사셨지만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셨습니다. 약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약함은 결코 부끄러움이 아닙니다. 세상의 가치를 가지고 바라보면 약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고, 볼품없는 모습은 남들에게 멸시를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그 약함이 하나님 안에서는 믿음에 강한 자로 쓰임받게 됩니다. 우리의 볼품없는 모습에 주님의 권능이 역사하셔서 세상 그 누구도 감당하지 못하는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무엇이 여러분에게는 부족함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에게는 약함입니까? 그것을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십시다. 우리의 부족하고 약한 모습을 그대로 주님 앞에 내어드리면 주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하고 약한 모습에 당신의 능력을 부어 주셔서 우리로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승리자가 되게 하십니다.

   사도 바울이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을 쓰실 때 사도 바울의 무엇을 쓰신지 아십니까? 그는 세상적으로 남들 앞에 내세울만한 것이 참 많은 사람이었씁니다. 그는 참 많이 배운 사람입니다. 당대 최고의 학문가인 가말리엘의 문하생이었습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로마 사람이 아닌 이방인이 로마 시민권을 가졌다는 것을 대단한 가문이 아니고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의 가문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자랑한 적이 없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율법을 지킨 바리새인 중에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도 바울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의 그런 뛰어나고 강한 모습을 보시고 그 모습을 사용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2장에서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육체의 가시라는 약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금의 모습이 육체의 가시라는 약함을 가지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니라.”(고린도후서 12:9) 사도 바울은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신뢰하여 온전한 믿음의 사람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붙들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놀라운 그리스도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가진 강함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주님을 의지했고 그 약함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어 담대하게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의 약함을 통해 역사하셨고, 그 약함을 통해 일하셨습니다.

   우리에게 약함이 있습니까? 그것을 내 안에 머물러두면 우리는 평생 세상에서 멸시당하고 부끄럽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약함을 통해 주님을 더욱 굳게 붙잡는다면 우리의 약함 속에 그리스도의 능력이 임하여 하나님이 주신 권능으로 세상을 이기는 승리자로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작고 약하고 미련하고 볼품없는 사람들을 택하신 두 번째 이유는 우리 스스로 자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어떻게든 드러내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가 드러내 자랑해야 할 것은 주님의 은혜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약한 사람들, 볼품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을 택하셔서 세상에 내노라 하는 사람들보다 더 값진 존재로 만드신 이유가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자랑하려면 ‘주 안에서 자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본문 31절은 예레미야 9:24절의 말씀을 인용한 말씀입니다. 예레미야 9:24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사랑과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는 자인줄 깨닫는 것이라.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예레미야 9:24절의 말씀에서는 우리가 자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주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하나님을 자랑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며 그 은혜 안에 살고 있는 것을 자랑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하나님을 바로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사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사람입니다. 박사학위를 몇 십 개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알지 못하면 하나님께서 바라보실 때 어리석기 그지없는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알고 그 은혜 안에서 구원받은 사람입니다. 이 땅에서의 성공은 얼마 후면 다 사라지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구원받고 하늘에 시민권을 가진 사람은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는 은총을 입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누가 하나님을 바로 알고 경외하는 삶을 삽니까? 누가 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로 모시고 삽니까? 누가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임을 알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삽니까? 누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 아니면 살 수 없음을 고백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힘입어 삽니까? 자신이 약한 존재라는 것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약한 존재임을 아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입니다. 자신이 약한 존재임을 아는 바로 그 자리가 우리를 믿음에 부유한 자요 믿음의 담대함을 가진 자로 살게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늘 영광의 보좌를 바라보며 힘든 삶이지만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기쁨을 안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힘은 우리가 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를 약한 자리로 밀어 넣으십니다. 우리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하늘의 권능을 덧입어 살게 하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로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라고 고백하게 하십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주님의 손을 꼭 붙잡고 믿음의 승리자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함은 때로 우리에게 축복입니다. 사도 바울처럼 ‘약한 것들 외에는 자랑하지 않겠다.’(고린도후서 12:5)는 고백으로 매일을 살진 못한다 하더라도, 때로 약한 내 모습을 보면서 ‘이것도 축복입니다.’라며 고백하며 사십시다. 그 고백이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줍니다.

< 2018년 9월 2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