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여전히 거기 서 있는가?

< 본문 - 마태복음 16:21-27 >

  1840년대 초 영국 런던의 ‘히치콕로저스’라는 옷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스무살의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고린도전서 15:2절 말씀을 읽고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너희가 만일 내가 전한 그 말을 굳게 지키고 헛되이 믿지 아니하면 그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으리라.” 이 말씀이 그 젊은이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는 ‘나 같은 사람도 주님의 말씀을 굳게 지키고 산다면 귀하게 쓰임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주말마다 12명의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성경공부를 하고 기도하는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 혼란 속에서 런던의 젊은이들은 저녁 시간의 대부분을 멋대로 분망하게 보냈고, 여기저기 오락을 즐기기 위해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말투, 부도덕함, 술타령 등 어느 것 하나 악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방탕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을 위해 무언가 올바른 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그는 뜻이 맞는 12명의 친구들과 함께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던 그 12명의 젊은이들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감을 느끼고 1844년 6월 6일 그 청년의 하숙방에서 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그 모임이 바로 기독청년회인 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이고, 그 YMCA를 창설하는데 앞장섰던 그 젊은이가 조지 윌리엄스(George Williams, 1821-1905)입니다.

  그는 16세에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 그는 세속에 물들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매달 수입의 7%를 선교헌금으로 드렸습니다. 그런 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YMCA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11년 후인 1855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YMCA세계연맹이 창립하게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혼란한 상황 속에서 방황하는 수만은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심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영적 개선을 이루는데 큰 업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의 헌신과 수고의 공로로 그는 나중에 영국 국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한 젊은이의 헌신과 수고, 그리고 믿음이 지금 세계 전역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며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세계적인 기구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헌신, 한 사람의 수고, 한 사람의 믿음이 그런 위대한 역사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사람을 쓰십니다. 믿음으로 자신을 헌신하며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드린 사람을 통해서 위대하고 놀라운 일들을 만들어 가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크고 위대한 일에 쓰시는 사람들도 때론 낙심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방황할 때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잘 진행되어 가던 일들이 전혀 뜻하지 않는 일에 가로막혀 앞으로 전진할 수 없는 순간을 맞이 때도 있고, 때로는 큰일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다가 건강을 잃어 낙심할 때도 있고, 때로는 함께 협력했던 좋은 동역자들과 마음이 맞지 않아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들을 때문에 하나님의 사람들도 낙심하고 힘들어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큰일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낙심되고 힘들게 하는 환경에 굴복하지 않았고, 포기하고 그 자리에 앉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소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시련이나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성공자들이 다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었고, 그 실패를 발판 삼아 성공이라는 자리에 올랐습니다. 믿음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훌륭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사람들 역시 모두 수없이 많은 시간들 속에서 실패하고 실수를 경험했던 사람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실패의 자리에 머물러 서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패와 실수를 딛고 다시 일어섰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가 실패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더냐?’ 제자들은 자기들이 들은 이야기를 예수님께 해 드립니다. ‘어떤 사람은 세례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엘리야 선지자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예레미야나 선지자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러자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그런 베드로의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너무너무 기뻐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칭찬해 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엄청난 축복입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기뻐하시면서 베드로를 축복하신 이유는 지금까지 예수님에 대해서 그런 멋진 고백을 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제자들에게 하늘나라의 복음을 가르치셨고, 수없이 많은 기적들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너무나도 많은 부분에서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여전히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한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는 아주 간단한 고백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아주 정확하게 표현한 고백이었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무너무 기뻐하시며 베드로에게 엄청난 축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제자들이 비로소 예수님에 대해서 분명한 고백을 하자, 드디어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당신이 가셔야 할 길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 21절입니다.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 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 여기서 주목해서 보아야할 단어가 있습니다. ‘이 때로부터... 비로소’라는 말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이제 제자들이 당신이 누구인지 알았다.’고 생각하시고, 메시아가 가셔야 할 길에 대해서 비로소 분명하게 말씀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의 길이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3일 만에 부활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자 다시금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서 죽으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예수님을 가로막은 것입니다. 우리 성경에는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22절에 ‘베드로가’라는 말 앞에 정관사가 붙어 있습니다. ‘그 베드로가’라는 뜻입니다. 앞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멋진 신앙고백을 했던 바로 그 베드로가 그랬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또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했다.’는 말은 예수님을 책망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시고 죽음 당하실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자, ‘제발 그런 생각을 하지 마세요.’라고 탄원한 것이 아니라, ‘그딴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고, 마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호되게 꾸중하듯 베드로가 예수님을 꾸중했다는 것입니다.

  왜 베드로는 예수님을 꾸중했습니까? 그 다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꾸중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가시겠다는 예수님을 말씀을 거부한 이유는 ‘하나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면 하나님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스승인 예수님께서 고난 받고 죽으신다는데 어느 누구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예수님이 누구입니까? 온 백성들이 메시아로 추앙하는 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분이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로부터 해방시켜줄 분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이 죽으시다니!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님에게 ‘추호도 그런 생각하지 마시라!’고 예수님을 책망한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잘못 생각하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요, 그것은 전적으로 인간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맞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과 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고난 받으시고 죽으시는 길을 가도록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을 로마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죄로부터 해방시켜 구원하시도록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하나님의 놀랍고 신비한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멋진 신앙고백을 했던 베드로라 할지라도 그런 하나님의 계획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적인 입장에서만 생각하다 보니 십자가의 길을 가시겠다는 예수님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십자가의 길을 가로막는 것은 사탄의 생각이라고 책망하십니다. ‘죽으시겠다는 생각을 추호도 하시지 말라!’고 예수님을 책망했던 베드로를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베드로를 책망하시면서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네가 한 말, 네가 가진 생각이 사탄이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베드로가 누구입니까? 참 멋진 신앙고백을 통해서 예수님께 어마어마한 칭찬을 받은 사람입니다. ‘너는 베드로라. 이 반석 위에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천국 열쇠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면서 ‘네가 땅에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라는 어마어마한 축복을 약속받았습니다. 그런 베드로인데, 그 베드로가 한 순간에 ‘사탄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유가 뭐라구요? 인간적인 생각만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인간적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다보니 사탄의 종노릇하는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자기 입장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한다면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난의 길을 가로막은 이유는 크게는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로부터 해방시킬 분이 왜 죽는다고 말씀하시느냐?’ 그런 뜻이기도 하지만, 좁게 생각하면 ‘내가 3년 동안이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님을 따라다녔는데 이제 와서 주님이 죽으신다면 나는 뭐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 더 컸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도 그런 말을 하게 한 이유였을 것입니다.

  우리도 종종 그럴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잘 하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인간적인 생각이 우리를 지배합니다.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내 관점에서 바라보니까 신앙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고 우리의 이기적인 관점에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믿음의 자리에 서지 못하고 실패의 자리, 좌절의 자리, 낙심의 자리, 불신앙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한없이 불신과 이기적인 욕심의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새롭게 회복시켜 주심을 믿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 실수할 수는 있습니다. 그 실수로 인해서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 자신으로 인해서 한없이 작아진 우리의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실수와 실패의 순간에도 주님은 여전히 우리를 이끌어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실패한 베드로를 다시금 일으켜 세워주시는 말씀을 주십니다.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이기적인 선택으로 인해 실수했을지라도, 우리가 온전히 믿음에서 떠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는 주님의 뒤를 따라가야 하는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너 같은 놈은 필요 없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실패한 못한 제자이지만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실패의 자리에서 일어서는 방법이고, 다시금 실패의 자리로 되돌아가지 않는 방법입니다. 인간적인 생각,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의 자아를 부인하고 우리의 어깨에 지워진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갈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힘을 주십니다. 십자가를 지는 그 믿음의 자리에서 우리의 생명을 기꺼이 주님을 위해 드릴 마음의 각오를 하고 주님을 따라갈 때 주님께서 우리의 삶에 영생의 복으로 갚아주십니다.

  베드로가 오늘 본문에서만 실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후 예수님께서 붙잡혀 가실 때 베드로는 멀찌기서 주님을 따라갔습니다.(마태복음 26:58) 그리고 대제사장의 뜰에서 한 여종이 ‘당신도 예수와 함께 하던 그 갈릴리 사람 아니냐?’고 물을 때, 그는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다 주님을 버릴지라도 자신은 주님을 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마태복음 26:33-35)고 호언장담하던 베드로였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여종의 물음에 그는 주저하지도 않고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주님과 함께 죽겠다고 다짐했던 그 베드로가 말입니다. 그런 베드로를 주님께서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셨고(누가복음 22:61) 주님의 그 시선과 마주쳤을 때 베드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밖에 나가 통곡하며 회개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베드로는 다시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베드로의 모습을 보면 ‘이런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의 제자라고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자주 실수하고 실패했던 베드로입니다. 그런데 그런 베드로를 예수님께서는 다시 회복시키셔서 초대교회의 위대한 사도로 사용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실패의 자리에 계속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자주 실패의 자리에 있었지만 주님께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실 때 그는 다시금 믿음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본문 이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비롯한 세 명의 제자를 데리시고 변화산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변화산 위에서 놀랍도록 황홀하게 변화하신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변화산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마태복음 17:5)는 음성을 베드로에게 들려주셨습니다. 주님을 향한 멋진 신앙고백을 했던 것처럼, 그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실패한 베드로를 다시금 회복시켜주시는 장면입니다. 십자가를 앞에 두고 주님을 부인했던 그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낙심하여 갈릴로 호수로 고기잡이 하러 갔던 베드로에게 찾아오셔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씩이나 물으시며 베드로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그런 주님의 은혜의 손길 아래서 베드로는 회복되었습니다. 다시금 믿음의 자리로 돌아왔고, 위대한 사도로 쓰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때로 실수할 수 있습니다. 깊은 절망을 맛보는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의 손길에 우리를 맡기고 다시금 믿음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여전히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고, 믿음의 자리에서 주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교회력으로 지난 수요일이 재의 수요일(성회수요일)이었습니다. 그날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은 우리를 위해 고난당하신 주님의 고난을 더욱 깊이 묵상하며, 십자가의 길을 가신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거룩한 절기입니다. 주님이 고난을 당하신 이유는 우리의 연약함 때문입니다. 우리의 허물과 우리의 죄악 때문에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를 위해 목숨까지 내어주신 우리 주님의 사랑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 사랑 안에 사는 우리들이기에, 때론 실패의 자리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거기에 안주하지 마십시다. 다시금 믿음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때론 우리의 잘못된 생각이나 욕망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다시금 믿음의 자리, 주님의 뒤를 따르는 제자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어느 자리입니까? 믿음의 자리입니까? 실패의 자리입니까? 실패의 자리에 너무 오래 서 있지 마십시다. 다시금 회복시키시는 주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믿음의 자리로 돌아가십시다. 낙심의 자리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지 마십시다. 우리를 위로하시는 주님의 선한 손길을 붙잡고 일어서십시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 2019년 3월 10일 주일낮예배-사순절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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