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자로 산다는 것은?

< 본문 - 전도서 10:1-4 >

   우리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이름이 서학동입니다. 우리 동네를 ‘서학동’(捿鶴洞)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황혼이 어둑어둑 내려 않을 무렵에 많은 학들이 온화한 숲속에 보금자리를 튼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는 그래서 학(鶴)과 관련이 있는데, 그 학은 순 우리말로 두루미입니다. 학을 두루미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울음소리가 ‘뚜루루 뚜루루’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두루미는 흰 날개를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춤을 추고, 하늘을 향하여 긴 목을 뽑고 ‘뚜루루 뚜루루’라고 울음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그 울음소리가 얼마나 큰지 조용한 시골 같은 곳에서는 무려 십리 밖에서도 그 청아한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두루미에게 생존의 한 지혜가 있습니다. 터키 남부지역을 관통하는 약 800km에 달하는 타우루스(Taurus) 산맥이 있는데, 그 타우라스 산(Mount Tauras) 정상에 새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독수리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 타우라스 산의 독수리들에게 가장 좋은 먹잇감은 그 산맥을 넘는 두루미들입니다. 두루미들이 요란스러운 울음소리를 내며 산을 넘으면, 그 울음소리를 듣고 독수리들이 두루미들이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는 두루미를 공격합니다. 그런데 노련한 두루미들은 독수리에게 공격을 받지 않고 살아서 산맥을 넘어갑니다. 두루미가 독수리의 공격을 받지 않고 살아서 산맥을 넘을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의 입안에 작은 돌들을 가득 물고서 하늘을 날아가는 것입니다. 작은 돌들을 입에 가득 문 두루미는 하늘을 나는 내내 울음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산을 넘게 되고, 독수리의 공격을 받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미물이라고 말하는 새이지만, 산을 넘을 때 울음소리를 내면 자신이 독수리의 먹잇감이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서 입에 작은 돌들을 물고 날아가는 것입니다. 입안에 있는 그 무거운 돌이 자신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생존의 지혜가 있습니다. 그 지혜가 없으면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삶의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압니다. 선조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지혜를 물려받았고, 세상을 살아갈 지혜로운 이야기들을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성경에서도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잠언 4:5-9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혜를 얻으며 명철을 얻으라. 내 입의 말을 잊지 말며 어기지 말라. 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네가 얻은 모든 것을 가지고 명철을 얻을지니라.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이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그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셨느니라.” 이 말씀을 그대로 해석한다면 지혜는 마치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처럼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입니다. 지혜를 사랑해야 하고, 지혜가 제일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지혜를 높여야 하고, 지혜를 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혜를 얻으면 그 지혜가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를 보호해 주며, 더 나아가 지혜가 우리를 높여주며, 우리를 영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가르침도 그렇거니와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너무나도 잘 압니다. 때로는 지혜가 우리의 삶에 필요함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혜가 그렇게 중요함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혜를 갖고 지혜로 사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면서도 그 지혜를 얻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지혜로운 삶을 살려하는데 그만큼 정성을 들이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지혜의 중요성을 아는 것보다 지혜를 가지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혜의 중요성을 아는 것으로 우리가 유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을 사는 것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지혜자와 지혜자와 반대가 되는 우매한 자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먼저 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쳐줍니다. 본문 1절입니다. “죽은 파리들이 향기름을 악취가 나게 만드는 것 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를 난처하게 만드느니라.” 이 말씀은 지혜의 소중함을 반어법으로 설명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먼저 우매함을 죽은 파리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죽은 파리는 아무 가치도 없고 보잘 것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매함이 그렇게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지혜를 헛되게 만들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 죽은 파리 하나가 향기름을 악취가 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향기름은 성막에서 하나님께 제사드리기 위해 특별히 제조된 아주 귀하고 거룩한 향유를 말합니다. 귀하고 거룩하게 사용될 용도로 정성껏 만든 향유조차도 아무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죽은 파리입니다. 그와 같이 사람의 우매함이 그의 삶에 얼마나 큰 부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지혜자로 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안에 있는 우매함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왜 지혜로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혜롭게 산다 하더라도 한 순간에 우리가 살아온 지혜의 삶을 무너뜨리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우매함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 우매함이 우리가 아주 작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죽은 파리 한 마리! 아주 작은 것입니다. 우리가 별로 가치 있게 여기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그 파리의 죽은 사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런데 그 작은 것 하나가 내 삶을 무너뜨리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이 되고 맙니다. 몇 백 년 된 거대한 나무를 쓰러뜨리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어린 묘목부터 시작해서 수백 년 동안 거센 비바람과 천둥벼락, 그리고 폭설과 눈사태까지 견디며 자라온 거대한 나무이지만, 그 밑동을 갉아먹은 작은 벌레들 때문에 한 때는 마천루와 같이 우뚝 서 있던 그 나무가 어느 순간엔가 쓰러지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됩니다. 작은 것이 커다란 것을 무너뜨립니다. 고린도전서 5: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은 적은 양의 누룩이 가루 전체를 부풀게 만듭니다.(마태복음 13:33) 작은 것이 큰 것을 변화시킵니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못 쓰게 만들기도 하고, 작은 것이 큰 영향력을 주어 큰 것을 의미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 작다고 생각되는 것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와 한 작은 약속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작은 약속일지라도 반드시 지킨다는 신념으로 살면 그 사람은 신실한 사람이라고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작은 약속을 소홀히 여겨 번번이 어긴다면 사람들은 그를 실없는 사람으로 여길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결코 맡기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작은 것에 충성한 사람에게 큰 것을 맡깁니다.

  또 하나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선택의 순간에 신중해야 한다고 가르쳐줍니다. 비로 사소한 선택이라 하더라도 신중하게 바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혜자로 사는 방법입니다. 본문 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혜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쪽에 있느니라.” 여기서 말하는 오른쪽과 왼쪽은 단순히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오른쪽은 옳음과 바름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왼쪽은 그릇됨과 잘못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양과 염소의 비유에서 그것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심판의 때에 모든 민족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서 양과 염소로 구분됩니다. 하나님께 칭찬을 받을 양은 오른편에, 책망을 받고 영원한 불에 들어갈 염소는 왼편으로 나뉘어집니다. 의를 행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 오른편으로 가게 되고, 그렇게 못한 사람은 왼쪽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 2절의 말씀은 이렇게 번역할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옳은 일 쪽으로 기울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그릇된 일 쪽으로 기운다.’

  여러분,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게 되는데, 우리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으로 우리의 지혜가 드러납니다. 옳고 바른 길, 의롭고 정의로운 길, 덕을 세우고 은혜를 나누는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물론 그 길, 그 쪽을 선택하는 것이 때로는 우리에게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의롭고 바른 길을 가려할 때에 고난이 있을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그 옳은 길을 가다가 고난을 당하고 박해를 받는다 하더라도, 그리고 그 옳은 길을 가다가 내 삶에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하여 갑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전도서 9:11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다시 해 아래에서 보니 빠른 경주자들이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용사들이라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들이라고 음식물을 얻는 것도 아니며 명철자들이라고 재물을 얻는 것도 아니며 지식인들이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기회는 그들 모두에게 임함이니라.” 이 말씀은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부조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은 옳고 바르게 살려 하는 사람보다도 부정과 불의한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정직한 자가 복을 받는다고 가르치는데, 현실에서는 정직한 자가 오히려 고난을 당하고 압제를 당하면서 어렵게 사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세상에는 그런 부조리와 불합리한 일들이 많다 하더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세상에 편승해서 적당히 불의한 방법으로 자신의 유익을 취하려 하지 않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박해를 받고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바른 길, 옳은 길을 가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지혜자로 산다는 것은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옳은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그 길에 어려움이 있고 사람들로부터 어리석다고 손가락질을 당한다 하더라도 세상 방법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른 길을 선택하여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마서 12: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그렇습니다. 세상의 방법이나 세상의 가치를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며 사는 사람이 참된 지혜자로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지혜로 사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에 대한 보응을 해 주십니다. 오른쪽은 옳음과 바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번영과 강함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왼쪽은 불행과 실패와 약함을 상징합니다. 그러기에 본문 2절은 이런 뜻이기도 합니다. ‘지혜로운 생각을 따르면 잘되고 형통하여 번영을 누리지만, 어리석은 생각을 따르면 불행을 겪고 실패하게 마련이다.’ 지금 당장은 세상과 적당하게 타협하면서 불의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내게 유익되고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길은 멸망의 길이고 손해 보는 길일뿐입니다. 반대로 의롭고 바른 길을 따라 가는 지혜자는 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고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그 마지막은 하나님께서 그의 길에 형통과 번영을 축복으로 주십니다.

  우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좇아가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지금은 뭔가를 손에 쥐는 기쁨을 누릴지 모르지만, 그 마지막은 모든 것을 잃고 말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선 당장 주어지는 세상의 유익이나 쾌락을 좇아가지 않고 바르고 의로운 길을 고집하며 가는 사람은 우선 당장은 손에 쥐어지는 것이 없을 수 있습니다. 손해 보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바르고 정직하게 살려하는데 내게 왜 이런 시련이 찾아오느냐?’고 항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말은 하나님께서 그의 길을 반드시 형통함으로 인도하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요셉을 생각해 보십시다.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 땅에 종으로 팔려온 요셉인데, 그는 성실하게 일함으로 주인인 보디발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종으로서 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인 가정 총무라는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유혹이 찾아왔습니다. 주인 보디발의 아내가 젊고 잘생긴 요셉에게 동침하자고 유혹한 것입니다. 당연히 요셉은 거절합니다. ‘주인께서 집안의 모든 소유를 내 손에 맡기셨지만 주인님의 아내인 당신만큼은 내 손에 맡기기 않으셨습니다.’ 그러면서 ‘주인의 아내인 당신과 동침하는 것은 주인님뿐만 아니라 하나님께도 큰 죄를 짓는 것인데, 제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을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주인 마나님의 유혹을 거절합니다. 그렇게 단호하게 말했는데도 주인 마나님의 유혹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때의 상황은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인이 날마다 요셉에게 청하였으나 요셉이 듣지 아니하여 동침하지 아니할 뿐더러 함께 있지도 아니하니라.”(창세기 39:10) 요셉을 유혹하는 주인 마나님의 요구는 매일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요셉은 일부러 주인 마나님을 피해 다녀야 했습니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가정해 보십시다. 만일 그 때 집요한 주인 마나님의 유혹하는 손길에 요셉이 넘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럴 경우 요셉에게 우선 당장 주어지는 유익이 있습니다. 먼저는 집안에서 더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주인 보디발의 신임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주인 마나님의 육체적인 쾌락을 충족해준다는 것 때문에 주인 마나님의 힘까지 더해져서 요셉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그 집안에서 권력을 휘둘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 마나님과 육적인 쾌락을 즐기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셉은 주인 마나님의 유혹을 거절했고, 그 결과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바른 길, 옳은 길을 선택한 결과 오히려 요셉이 주인 마나님을 겁탈하려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야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요셉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창세기 39장에 ‘요셉이 범사에 형통했다.’는 표현이 두 번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 번은 종으로 팔려간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서 성실하게 일한 모습을 보고 주인 보디발이 ‘하나님께서 그의 법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서 승승장구하여 가정 총무가 되었기 때문에 ‘형통하였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종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을 때 형통하였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인 마나님의 유혹을 뿌리친 결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을 때 “여호와께서 그를 범사에 형통하게 하셨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감옥에서 전직 관리의 꿈을 풀어주고 바로 왕에게 국무총리로 발탁되었을 때 ‘형통하였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것이 형통한 것이었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형통과는 다른 상황에서 그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분명 요셉은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을 받다가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그리고 보디발의 집에서 노예로서 죽도록 일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요셉이 형통했습니다. 주인 마나님의 유혹을 뿌리치고 죄에 빠지지 않은 결과 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감옥에 갇혔는데 그런 요셉의 모습이 형통하다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종으로 팔려가지 않은 것이 형통한 것이고,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고 감옥에 가지 않는 것이 형통한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다른 상황에서 형통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셉이 주인 마나님의 유혹을 뿌리친 것은 옳은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비록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긴 했지만 그는 범죄의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정직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감옥에 갔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요셉은 참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입니다.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말이 딱 맞습니다. 주인 마나님의 유혹에 모른 척하고 딱 한 번 요구에 응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믿음의 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옳은 길이 아니었고, 자신을 믿고 가정의 모든 것을 맡긴 주인 보디발을 위해서도 옳은 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감옥에 갇혀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의 길, 옳은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나중에 요셉은 바로 왕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흉년의 때에 고향에 있는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을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지혜자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마태복음 11:19) 그렇습니다. 지혜는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일을 하느냐 하는 것으로 증명됩니다. 지혜의 길이 늘 형통한 것은 아닙니다. 지혜의 길이 늘 형통하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길을 선택하여 갈 것입니다. 그런데 지혜의 길은 고난의 길입니다. 손해 보는 길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는 길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렇게 힘들고 험한 길이지만 그 길 끝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평강과 형통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지혜자로 살 것인가 우매자로 살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우매한 사람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마음 빼앗겨 불의와 부정을 선택하지만, 지혜자는 지금 당장은 손해 볼지라도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는 옳은 길을 선택하며 삽니다. 그 길의 끝이 형통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옳은 길을 선택하며 사십시다. 바르고 정직한 삶을 선택하며 사십시다. 그 오른쪽을 선택할 때 우리에게 어려움이 있고 고난이 있을지라도 그 끝은 형통이고 축복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 2019년 4월 28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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