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아픔도 축복입니다.

< 본문 - 욥기 7:11-21 >

   지난 2003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한센병 권위자인 미국 폴 브랜드(Paul Brand, 1914-2003) 박사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State of Louisiana)의 한센병 재활원 원장이었습니다. 인도에서 20년, 미국에서 30년 등 50년을 한센병 치료를 위해 헌신한 분입니다. 그가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출장을 위해서 미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갔습니다. 여러 지방에서 업무를 본 뒤에 기차를 타고 긴 시간을 여행하여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밤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양말 한 짝을 벗는 중에 갑자기 발뒤꿈치에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센병(나병)의 권위자인 그는 인도에서 수많은 나병 환자들을 시술하고 피 고름을 만지면서 치료해 본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는 기계적으로 일어나서 날카로운 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복숭아 뼈 아래 부분을 찔러 보았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엄청난 고통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는 아무런 감각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핀을 한 번 더 깊이 찔러 보았습니다. 찔린 부분에서 피가 나오는데도 여전히 감각이 없었습니다, 나병에 감염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 날 밤 브랜드 박사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나도 나병 환자가 되었구나! 나병 환자로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하는 두려운 마음이 엄습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살아가야 할, 버림받고 외로운 자기의 인생의 말로를 그려 보았습니다. 가족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고통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밤은 지나고 아침이 오지만 브랜드 박사의 마음속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더 자기의 발을 찔러 보았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 아파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면서 좁은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신경의 한 부분이 눌려서 호텔의 방에 올 때까지 그 마비가 풀리지 않았던 것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브랜드 박사는 여기서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 몸의 아픔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렇게 아픔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내게 축복인가!’를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파서 감사합니다. 아파도 감사합니다. 아프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픔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날 이후로 브랜드 박사는 실수로 손가락을 베일 때에도 그 고통에 감사했습니다. 발을 잘 못 디뎌서 발목이 삐끗하여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와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내가 아픔을 느끼고 고통을 겪는다는 것에 감사해 보셨습니까? 우리의 삶에 고통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 되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우리가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한센병이라고 말하는 나병환자들은 아픔을 느끼지 못합니다. 자기의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도 아픈 줄 모릅니다. 자기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도 아픈 줄 모릅니다. 불구덩이에 손을 집어넣어도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병에 걸린 사람들은 동료가 아픔을 느끼게 되면 진심으로 축하해준다고 합니다. 나병이 치료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픔을 느낄 때 축하해준다는 말이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모릅니다. 깨진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가시밭길을 가면서 온통 발바닥이 피투성이가 되는데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갑니다. 그러면 더 많은 피가 흐르고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유리조각을 밟거나 작은 가시가 발을 찌르면 아픔 때문에 얼른 그 자리를 피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더 큰 상처를 입지 않게 됩니다. 그러기에 아픔을 느낀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고난이 그런 것처럼 고통과 아픔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 위한 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고난의 포장지를 벗겨내면 그 안에 축복이 담겨져 있는 것처럼, 우리가 겪는 아픔의 포장지를 벗겨내면 그 안에도 역시 은혜와 축복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의 아픔, 지금 겪는 통증 때문에 그 아픔을 결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통의 순간이, 아픔의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 그 순간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그것은 큰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의 주인공인 욥도 그랬습니다. 욥은 우리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고통을 겪은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잘 섬기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탄 앞에서 욥을 칭찬하실 정도로 하나님께 그의 신앙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사탄의 농단에 큰 시험을 겪게 됩니다. 그 시험은 그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과 아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그에게는 많은 소유가 있었습니다. 그의 평생에 모은 재산입니다. 그런데 그 재산을 하루아침에 다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열 명의 자녀들 역시 한 날에 모두 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자기 자식들이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욥은 그의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습니다. 그 때 욥의 모습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욥기 1:20) 여기에서 욥이 고통스러운 소식을 들었을 때 취한 행동이 네 가지 동사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어났다.’는 표현입니다. 이 말은 너무 갑작스럽고 기가 막힌 소식을 들은 욥이 너무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표현은 ‘겉옷을 찢었다.’는 말입니다. 겉옷을 찢는다는 것은 고대근동지역에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나 고통을 표출하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세 번째 표현은 ‘머리털을 밀었다.’는 말입니다. 고대 사회에서 머리털은 건강과 힘과 명예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던 머리털을 밀었다는 것은 자신은 아무 가치도 없는 인간이라는 고백과도 같습니다. 욥이 자기 자식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머리털을 민 것은 갑작스럽게 당한 재앙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다는 애통의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는 땅에 엎드렸습니다. 땅에 엎드리는 것은 자신보다 높은 신분의 사람이나 신에게 절을 하는 행위입니다. 즉 자신은 낮고 천한 존재라는 고백적 행동입니다.

  갑작스럽게 당한 재앙으로 인해서 욥은 너무나도 큰 아픔을 겪었었습니다. 그래서 마치 자신은 세상에 살아갈 이유가 없는 존재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런 욥의 고통이 오늘 본문에도 그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욥이 재산과 자식들을 한꺼번에 다 읽어버린 그런 재앙을 당한데다가 더 나아가서 온 몸에 종기가 나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참한 상태가 되자 그의 친구들이 욥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와서 나눈 대화 중에 욥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하는 고백입니다.

  욥은 자신의 재산을 다 잃고 자기의 자식들이 한꺼번에 죽는 비극을 맞았을 때에 마음에는 큰 고통과 아픔이 있었지만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되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이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기 1:21) 그리고 자신의 온 몸에 종기가 돋아 비참한 상태가 되었을 때 그의 아내가 욥에게 ‘차라리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고 말하자 그는 오히려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대의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욥기 2:10) 욥은 재앙을 당했을 때 그 모든 상황을 신앙의 이성으로 다 이해했습니다.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 달려 있는 것이기에 복을 받을 때에도, 재앙을 당할 때에도 그것을 순종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앙적 고백입니다. 그가 그렇게 고백한다고 해서 그의 마음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이시기에 하나님께서 불러가셨다면 하나님께서 찬송을 받으시는 것이 마땅하다.’고 고백했지만, 그렇다고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열 명의 자식을 한 날에 잃은 아버지의 절망적인 고통은 훌륭한 신앙을 가진 욥이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나 똑같습니다. 똑같이 마음이 아프고, 견딜 수 없는 슬픔을 느낍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욥이 느끼는 마음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탄식입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욥은 이렇게 탄식합니다. “그런즉 내가 내 입을 금하지 아니하고 내 영혼의 아픔 때문에 말하며 내 마음의 괴로움 때문에 불평하리이다.” 그는 영혼의 아픔 때문에, 그리고 마음의 괴로움 때문에 불평하고 탄식한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지금 마음의 상태가 얼마나 괴로운지를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입니다. 13-14절에서는 그 괴로움과 고통을 잊기 위해서 잠을 자려고 하지만 꿈속에서조차도 평안하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쉽게 말하면 너무 고통스럽고 마음이 아파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15-16절에서는 그 고통의 탄식이 절정을 이룹니다. “이러므로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숨이 막히는 것과 죽는 것을 택하리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명을 거두시어 이런 고통을 더 이상 겪지 않게 해달라고 탄식합니다.

  여러분, 혹 우리도 그런 고통과 아픔을 겪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지금 내가 겪는 고통과 아픔이 너무 커서 잠을 이룰 수 없고, 그 고통과 아픔이 너무 커서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지경까지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여러분, 본문의 욥이 믿음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탄식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욥은 자신이 당한 고난과 아픔을 신앙으로 다 이해했습니다. 받아들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복을 주시기도 하시지만 때로는 우리의 것을 가져가시기도 하시고,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기도 하시지만 때로는 아픔을 주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기 23:10) 지금 자신이 겪는 고난과 아픔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단련하시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연단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이 순금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믿음의 고백입니다. 그런데 그런 믿음의 고백을 할 수 있는 욥이라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도 힘듭니다. 너무나도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차라리 하나님께서 자신의 생명을 가져가시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힘듭니다.

  우리는 욥만큼은 아닐지라도 때때로 그런 고통과 아픔을 겪곤 합니다. 욥이 겪었던 고난의 강도만큼 강하진 않을지라도, 때로 우리도 너무너무 힘들면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워 차라리 여기에서 내 생명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께 탄식하며 하소연하는 것입니다. 너무 힘들다고, 너무 고통스럽다고 하나님께 하소연하는 것은 결코 믿음 없는 모습이 아닙니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고백해야 합니다. 마음이 아플 때는 ‘하나님 지금 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실한 신앙입니다. 감추어 억제하는 것이 좋은 신앙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이나 자신의 상태를 하나님께 다 아뢰는 것입니다. 때로는 불평도 해보고, 때로는 원망도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불평하고 원망하면서 우리가 분명하게 가져야 할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욥처럼 하나님께서 이 시련과 고통과 아픔의 때를 지나게 하신 후에 나를 정금같이 만드실 것이라는 고백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는 욥이 겪었던 것과 같은 큰 고통과 아픔이 없기를 소망합니다만, 그렇다고 작은 아픔조차 없는 삶을 살 순 없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고통과 아픔을 겪으며 살아야 합니다. 때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아픔을 겪게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 앞에 놓인 위험을 미리 알려주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을 겪게 하십니다. 여러분, 우리가 가벼운 감기만 걸려도 열이 나고 몸이 으스스하니 춥고 몸살이 난 것처럼 뼈마디가 쑤시기도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감기의 바이러스가 들어왔다는 사인을 보내신 것입니다. 건강을 조심하라고 말입니다. 만일 감기가 결렸는데 열도 나지 않고 몸이 으스스하니 춥지도 않다면, 그리고 몸살이 난 것처럼 뼈마디가 쑤시는 아픔이 없다면 우리는 감기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했는데도 그것을 무시하며 살 것입니다. 그러다가 큰 병을 얻고 맙니다. 그러니까 감기 기운을 미리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건강을 조심하라는 하나님의 사인입니다. 감기만이 아니라 몸에 다른 이상이 생겼을 때에도 미리 사인을 주십니다. 그 사인 때문에 우리가 건강에 신경을 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 큰 문제가 오기 전에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십니다. 그래서 긴장하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고난 당하는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편 119:71) 무슨 말입니까? 고난과 아픔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함으로서 세상으로 나가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안에 거하여 말씀을 따라 사는 신앙인의 삶을 지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뜨거운 불에 손을 넣으면 뜨거움의 고통 때문에 얼른 손을 뺍니다. 그래서 우리의 손이 화상을 입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나병에 걸린 사람들처럼 불에 손이 들어갔는데도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화상을 입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손 전체를 절단하는 상황에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픔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를 건강하게 하시고, 바르게 살게 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의 사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시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를 단련하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를 보다 더 성숙하고 보다 더 아름다운 믿음의 사람으로 단련시키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을 겪게 하십니다. 여러분, 그런 경험 있으시지요? 아이를 키울 때에 아이가 감기에 걸린다든지 몸이 아프면 어르신들이 ‘아픈 만큼 크는 거야!’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해보니까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아프고 나면 뭔가 한 가지씩 하는 것이 늘어납니다.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이 하신 말씀이 정말 맞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신앙도 그렇습니다. 아픈 만큼 크고, 아픈 만큼 신앙이 성숙해집니다.

  20세게 최고의 기독교 작가요 변증가인 C. S. 루이스(Lewis, 1898-1963)는 여덟 살 때에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여덟 살의 어린 아이에게 어머니의 죽음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루이스는 울지 않았고,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왜냐하면 울면 마음이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는 울지 않기로 작정하고, 대신 공부하는데 매진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공부하는 일에만 매달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50대가 될 때까지 학식이 깊은 세기의 학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도 감정 없는 삶을 살면서 사랑을 모르는 냉철한 이성주의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50대에 유대계 미국인인 조이 데이빗맨(Joy Davidman)을 만나게 됩니다. 데이빗맨은 한 시대의 영성가요 시대의 석학인 루이스를 향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왜 그 따위로 사는거요? 당신은 사랑이 무엇인지 압니까?” 충격스런 도전에 루이스는 그녀에게 사랑을 가르쳐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56세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결혼할 당시 데이빗맨은 암으로 1년밖에 살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3년 2개월을 살다 죽었습니다. 나중에 루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평생 가장 행복한 시절은 데이빗맨과 보냈던 3년 2개월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는 아픔을 부인하고, 그 아픔을 부인하기 위해서 마음에 벽을 쌓으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 위대한 사랑을 모른 채 살았습니다.

  여러분, 아픔을 부인하면 사랑의 참된 가치를 알지 못합니다. 아픔을 모르면 삶이 건조해집니다. 아픔을 모르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때로 잔인해질 수 있습니다. 아픔을 모르면 사랑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십자가 사랑입니다. 당신의 독생자를 십자가에 죽게 하는 아픔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 십자가 아픔의 사랑이기에 우리는 그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압니다. 십자가 아픔이 있기에 그 사랑이 우리를 죄에서 구원했습니다. 아픔이 없었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여러분, 때로 아픔도 축복입니다. 아픔이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듯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그 아픔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우리가 아픔을 느낄 때 하나님의 그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도 감동적인 글이 있어 여러분에게 읽어드립니다. “치료시키는 것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죽이는 것도 사랑이었다. 죽어도 다시 사니 잠깐의 이별이요 주님을 신랑 삼아 온 맘으로 섬기게 되니 죽이는 아픔도 사랑이었다. 꿰매는 것만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찢기는 것도 사랑이었다. 현재의 아픔이 미래의 성숙이 되어 아픔만큼 성장하게 되니 찢기는 아픔도 사랑이었다. 세우는 것만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헐리는 것도 사랑이었다. 실패의 아픔이 참 교훈이 되어 성공으로 인도하는 스승이 되니 헐리는 아픔도 사랑이었다. 매사에 형통함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풀무의 연단이 참 사랑이었다. 환난의 연단으로 정금같이 되어 주님의 거룩한 신부되게 하니 고난의 아픔이 더 큰 사랑이었다.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주님이 우리 앞에 주신 것은 다 사랑이었다. 환난도 아픔도 실패도 죽음까지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하늘 기업 주시려는 준비였었다. 우리를 사랑하사 복 주시려는 하나님이 형편없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축복 받기에 합당하게 만드시려고 각자의 형편 따라 견딜만한 아픔 주시니 그 아픔도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여러분, 때로 우리의 삶에 고통이 찾아오거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축복을 찾아보십시다. 때로 너무너무 큰 아픔이 우리의 삶을 짓누르거든 그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보십시다. 그 아픔은 우리에게 축복일 수 있습니다.

< 2018년 10월 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