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흔적
< 본문 - 창세기 26:26-33 >
‘3분의 기적’이라는 밴드에 올라온 어느 집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고향에 볼 일을 있어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말이 고향이지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지라 볼일만 빨리 끝내고 서울로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는 자기 집에서 지내라며 그 집사님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집사님은 친구의 집에서 며칠을 지내며 풍성한 대접을 받았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와 지금 참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간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볼일을 끝내고 자주 만날 것을 약속하며 서울로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와서야 아끼던 모자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사님은 모자를 친구 집에 두고 온 것으로 생각하고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혹시 모자가 있는지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의 아내가 답장을 보내 왔습니다. 그 답장 중의 문장 하나가 그 집사님에게 잊을 수 없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런 답장이었습니다. “저는 연락을 받고 집안 구석구석을 다 뒤져보았습니다. 그러나 모자는 흔적도 없었습니다. 여기 남겨 두고 가신 것은 큰 축복 하나뿐입니다.”
‘모자의 흔적은 없고 여기 남겨 두고 가신 것은 큰 축복 하나뿐입니다.’ 여러분, 이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아니 그 삶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거기에 우리의 삶의 흔적들이 남게 됩니다. 며칠을 지내고 간 친구의 집에 남겨진 것이 ‘큰 축복’이었다니 그런 멋진 모습을 남긴 집사님도 아름답고, 만남과 함께함이 큰 축복이었다고 회상하는 친구 부부도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아름다운 여운이 남는 삶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습니까? 지금 내 삶에는 어떤 흔적이 남겨지고 있습니까? 우리가 그 동안 살아왔던 삶의 자리들에 어떤 흔적을 남기셨습니까? 우리가 남긴 흔적이 모두 향기 나는 흔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일부러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등산을 한 후에 바위에다가 ‘아무개 다녀감’이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외국 유명한 관광지에 가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겨놓은 그런 흔적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흔적들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짜증을 줄 뿐입니다.
우리의 삶을 뒤돌아볼 때 우리의 삶의 자리에는 어떤 흔적들이 더 많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랑의 흔적이 더 많았습니까? 미움의 흔적이 더 많았습니까? 평화의 흔적이 더 많았습니까? 다툼의 흔적이 더 많았습니까? 희생의 흔적이 더 많았습니까? 욕심의 흔적이 더 많았습니까? 공공화장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지나간 자리에 아름답고 멋진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아름답고 멋진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자리에 우리의 인격과 삶의 모습이 담긴 멋진 흔적들이 남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신앙인으로서 남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흔적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본문에 소개되는 이삭은 참 아름다운 신앙인의 흔적을 남긴 사람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으로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선조들의 이야기 가운데 이삭의 이야기는 가장 적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창세기 12장부터 시작해서 24장까지 이어지고, 25장에는 아브라함의 죽음 이야기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25장에서 이삭의 두 아들 에서와 야곱이 태어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고, 27장부터 창세기 마지막장인 50장까지는 야곱과 요셉의 이야기가 중심에 등장합니다. 그러기에 실제로 이삭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야기는 오늘 본문이 속해 있는 창세기 26장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짧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이삭이기에 우리가 이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짧은 이야기 속에 보여진 이삭의 모습은 우리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이삭과 그랄의 블레셋 왕인 아비멜렉 사이에 언약을 체결하는 장면입니다. 이 모습에서 우리는 이삭이 얼마나 신앙인으로서 강렬한 흔적을 남긴 사람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창세기 26:1절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이삭은 브엘세바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 땅에 커다란 흉년이 들었습니다. 흉년이 들자 이삭은 그 땅에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애굽으로 가려했습니다. 애굽으로 가는 가장 쉽고 편한 길은 지중해 해변쪽을 따라 나 있는 해변길(또는 블레셋길)입니다. 이삭은 그 해변길을 따라 애굽으로 가기 위해서 그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이삭은 애굽으로 가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그랄 지역에 머물러 살게 됩니다. 그랄 지역은 애굽만큼 풍요롭진 않지만, 가나안 땅보다는 훨씬 더 풍요로운 지역입니다. 가나안 땅은 서쪽으로 지중해 해안지대나 북쪽의 고원지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사막이나 아열대 지역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열대 지역은 4-10월까지는 비가 오지 않는 아주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11월부터 3월까지는 비가 내리는 서늘한 겨울철 날씨입니다. 그러기에 비가 와야 할 우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일년 농사를 짓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가나안 땅 동남쪽에 위치한 아라비아 반도의 무더운 사막바람(동풍)이 불어오면 가나안 땅은 어김없이 가뭄과 기근으로 몸살을 앓게 됩니다. 그런 척박한 상황과 달리 블레셋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랄 지역은 지중해 해안의 곡창지대였습니다. 농사지을 물이 풍부한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바로 그 그랄 땅에 이삭이 머물러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상당히 오랜 기간 그랄 땅에 머물러 살았습니다.(창세기 26:8) 그러던 어느 해엔가 이삭이 농사를 짓는데 엄청나게 많은 수확을 얻게 되었습니다. 성경의 표현으로 한다면 농사를 지어 백배나 얻었습니다. 농사를 지어 백배나 얻었다는 것은 최대의 수확을 거두었다는 것입니다. 이삭은 농사꾼이 아닙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유목민입니다. 농사일에 익숙하지 않은 유목민이요, 그 땅의 토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이삭이 이런 엄청난 수확을 거두어 부자가 되자 블레셋 사람들이 이삭을 시기했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블레셋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외지에서 떠돌이처럼 들어온 사람이 자기들보다 농사도 잘 짓고 거부가 되니까 배가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기하고 미워했습니다. 그리곤 이삭에게 행패를 부립니다. 이삭이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하는데 쓰는 우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 파놓은 우물입니다. 그 우물을 블레셋 사람들이 흙으로 메워버렸습니다. 농사도 짓지 못하고 목축도 하지 못하도록 훼방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들이 행패를 부린 것에 이삭이 대꾸를 한다면 언제든지 싸우겠다는 선전포고이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긴박하게 돌아가자 아브라함과 친분이 있었던 아비멜렉 왕이 이삭을 찾아와서는 그랄 땅에서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합니다. 왕도 분노한 백성들을 제지시킬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아주 긴박하게 흐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삭은 농사짓던 땅을 포기하고 그랄 골짜기로 자리를 이동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도 아버지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을 다시 파고 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랄의 목자들이 그 골짜기까지 와서는 그것이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이삭이 거느리고 있는 목자들과 아비멜렉이 거느리고 있는 목자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삭은 그 우물을 그랄 목자들에게 줘버리고, 장소를 이동하여 다시 우물을 팠습니다. 그러자 또 우물에서 물이 나왔습니다. 그 우물 역시 그랄 목자들이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자 그것마저 줘버립니다. 그리고 세 번째 우물을 팠는데, 그 때는 더 이상 그랄 목자들이 시비를 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이삭은 그랄 땅을 떠나 다시금 브엘세바로 옮겨갑니다. 브엘세바에 도착하자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창세기 26:24)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복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그 복을 아들 이삭에게도 그대로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이 시작됩니다. 이삭이 그랄 땅을 떠나 브엘세바에 머물고 있을 때 그랄 왕 아비멜렉이 군대장관을 대동하고 이삭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이삭에게 계약을 맺자고 제안합니다. 여러분, 그랄 왕 아비멜렉이 그랄 땅을 떠난 이삭을 찾아와서 계약을 맺자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오늘 본문 29절에서 그 이유를 가르쳐줍니다. “너는 우리를 해하지 말라.” 무슨 말입니까? 지금 아비멜렉은 이삭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삭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을 공격해 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삭과 블레셋 사람 사이에 전쟁을 한다면 자신들이 패할 것 같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이삭은 그저 한 가문의 가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비멜렉은 블레셋의 왕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큰 나라는 아닐지라도 왕이라고 하면 제법 큰 권력을 손에 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 조직과 제도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군대장관이 나옵니다. 아비멜렉에게는 군대조직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그랄 지역은 곡창지대이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거주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지역에 왕이라고 한다면 그 휘하에 거느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을 것입니다. 이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도 아비멜렉은 이삭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왜 아비멜렉은 이삭이 두려웠을까요? 분명 이삭에게 군사가 많기 때문이 아닙니다. 잘 훈련된 군사들이 있거나 이삭에게 어떤 막강한 권력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아비멜렉이 모든 조건에서 우월합니다. 그런데도 그랄 왕 아비멜렉은 이삭이 두려웠습니다. 아비멜렉이 아무런 힘도 없는 이삭을 두려워한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이 이삭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오늘 본문 28절에서 그랄 왕 아비멜렉이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29절에서는 “이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니라.” 아비멜렉은 이삭이 두려웠습니다. 두려운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 함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비멜렉은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아비멜렉은 이삭이 그랄 땅에 머물러 살 때부터 이삭을 주목하여 보았습니다. 농사도 지어본 적이 없는 떠돌이 이삭이 그랄 땅에 머물러 농사를 지으면서 100배나 되는 소출을 얻을 때에 그를 자세히 관찰해보았습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삭이 농사를 잘 지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농사짓는 기술도 자기들보다 못합니다. 그렇다고 어떤 특별한 물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엄청난 소출을 얻었습니다. 그것뿐만 아닙니다. 그랄 사람들의 미움 때문에 골짜기로 들어간 후에 이삭이 자신이 판 우물을 그랄 목자들에게 양보한 것도 보았습니다. 당시 우물 하나 판다고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여러 곳에 땅을 파도 물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삭은 우물을 파기만 하면 물을 얻었습니다. 어렵게 판 우물이지만 그랄 목자들이 다툼을 걸어오자 이삭은 다투기 싫어서 힘들게 판 그 우물을 그랄 목자들에게 줘버립니다. 그러기를 두 번이나 반복합니다.
그런 모든 과정을 유심하게 지켜본 결과 아비멜렉이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이삭이 섬기는 하나님께서 이삭을 돕지 않으시면 결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구나.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구나!’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아비멜렉에게 두려운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비록 이삭은 힘이 없고 군사도 없지만 그 이삭이 우리를 공격해 온다면 이삭이 섬기는 하나님이 도우심으로 우리를 패할 수밖에 없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브엘세바에 머물고 있는 이삭을 찾아와서 ‘우리 서로 전쟁하지 말고 평화롭게 지내자.’고 제안하고 서로 불가침조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여러분, 이삭은 그랄 지역에 살면서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 하신 모습을 그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랬기에 그랄 왕 아비멜렉이 이삭을 두려워하여 이삭이 그랄을 떠난 후에 이삭을 찾아와서 평화조약을 맺자고 청원하게 됩니다. 이삭은 그랄 땅에 확실하게 신앙인의 흔적을 남기고 온 것입니다.
그랄 땅에 이삭이 남긴 신앙인의 흔적이 무엇이었습니까? 이삭이 농사를 잘 짓고 거부가 되었을 때 그랄 사람들이 이삭을 시기하고 미워하여 결국 이삭을 내쫓고 말았습니다. 그 때 이삭이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내가 당신들에게 잘못한 것이 뭐 있느냐?’고, ‘내가 당신들에게 손해를 입힌 것이 무엇이냐?’고 따지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삭도 사람인데 왜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오늘 본문 27절에서 이삭은 자신을 찾아온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나를 미워하여 나에게 너희를 떠나게 하였거늘 어찌하여 내게 왔느냐?” 이삭도 그랄 사람들이 자신을 쫓아낸 것에 미움 감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랄 사람들이 자신을 쫓아낸 것에 대한 감정이 풀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쫓겨날 당시에는 어떠했겠습니까?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랄 사람들에게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면, 쫓겨날 당시에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삭은 그랄 사람들이 자기를 시기하고 미워하고, 심지어 싸우자고 덤벼들 때에 그들에게 감정대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아비멜렉 왕이 두려워했던 것처럼 이삭이 그랄 사람들과 싸우자고 했다면 비록 힘이 없는 이삭이지만 이삭이 그랄 사람들을 이겼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싸워서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유 없이 자신을 미워하고 쫓아낸 사람들과 한바탕 주먹다짐이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삭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랄 사람들에 대한 미운 감정을 가슴에 꾹 참아 누르고, 양보하고 포기했습니다. 자신의 권리도 포기하고, 분명 자신의 우물인데도 그랄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이삭의 모습을 보면서 그랄 왕 아비멜렉은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오늘날 우리 시대의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 신앙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 줄 아십니까?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답게 우리의 삶에서 거룩한 신앙인의 모습이 보여지길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줄 신앙인의 신앙인다운 모습은 무엇입니까? 그게 바로 이삭과 같은 모습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너무나도 이기주의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자기들의 권리를 하나도 포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라면 끝까지 싸워서라도 자기의 것을 지키려고 합니다. 자기의 것을 지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남의 손에 들려진 것이 탐이 나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그것마저 내 손에 움켜쥐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고, 거짓말로 모함하고, 인격을 모독하고, 무시하고, 심지어 속여 갈취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든 그 사람에게 망신을 주려고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에게 자신이 당한 것보다 몇 배, 몇십 배 더 갚아주어야 속이 시워해집니다. 나와 경쟁상대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짖밟고 올라서야만 합니다. 그래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서도 우리에게 ‘너희만은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도 너희만은 좀 달랐으면 좋겠다.’ 말합니다. 경쟁사회 속에서 경쟁이 아닌 자기희생으로 참된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기 이익을 움켜쥐고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시대에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것은 오늘날 세상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만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그렇게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에 소금이요 빛이라.’(마태복음 5:13-14)고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은 자신을 녹여 맛을 냅니다. 빛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게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그러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또한 ‘오른편 뺨을 치면 왼편도 돌려대고, 속옷을 가지려고 고발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주고, 억지로 오리를 끌고 가는 자와 10리까지 동행하라.’(마태복음 5:39-41)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주님을 믿는 사람, 주님을 따라 가는 사람, 주님의 닮아가야 할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님께서 바라시는 기대입니다. 세상 속에 신앙인의 흔적을 확실하게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이 그렇게 사셨습니다. 기꺼이 당신의 생명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우리를 대신하여 고난을 당하시고, 우리가 맞아야 할 채찍을 주님이 맞으셨고, 우리가 죽어야 할 자리에서 주님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 그런 주님을 보여주십시다. 예수님을 보여주십시다. 주님을 닮은 주님의 제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십시다. 이기주의가 만연된 세상에, 자기의 이익을 움켜쥐고 사는 세상에 주님의 사랑으로 세상을 품으십시다. 그것이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제자의 삶이고, 세상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닮고 예수님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 내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 아름답고 멋진 신앙인의 흔적을 남기십시다.
< 2019년 3월 3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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