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들어온 십자가

< 본문 - 갈라디아서 2:20 >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인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이 그린 ‘황색의 그리스도’(Le Christ jaune)라는 작품이 있습니다.<그림1> 이 작품은 고갱이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퐁타방(Pont-Aven)이란 곳에서 그린 것으로,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가 그 지역인 퐁타방에 세워진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고갱의 그림 가운데 성화가 많이 있고,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주제로 그린 그림도 여러 점 있습니다. 그런데 이전의 작품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언제나 골고다의 높은 언덕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를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로 끌어내려 그린 작품이 바로 이 ‘황색의 그리스도’입니다. 이 그림은 고갱이 퐁타방의 트레말로(Tremalo)라는 예배당 벽면에 장식되어 있는 그리스도의 조각상을 보고, 그것을 모티브로 하여 그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황색으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황색이 예수님의 고난을 상징하는 표현이긴 하지만, 다른 한 면에서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성화에서 예수님의 모습은 항상 백인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황인종으로 표현한 고갱의 이 작품은 이단적인 그림이라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고갱은 이 그림에서 오늘 우리 시대에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 내려오신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림에 나오는 여인들의 옷도 그 지역에 사는 소작농들이 입는 전통 의상(Giz-Fouen)으로 표현했습니다. 지방 전통 의상을 입은 세 명의 여성들은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의 주변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아 기도하는 순종적인 자세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의 배경은 그 지역의 가을의 추수 때입니다. 그리고 그림 중앙에 멀리 자게 그려진 울타리를 넘는 한 남자의 모습은 경건한 여인들의 모습과 대조되는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빗대어 그린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고갱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저 멀리 골고다 언덕 위에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 속에 내려와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때로는 평범한 농부의 삶 가운데로, 때로는 경건한 여인들의 마음속에, 때로는 세상의 것을 취하기 위해 신앙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우리의 삶 한 가운데에 주님의 십자가가 서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 고갱의 그림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분명 예수님은 2천 년 전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그러나 그 주님의 십자가는 지금도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 십자가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가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 십자가가 너무 멀리 서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그 십자가를 너무 멀리 있는 것으로 느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사도 바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에 골고다 언덕이 있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도 바울은 그의 생전에 살아계신 주님을 뵌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사도 바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지 약 3년 후에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게 하는데 아무런 책임도 없습니다. 그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박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님을 죽이는데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뵌 적도 없고,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 당하실 때 그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은 왜 그렇게 말한 것입니까? 예수님의 살아생전에 예수님을 뵌 적도 없는 그가,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사도 바울이 왜 자신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사도 바울이 오늘 본문이 포함된 갈라디아서를 기록할 때가 주후 50년 전후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거의 20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이 말씀을 기록하고 있는 셈입니다.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20년이 훨씬 지난 때입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은 여전히 살아서 복음 전도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를 쓴 후 약 15년 후에 로마에서 순교를 당했습니다. 이 글을 쓸 당시 사도 바울은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도 바울은 자신이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선언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폴 고갱이 ‘황색의 그리스도’라는 그림을 그릴 때 가졌던 그 마음이 바로 사도 바울의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이미 오래 전에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에서 있었던 사건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 십자가가 지금도 자신의 삶속에 계속되고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2천 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 있었던 일회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온 인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사건은 일회적인 사건입니다. 단 한 번뿐입니다. 그런데 그 십자가 사건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사도 바울이 그의 삶을 살아갈 때 그의 삶속에서 계속되었고, 그 십자가 사건은 오늘 우리에게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도 그 십자가 사건을 경험하며 살고 계십니까? 골고다의 그 십자가가 지금 내 삶속에 들어와 있느냐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상관없이 사는 사람은 신앙인이 아닙니다. 십자가를 멀리 골고다 언덕 위에 올려놓고 그저 바라만 보는 사람은 종교인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신앙인은 될 수 없습니다. 골고다의 십자가가 오늘 내 삶에서 경험되고 고백되고 사건화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신앙인다운 신앙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십자가가 우리의 삶속에 들어올 때 비로소 우리는 육에 속한 사람에서 영에 속한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사도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 자신의 삶은 내가 주인이 아니라 주님이 주인이 되신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삶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도 열심 있는 유대인이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열정을 가진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율법의 의로 한다면 자신은 흠이 없는 자’(빌립보서 3:6)라고 말합니다. ‘율법의 의로 흠이 없는 자’라는 말은 어려서부터 율법을 잘 준수하였고, 어느 누구보다도 더 잘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유대 바리새인으로서 철저한 종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님이 주인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아(자기 의)가 주인된 삶이었습니다. 열심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입장에서 그렇게 열심한 것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계획하고 계신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얼마만큼 열심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얼마만큼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예수님께서는 ‘자기 의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신 삶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산다고 하면서 전적으로 자기가 주인이고, 자아가 자신의 삶에 중심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남으로, 아니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 비로소 자신이 자신의 삶에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주인은 하나님입니다.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이 우리의 삶에 주인이심을 깨닫게 되었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주님과 함께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은 내 인생에 주인이 내가 아님을 고백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내 삶에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내 삶에 주어가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했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이 하셨다.’고 말합니다. ‘내가’ 칭찬받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것을 더 기뻐합니다. 내 삶에 주인이 바뀌고 내 삶에 주어가 바뀐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것으로 기뻐하고, 그렇게 사는 것으로 만족해합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가 내 삶속에 들어올 때 우리는 내 힘이 아닌 주님의 능력으로 살 수 있습니다. 왜요? 주인이 내가 아니니까요. 내가 주인이고 내 자아가 주인일 때에는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하려 합니다. 그래서 내 능력의 한계 안에서만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나에게서 주님으로 바뀌면 내 인생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당신의 능력을 주시어 그 능력으로 살게 하십니다.

  사도 바울이 병약한 몸으로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 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삶에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하려고 할 때가 있었습니다. 예수를 믿는 무리들을 이단아라고 생각하고 예수 믿는 무리들을 죽이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그는 멀리 다메섹에 있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체포하여 예루살렘으로 끌고 오려고 대제사장이 발행한 체포영장을 가지고 다메섹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계획한 일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무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깨달았습니다. 그 후 그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겼습니다. 삶의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후 그의 인생의 주인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살았더니 연약한 몸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고린도후서 12장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나를 위하여는 약한 것들 외에 자랑하지 아니하리라.” 사도 바울이 왜 약한 것을 자랑한다고 한지 아십니까? 자신의 약함 속에 주님의 능력이 임하여 그 능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약함 속에 그리스도의 능력이 머물렀다.’(고린도후서 12:9)고 고백합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로 인하여 우리의 삶에 주인이 바뀌면, 그래서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주인되시는 삶을 살면 연약한 내 안에 주님의 능력이 임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비록 약할지라도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무엇이든지 감당할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받게 됩니다. 주인이 바뀌면 바뀐 주인의 능력이 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확신하고 그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사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 믿음이 우리로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삶을 살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십자가로 사는 사람들은 매일의 삶 속에서 능력 주시는 주님, 능력 주시는 내 안의 주인이신 주님으로 인해 승리하며 삽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사도 바울은 십자가에 죽은 자신이 믿음 안에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록 육체 가운데 사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나의 새로운 주인이신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살기 때문에, 그 믿음으로 살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하늘의 기쁨이 있고 십자가의 능력으로 인한 승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혹 덴마크 국기를 보신 적 있으시지요?<그림2> 덴마크의 국기 이름은 ‘단네보르그’(Dannebrog)인데 ‘덴마크의 힘’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덴마크의 국기가 가지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이 국기가 세상에서 ‘가장 오래 계속 사용된 국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기라는 것입니다. 덴마크가 이 국기를 사용하게 된 데에는 이런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00년 전인 1219년 발데마르 2세(Valdemar II)가 통치하던 시던 시대에 덴마크는 무역의 거점이 될 수 있는 발틱해를 두고 에스토니아와 충돌하게 됩니다. 그래서 덴마크는 린다니세(Lindanise, 현재의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에스토니아와 전쟁을 벌이는데, 연이어 전쟁에서 패하고 맙니다. 그러자 덴마크의 대주교인 안데르 수네손(Anders Suneson)이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기도에 응답하셨는지, 1219년 6월 15일 빨간 바탕에 흰색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이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그림3 - 1809년 크리스티안 아우구스트 로렌첸(Christian August Lorentzen)이 그린 《린다니세 전투 도중에 하늘에서 내려온 덴마크의 국기》(The Legend of the Danish Flag (the Dannebrog) Falling from the Heavens during the Battle of Lyndanise (Tallin) in Estonia in 1219)라는 제목의 그림> 이 깃발이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주시려는 하나님의 계시라고 믿고 왕은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전투를 독려하게 되고, 결국 덴마크가 에스토니아를 이기고 승리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이 깃발을 덴마크의 국기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그들의 국기에 십자가를 새겨놓은 국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이 덴마크의 국기가 가장 먼저 사용된 국기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덴마크 국기에 담겨진 전설이 사실인지는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십자가를 의지하고 나가는 사람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인해 승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십자군 전쟁과 같이 정치적인 목적이나 또는 개인적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가는 길에서는 십자가를 앞세운다 하더라도 승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십자가가 무엇입니까? 십자가는 내가 죽는 자리입니다. 내 자아가 죽고, 내 욕망이 죽고, 내 욕심이 죽는 자리입니다. 갈라디아서 5:24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그렇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정욕, 우리의 탐심, 우리의 이기심, 우리의 육적 자아를 못 박는 곳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아를 못 박고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어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자에게는 하나님께서 승리를 안겨주십니다.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주님께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에게 십자가가 능력이 되는 이유는 바로 그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까지 십자가는 그저 가장 잔인한 로마의 처형방법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잔혹한 십자가에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났습니다. 아니 하나님의 사랑이 그 십자가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십자가는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 하나님의 능력인 십자가가 내 마음에서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 십자가가 나에게 아무런 능력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십자가로는 내 삶에 능력이 되지 못합니다. 그 골고다의 십자가가 오늘 내 마음에 들어와 내 마음에서 십자가를 만나는 스파크가 일어나야 그 십자가가 나를 살리는 십자가가 되고, 나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정리의 신’이라고 불리는 일본인 여성 곤도 마리에(Marie Kondo, 近藤 麻理恵)가 쓴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전 세계적으로 30여개 나라에 번역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정리정돈을 잘하면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회사와 가정에 성공과 행복이 찾아온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정리할 때 첫 번째 원리가 ‘비우기’라고 말합니다. 버려야 할 것을 잘 버릴 때 정리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말하는 ‘잘 버리는 방법’을 한 마디로 말하면 ‘Spark Joy’입니다. ‘Spark Joy’라는 것은 무언가를 정리하면서 ‘이것을 버려야 되나, 계속 갖고 있어야 하나?’를 결정해야 할 때 그 물건을 안아보고 만져보았을 때 마음에 설렘이 있는지 아닌지를 가지고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버려야할지 남겨두어야 할지 고민될 때 그 물건을 만져봅니다. 그 때 그것이 나에게 설렘을 주는 것이라면 간직해야 하지만, 설렘을 주는 물건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버려도 되는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마음에 Spark(설렘)이 일어나는 물건은 버려서는 안 되는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똑같은 원리입니다. 십자가를 생각할 때 지금도 우리의 마음에 설렘이 있습니까? 예수님의 십자가가 지금 내 마음속에 스파크(Spark)를 일으키는 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은혜로 느끼며 살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십자가가 내 마음속에서 스파크가 일어난다면 그 십자가는 내 삶을 승리와 평강으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여러분, 십자가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승리입니다. 주님은 그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 십자가가 지금도 골고다에만 세워져 있는 것으로 느껴서는 안 됩니다. 그 십자가는 지금 내 마음 중심에서 서 있어야 합니다. 내 삶의 능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 십자가에 주님과 함께 못 박혀야 합니다. 그러면 그 십자가가 내게 능력이 됩니다.

< 2019년 4월 14일 주일낮예배 - 종려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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