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언약의 보증 - 그리스도
< 본문 - 히브리서 7:21-22 >
우리가 옛날 교과서에서 배워 잘 알고 있는 이야기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기원전 4세기경, 고대 그리스에서 피시아스(Pythias)라는 젊은이가 교수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학자였던 피시아스가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 끝없는 권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그런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들은 불공정한 왕’이라고 말하고 다닌 것을 시라쿠사의 왕 디오니스우스(Dionysius)가 반역죄라고 여긴 것입니다. 사형을 언도받은 피시아스는 효자였기에 사형을 당하기 전에 집에 돌아가 연로하신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해 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물론 왕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께 인사하러 간다고 갔다가 돌아오지 않을 게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피시아스가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맹세를 하자 디오니시우스 왕은 ‘그럼 다시 돌아오겠다는 맹세의 증거로 무엇을 주겠느냐?’고 묻습니다. 그 때 재판정에 함께 왔던 피시아스의 오랜 친구인 다몬(Damon)이 ‘자신이 그 보증이 되겠노라.’고 나섰습니다. ‘만일 친구인 피시아스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친구를 잘못 사귄 죄로 자신이 대신 교수형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왕은 어쩔 수 없이 친구인 다몬을 감옥에 가두고 피시아스를 고향 부모님께 다녀오도록 허락했습니다. 교수형을 집행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향에 갔던 피시아스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친구인 다몬을 향해 바보같이 친구를 믿다가 죽게 되었다고 비웃었습니다. 왕은 감옥에 갇혀 있는 다몬을 찾아서 ‘친구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친구의 보증이 되겠다는 그 말에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다몬은 자신의 친구 피시아스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며 여전히 친구를 믿고 있었습니다. 정오가 되자 피시아스 대신 다몬이 교수대로 끌려나왔습니다. 그의 목에 밧줄이 걸리자 다몬의 친척들은 울부짖기 시작했고, 우정을 저버린 피시아스에게 욕을 하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목에 밧줄을 두룬 다몬이 눈을 부릅뜨고 화를 냈습니다. “나의 친구 피시아스를 욕하지 마라. 당신들이 내 친구를 어찌 알겠는가.” 주위가 잠잠해지자 사형 집행관을 왕을 바라보았습니다. 왕은 주먹을 쥐었다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렸습니다. 사형을 집행하라는 명령입니다. 그 때 피시아스가 멀리서 달려오며 잠깐 기다리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리고는 왕에게 다가와서 “제가 돌아왔습니다. 이제 제 친구 다몬을 풀어주십시오. 사형수는 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인 다몬을 향해서는 “나의 소중한 친구여. 저 세상에 가서도 자네를 잊지 않겠네.”라고 말했습니다. 피시아스가 늦은 이유는 돌아오던 중에 풍랑으로 배가 난파되고, 노상에서 강도의 습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의 우정을 비웃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고, 다몬과 피시아스는 영원한 작별을 눈앞에 두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담담하게 서로를 위로할 뿐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디오니시우스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피시아스의 죄를 사면하노라!” 그리고는 곁에 있는 시종만 알 수 있는 나지막한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 모든 것을 다 주더라도 이런 친구를 한번 사귀어보고 싶구나!”
다몬은 자신의 친구 피시아스를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담보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친구 때문에 자신이 사형을 당할 수 있음에도 그는 친구를 대신하여 감옥에 갇혔고, 사형교수대에 섰습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친구를 믿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까? 나를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담보해 줄 친구 말입니다. 아니 거꾸로 생각해보십시다. 나는 내 친구나 내 주변의 누군가를 위해서 기꺼이 그런 담보가 되어줄 수 있습니까? 성경은 우리에게 보증을 서지 말라고 가르쳐줍니다. 인생을 살아갈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잠언에서 특히 여러 번에 걸쳐 남의 보증을 서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잠언 11:15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여도 보증이 되기를 싫어하는 자는 평안하니라.” 또 잠언 22:26절에서는 “너는 사람과 더불어 손을 잡지 말며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라고 말씀합니다. 그 외에도 잠언 17:18, 20:16, 27:13 등에서 남의 보증을 서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왜 성경은 그렇게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남의 보증을 선다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은 서로 보증을 서 줄 만큼 가까웠던 사람이 돈 때문에 멀어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도 잃고 돈도 잃고 심지어는 신앙까지 잃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가까운 사람일수록 보증을 서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평소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보증을 서주지 않는다고 하면 우선 당장 서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친구의 보증을 서는 것은 돈을 잃고, 친한 친구를 잃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심지어는 신앙까지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죽했으면 지혜서인 잠언에서 여러 번에 걸쳐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고 경고하고 또 경고했겠습니까?
돈에 대해서는 보증을 서는 것은 많은 것을 잃는 일일 수 있겠지만, 생명을 위하여 보증을 서는 것은 서로를 살리는 일이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보증이 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히브리서 5장부터 시작되는 두 가지 단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 두 단어는 ‘대제사장’이라는 말과 ‘멜기세덱’이라는 말입니다. 5:10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른 대제사장이라 칭하심을 받으셨느니라.” 예수님을 향하여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른 대제사장’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른 대제사장이란 말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멜기세덱은 창세기 14장에 나옵니다. 엘람 왕을 중심으로 한 바벨론 지역의 연합군이 팔레스틴 지역을 침공해 들어오자 팔레스틴 지역의 소돔 왕을 비롯한 여러 왕들이 연합군을 형성하여 그 군대와 맞서 싸우게 됩니다. 그런데 팔레스틴 연합군이 바벨론 지역의 연합군을 당해내지 못했고, 전쟁에서 패한 팔레스틴 지역의 고을들은 재물과 양식을 약탈당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소돔에 거주하고 있던 아브라함의 조카 롯도 재산을 다 빼앗긴 채 포로로 잡혀가게 됩니다. 조카 롯이 포로로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은 아브라함은 자신의 집에서 기른 훈련된 사람 300명을 데리고 뒤쫓아가서 롯을 비롯해서 잡혀갔던 사람들과 빼앗겼던 재물들을 구해옵니다.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아브라함을 맞으러 나온 사람이 멜기세덱이었습니다. 성경은 멜기세덱을 ‘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창세기 14:18)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살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예루살렘을 가리킵니다. 즉 멜기세덱은 고대 예루살렘을 통치하는 왕이었고, 동시에 하나님을 섬기던 제사장이었습니다. 그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와서 아브라함에게 주면서 아브라함에게 축복해 주고, 그의 보답으로 아브라함은 자신이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 가운데 십일조를 멜기세덱에게 줍니다.
다윗은 시편 110:4절에서는 그 멜기세덱을 메시야의 모델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멜기세덱이 메시야의 모델로 언급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살렘 왕입니다. ‘살렘’이라는 말은 평화를 뜻합니다. 즉 멜기세덱은 평화의 왕입니다. 그리고 ‘멜기세덱’이라는 이름의 뜻은 ‘나의 왕은 정의(공의)롭다.’입니다. 즉 멜기세덱은 공의(공의)의 왕입니다. 그 평화와 정의의 왕이야말로 메시야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장차오실 메시야가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히브리서에서는 바로 그 예언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이루어졌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멜기세덱은 구약성경에서 처음 언급된 제사장입니다. 구약성경에서 율법의 규정으로 제사장 직분을 시작한 사람이 모세의 형 아론입니다. 그런데 멜기세덱은 그런 제사장직에 대한 율법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에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등장한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비록 아론의 후손인 레위 지파 출신은 아닐지라도 멜기세덱의 반열에 따라 제사장이 되었는데, 그것을 오늘 본문 21절에서는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제사장은 어떤 사람입니까? 제사장은 백성들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사람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자신이 지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는 제물을 가지고 성전으로 찾아옵니다. 그러면 제사장은 그가 가지고 온 제물을 잡아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 그를 대신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립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죄를 속죄하고 용서를 받아내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의 마음과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고 싶은 거룩한 마음으로 제물을 가지고 성전을 찾아오면, 제사장은 그를 대신하여 제물을 잡아 하나님께 제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더욱 사랑하셔서 그에게 크신 은총을 베풀어주시도록 말입니다. 제사장은 그렇게 백성들의 죄나 헌신이나 감사의 마음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림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용서와 은혜를 받아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제사장을 세우신 것은 그 제사장이 백성의 보증이 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죄를 지은 백성이 죄의 모습으로 제사를 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거룩하고 성결하게 구별된 제사장이 죄를 지은 백성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림으로 그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에서는 보증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은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다.’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보증이 되신 것은 ‘더 좋은 언약’입니다. 더 좋은 언약은 구약성경에서 맺은 언약을 뛰어넘어 그것보다 더 좋은 언약이라는 말입니다. 구약의 언약은 시내산 언약입니다. 율법을 통해 맺어진 언약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보증이 되셔서 우리와 맺으신 더 좋은 언약은 십자가 언약입니다. 십자가 언약은 사랑의 언약입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은 시내산 언약은 처음에는 모세가 보증이 되는 언약이었고, 모세 이후에는 제사장이 보증이 되는 언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직접 하나님께 나아가지 못하고 제사장을 통해서 제사를 드리고, 제사장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총을 덧입을 수 있었습니다. 구약시대에 성막이나 성전에는 지성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지성소에는 언약궤가 있는데, 그 언약궤 덮개를 ‘시은소’(施恩所)라고 불렀습니다. 시은소라는 말은 하나님의 은혜가 베풀어지는 장소라는 뜻입니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어로 ‘카포레트’(kapporeth)라고 하는데, 그 단어의 뜻은 ‘덮는다’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의 죄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덮어져 없는 것처럼 사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요, 그 시은소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대제사장이라고 해도 1년에 단 하루 정해진 날(7월 10일 대속죄일)에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구약성경에서 말하는 언약은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보증이 되셔서 맺은 언약은 이제 더 이상 제사장이 필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영원한 제사장이 되시기 때문에 그 예수님의 이름을 의지하여 하나님께 담대하게 나갈 수 있습니다. 그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직접 기도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해 죽으실 때 성전의 휘장에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찢어졌습니다.(마가복음 15:38) 그 휘장은 성소와 지성소를 구별하는 것입니다. 성소와 지성소를 구별하는 휘장이 찢어졌다는 말은 이제 지성소를 언제나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제사장이 되어 은혜의 보좌가 있는 시은소에 날마다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더 나은 언약입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인 제사장을 통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직접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보증이 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친히 시은소가 되어 주십니다. 시은소는 죄를 용서하고 은혜로 우리를 덮어주는 곳입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이 그런 분이십니다. 우리가 삶이 힘들고 고달플 때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는 주님 앞에 나아가 주님의 은혜로 덮어지는 은총을 덧입을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 4:14-1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계시니 승천하신 이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시라.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여러분, 우리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다 아십니다. 피상적인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친히 우리처럼 연약한 인간이 되셔서 당신이 시험도 당하시고 아픔도 당하시고 고난도 당하시고 배고픔과 목마름도 다 겪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연약해서 시험에 빠질 때 우리의 마음을 아십니다. 우리가 힘들어 낙심될 때 우리의 그 마음을 이해하십니다. 우리가 배고프고 목말라 쓰러질 것만 같을 때 우리의 형편을 공감하십니다. 그래서 가장 적절하고 필요한 것들로 우리의 삶에 공급해 주십니다. 우리가 죄에 빠져 죄악 중에 헤맬 때에 죄악에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 주님 앞에 가져가면 아무리 더럽고 추한 우리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더럽고 추한 모습을 당신의 은혜로 덮어 주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못난 모습일지라도 주님은 우리를 못났다고 책망하지 않으시고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를 품에 안아 주십니다. 왜요? 십자가에 고난 받으시고 죽으실 정도로 가슴 아픈 사랑을 하셨거든요. 우리가 죽어야 할 그 죄악 때문에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우리를 살리셨거든요. 내가 맞아야 할 채찍을 주님이 대신 맞으시고 우리를 건져주셨거든요. 그렇게 사랑하여 구원한 당신의 백성인데, 죄를 지었다고 우리를 포기하시겠습니까? 그렇게 우리를 사랑하여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한 당신의 백성인데, 우리가 좀 연약해서 쓰러졌다고 우리를 모른 척 하시겠습니까?
여러분, 우리 주님은 우리에게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십니다. 우리가 실패했다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쓰러졌다고 우리를 약해 빠진 사람이라고 책망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보증이 뭡니까? 돈에 보증을 선다는 것은 지금 그 사람은 돈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반드시 돈을 벌어 갚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책임져 주는 것입니다. 지금은 돈이 없지만 나중에 반드시 돈을 벌어 갚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지금은 나약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이지만, 언젠가 반드시 지금의 약함을 이겨내고 일어설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증이 되신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약하고 무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약한 그 자리에서 일어나 언젠가 강한 하나님의 군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주님이 인정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시험 앞에 흔들리고 세상의 거센 물결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연약한 존재로 살아가지만, 은혜를 덧입고 덧입으면 어떤 시험과 유혹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믿음의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주님께서 보증하신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작은 문제 앞에서 쓰러지고 작은 장애물조차 뛰어넘지 못하는 연약한 사람이지만, 믿음의 연단을 통해 믿음의 도움닫기를 훈련하여 이후에는 엄청난 장애물도 거뜬히 뛰어넘을 강한 믿음의 용사가 될 것을 주님이 보증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우리의 약함 때문에 낙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를 믿고 보증이 되어주신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 때문에 좌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의 보증이 되신 주님이 우리가 장차 강하고 담대한 하나님의 사람이 될 것을 보증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일반적으로 보증은 누가 보증을 서느냐에 따라서 그 능력이 달라집니다. 백만 원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돈을 빌릴 때 보증서는 사람이 그 백만 원을 갚을 수 있을 정도면 보증서는 사람을 믿고 돈을 빌려줍니다. 그런데 100억을 빌리려고 할 때는 최소한 100억에 대한 담보를 가지고 있거나 돈을 빌리는 사람 대신에 100억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 보증을 서야 100억을 빌려줍니다. 겨우 재산이 100만 원 밖에 없는 사람이 100억을 빌리는데 보증을 설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님은 얼마짜리의 보증을 서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돈으로 따진다면 주님은 천하의 주인이십니다. 천하에 보증을 서지 못하실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 주님이 우리의 생명을 보증서 주셨습니다. 우리의 생명이 마귀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보증을 서셨습니다. 생명을 보증서신 것입니다. 당신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죽음에 내놓으며 우리의 보증이 되셨습니다. 그런 주님이시기에 넘어진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더 좋은 언약’은 궁극적으로 하늘나라입니다. 우리가 하늘나라에 들어갈 때까지 우리 주님은 우리의 보증이 되십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조금 실수했다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의 길에서 때로 낙심했다고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죄악이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다가 때로 죄악에 넘어갈지라도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왜요? 때로 실수해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낙심하고 좌절해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죄를 짓더라도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자녀인 우리를 하나님께서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자녀인 우리를 우리 주님은 결코 나 몰라라 하지 않으십니다. 이미 보증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욥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사탄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다 잃은 욥이 낙심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청하건대 나에게 담보물을 주소서. 나의 손을 잡아 줄 자가 누구리이까?”(욥기 17:3) 하나님이 나의 보증이 되신다는 증표를 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밖에는 나에게 힘이 되어줄 분이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만이 내 손을 잡아주실 수 있는 분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힘들 때 ‘주님 나에게도 담보물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십니다. 그러면 우리의 보증되신 주님께서 당신의 품안에 있는 십자가 사랑으로, 십자가 은혜를 우리에게 담보물로 주실 것입니다. 그 힘으로 세상을 사십시다. 우리에게 그 사랑, 그 은혜를 주시기 위해서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 2019년 3월 24일 주일낮예배-사순절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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