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 하늘의 문을 두드리다.

< 본문 - 마가복음 1:14-15 >

   어느 유치원 선생님이 어머니들을 초청하여 종이 한 장씩을 나누어주고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당신의 어린 자녀가 자라서 장차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나누어 드린 종이에 그것을 써주십시오.” 그랬더니 어머니들이 나름대로 자신이 바라는 아이의 미래를 적었습니다. 기술자, 학자, 의사, 판검사 등등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적었습니다. 그런데 한 어머니가 좀 색다른 대답을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하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은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나 손주들이 어떤 아이로 성장하기를 원하십니까? 우리 교회에서 유아세례식을 행하기 전에 당회 앞에서 부모들이 문답을 합니다. 문답을 할 때 제가 부모님들에게 ‘내 아이를 위한 기도를 준비해 오세요.’라고 말하고, 문답 마지막 부분에서 부모님들이 모두 자기의 자녀들을 위한 기도를 하게 합니다. 그런데 그 기도의 공통점은 모든 부모님들이 자신의 자녀들이 세상에서 출세하고 돈 많이 벌고 떵떵거리며 사는 아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부모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부모님들의 속마음과 기도의 내용이 다를 수는 있을지 몰라도 부모님들은 한결같이 ‘우리 아이가 정직한 아이,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잘못으로 깨닫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할 줄 아는 아이, 주님의 마음을 더 많이 닮아가는 아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저는 다른 어떤 기도보다 그 기도대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기도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잘못이라고 깨닫고 자신의 잘못과 죄, 그리고 허물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고, 또 누군가의 잘못에 대해서는 기꺼이 용서해줄 수 있는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자라면서 세상에 물들어 ‘미안하다, 잘못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마치 부끄러운 것처럼 여기며 그런 말을 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짜 훌륭한 사람은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인간이 해결해야 할 인생의 가장 큰 문제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죽음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죄의 문제입니다. 사람이 죽음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철이 든다고 하고, 철이 든 그 사람이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이 되어갑니다. 반면 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사람은 종교인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그 죄의 문제를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음을 깊이 깨닫는 사람이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깨닫고 그 은혜 안에 거하는 신앙인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죄를 짓지 않는 사람보다 더 위대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죄를 깊이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십자가의 은혜를 사모하며 사는 신앙인은 그 누구보다도 위대한 사람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Vienna)에 있는 ‘임페리얼 박물관’에 17세기의 플란더즈(Flanders)의 화가 안소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ke, 1599-1641)가 그린 ‘성 암브로시오스에 의해 밀라노 성당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된 테오도시우스 황제’(Emperor Theodosius Forbidden by St Ambrose To Enter Milan Cathedral)라는 긴 제목의 그림이 있다고 합니다.(사진1) 이 그림은 로마 황제가 성당에 들어가려 하는데 주교가 문을 막아선 채 “못 들어갑니다.”라고 저지하는 내용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주후 390년 데살로니가 주민들이 반란을 일으켜 로마 총독을 살해하고 황제 및 황후의 초상화를 흙탕물 속에 집어넣고 갖은 모욕을 가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에 격분한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는 군대를 보내 그 지방에 사는 양민들을 원형경기장에 모아놓고 학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 명령을 내린 후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고 새로운 명령을 하달했지만, 새로운 명령이 도달하기 전에 원형경기장에 모인 사람 7천 명이 잔인하게 학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Ambrosius)는 즉시 황제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양민을 학살한 죄를 회개하든지, 아니면 파문을 당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주교의 편지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부활절을 맞아 측근들을 대동하고 성당으로 행차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암브로시우스는 성당 문 앞에 나와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황제의 출입을 막아섰습니다. “당신이 사람의 피로 물든 그 손을 그대로 지닌 채 이곳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이런 단호한 태도를 보인 주교 앞에 황제가 얼떨결에 대꾸합니다. “성경에 보면 다윗 왕도 죄인 아니었습니까?” 죄인인 다윗도 하나님께서 사랑하셨는데 이렇게까지 냉혹하게 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자 암브로시우스는 ‘다윗의 죄를 모방하시렵니까?’ 그러면서 “그렇다면 다윗의 참회까지도 모방하셔야지요. 다윗처럼 진실한 회개를 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성당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그림이 바로 그 때의 상황을 표현하는 그림입니다.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비록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선언한 황제이지만 학살에 대한 회개를 하지 않으면 성당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가로막은 것은 암브로시우스 입장에서는 목숨을 건 단호한 태도였습니다.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황제는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고, 회개하는 의미에서 은둔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 후 그해 성탄절에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황제의 예복을 벗고 평민 복장으로 성당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회개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황제가 땅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회개하고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한 것입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이 황제와 함께 울면서 기도했고, 황제의 슬픔과 겸손에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찬금지를 당한 지 8개월 만에 황제는 성탄절에 성당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는 자신의 죄를 회개한 후에야 성당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회개는 성당에 들어갈 자격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하늘의 문을 열고 하늘에 들어갈 자격도 함께 주어집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회개 없이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첫 번째 외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세례 요한이 헤롯 왕에게 붙잡혀 감옥에 갇힌 후에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셨다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세례 요한은 메시야의 오실 길을 준비한 사람입니다. 구약 말라기 선지자 이후 약 400여 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외친 선지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이 요단강가에서 세례를 베풀며 하나님의 말씀을 외칠 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구약성경에 예언된 메시야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은 아주 분명하게 ‘나는 메시야가 아니라’고 선언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마가복음 1:7-8절에서 증언한 것처럼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시니...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고 선포했습니다. 자신은 메시야가 아니라 자신의 뒤를 이어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메시야가 오신다는 말씀입니다. 세례 요한의 그 말대로 곧 이어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메시야가 곧 오신다고 외쳤던 그 세례 요한의 시대가 마감되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바로 메시야의 시대입니다.

   그 메시야의 시대를 가져오신 예수님께서 첫 번째 외치신 말씀이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때가 찼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때가 다 되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쓰인 ‘때’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역사적 흐름을 나타내는 때(크로노스)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역사에 개입해 오시는 특별한 때를 가리키는 ‘카이로스’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당신이 정하신 때가 다 되어 인간의 역사 가운데 당신의 뜻을 이룰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 그래서 이제 그 때가 되어 그것을 이룰 시간이 다 된 그 하나님의 역사는 무엇입니까?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때가 찾다.’는 말씀에 바로 이어서 하신 말씀이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구약성경에서 뿐만 아니라 유대의 묵시문학과 랍비 문학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말로, 유대인들이 갈급하게 기대하던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입니다. 세상의 왕이 통치하는 세상의 어떤 나라나 제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하나님께서 온전히 통치하시는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바로 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가져다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고, 그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님의 사역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왕이나 황제가 통치하는 나라가 아닌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그에 대해서 아주 명확하게 말씀하십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암브로시우스 주교의 엄한 경고로 회개를 하고서 성당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 회개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회개가 무엇입니까?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회개입니다.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없이 많이 회개하며 삽니다. 그렇다면 성경이 말씀하는 회개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반성하는 것과 회개하는 것은 결코 같지 않습니다. 물론 회개라는 말 속에는 반성이라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자신의 행동이나 삶 또는 자신이 한 말을 깊이 성찰하면서 그것들 가운데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아는 것이 반성입니다. 내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하게 행동하거나 말을 했을 때 우리는 반성을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런 반성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회개는 단순히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온 모든 잘못된 길과 죄의 길에서 돌이켜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구체적인 변화를 말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더 이상 그 길로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길에서 돌이켜 의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애통하는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애통하게 하는 그 죄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향해서 돌이켜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성형수술이 엄청나게 발전해서 못생기고 밉게 생긴 얼굴도 수술을 잘 하면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예쁜 얼굴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이 있다고 하지요. ‘요즘 사람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나서 성형외과에서 거듭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성형외과에 가서 아무리 예쁘고 멋진 얼굴로 바꾸었다고 해도 그의 본질이 바꿔지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외모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가 정말 이전과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외모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죄를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며, 이웃을 보면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어야 진짜 그 사람이 변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얼굴은 예뻐지고 몸매는 S라인이 되었는데 마음 쓰는 것이 그대로라면 아무도 그를 변화되었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개는 본질이 바뀌는 것입니다. 죄된 인간이 죄에서 벗어나 성결한 사람이 되고, 성결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불의와 부정직한 일을 부끄럽지 않게 행하던 사람이 불의를 행하거나 부정직한 행동을 하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향해서 선을 베풀고 도와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게 변화입니다.

   여러분, 회개는 변화입니다. 방향의 변화이고 삶의 변화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던 눈의 방향이 하늘을 향해 바라보고, 세상의 즐거움과 쾌락을 좋아하던 삶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으로 행복을 삼아 살아갑니다. 내 욕망과 내 본능에 따라 살던 삶에서 이제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성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며 그 뜻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며 삽니다. 비록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진 않지만, 그리고 때론 그렇게 사는 것이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삽니다. 이전까지는 내 이익을 위해서는 적당하게 거짓말도 하고 남을 속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것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손해를 좀 본다 하더라도 희생하며 삽니다. 돈을 벌더라도 내가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멋진 삶을 살기 위해서 돈을 법니다. 직장에 다녀도, 장사를 해도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도 바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고린도전서 10:31)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까지는 나 중심적인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삽니다. 지금까지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았는데, 이제는 방향을 바꾸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찾아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삶을 삽니다. 그게 변화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회개 한 번 했다고 해서 그렇게 변화되지 않습니다. 먼저는 예수님을 알지 못하던 내가, 예수님 없이 살던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이었는지를 깨닫고 방향을 바꿔 예수님의 품에 안기는 것이 첫 번째 회개입니다. 주님을 알지 못한 채 내 욕심에 끌려 하나님의 원수로 살던 우리를 위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셨음을 깨닫고 그 주님을 나의 구주로 영접하고 고백하는 것이 첫 번째 회개입니다. 그 회개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그 첫 번째 회개를 통해서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면 우리는 성숙해지기 위해서 끊임없이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속사람이 온전히 변화되지 못한 내 자신을 보면서 회개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으면서도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한 연약한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고 살고 있으면서도 마치 내 힘과 내 능력으로 사는 것같이 살던 교만한 우리의 마음도 회개해야 하고, 주님께서 주신 은혜에 합당하게 살지 못한 것도 회개해야 합니다. 순간순간 세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뜻을 잊고 살던 것도 회개해야 하고, 주님을 모신 내 마음에 여전히 악한 생각이 꽈리를 틀고 있음을 보면서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살지 못한 모습들을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함으로 우리 안에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어야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의 가슴에 가득 채워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세상에 지지 않고 믿음의 사람으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덧입어야 우리의 옛사람의 성품과 습관들이 하나둘 제거되면서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되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매순간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회개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회개하라’는 말씀과 연결하여 ‘복음을 믿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이 무엇입니까? 복음이라는 말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그 단어의 뜻 그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기쁜 소식입니까? 아기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 탄생하셨을 때 천사들이 들판에서 양을 지키고 있던 목자들에게 이렇게 알려 줍니다.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누가복음 2:10-11) 무엇이 기쁜 소식(복음)이라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아들 독생자 예수님께서 이 땅에 그리스도로 탄생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온 세상에 주가 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이 기쁜 소식입니다. 그 주님으로 인해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임했기 때문입니다. 그 주님으로 인해 우리가 죄인의 자리에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회개하고 복음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 앞에 하늘이 활짝 열립니다. 회개는 죄인에게 굳게 닫혀 있는 하늘의 문을 두드려 여는 것입니다. 회개는 하늘의 문을 열어 하늘의 기쁨과 하늘의 영광을 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회개는 죄악이 가득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하늘나라를 향하여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게 하는 계단과도 같습니다. 회개를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이 된 우리는 회개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회개를 통해서 거룩해집니다.

   여러분, 회개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는 매순간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앞에 하늘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회개는 하늘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개를 통하여 죄용서함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노래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https://youtu.be/nmjlTchmNG4> 이 노래는 미국의 흑인들이 불렀던 노래인 흑인영가 가운데 하나인 ‘쿰바야’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아프리카의 흑인들은 뛰어난 음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그런 뛰어난 음악성은 그들이 노예로 끌려온 아메리카 신대륙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노예로 끌려온 그들은 죽어야만 끝날 것 같은 고달픈 노예생활과 굶주림을 달래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거기에다가 신앙으로 인해 희망을 갖게 된 노예들이 자기들의 창법으로 부른 노래가 흑인영가(spiritual)이고,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가 금방 들었던 ‘쿰바야’(Kum ba ya)입니다. 이 찬양이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미국의 인권운동가요 가수인 조안 바에즈(Joan Baez, 1941-)가 불러 세상에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쿰바야’라는 말은 ‘여기 오소서 내 주여.’를 뜻하는 영어 ‘Come by here, my Lord’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영어 발음이 잘 되지 않았던 노예들이 ‘Come by here’를 쿰바야로 잘못 읽으면서 그대로 고착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카 흑인 노예들은 자신들이 감당할만한 고난만 주신다는 주님의 약속을 굳게 믿고 쿰바야를 불렀습니다. 지속된 억압과 고통과 굶주림 중에서 주님이 여기 오셔서 우리를 도우시면 이런 고통과 힘듦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찬양을 부르면서 그 고통을 이겨나갔습니다.

   여러분, 고난을 이기는 힘은 주님이 여기 내 삶의 자리와 내 마음에 오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님의 임재는 회개를 통해서 경험되기 시작합니다. 회개하는 자가 두드려 연 그 하늘로부터 주님의 평화가 우리에게 임하십니다. 회개하는 자가 두르려 연 하늘, 그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실 때 우리의 삶에 하늘의 기쁨이 가득 차게 됩니다.

   대림절 세 번째 주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준비하면서 우리도 쿰바야를 부르며 기도하십시다. 노래는 다 알지 못해도 ‘주님 지금 여기에 임하소서.’ ‘주님 여기 내 마음에 오시옵소서.’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리십시다. 주님이 우리의 마음과 삶에 임재하시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먼저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회개는 하늘의 문을 두드려 열게 하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 2018년 12월 16일 주일낮예배-대림절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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