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장 지오노(Jean Giono, 1895-1970)가 1953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발표한 『나무를 심은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이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1913년 혼자서 등산 여행을 다니던 프랑스의 한 젊은이가 프랑스의 프로방스를 지나 알프스로 가면서 비교적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황무지의 풍경을 즐기다가, 50대의 한 중년 양치기를 만나게 됩니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외롭게 그곳에 살고 있는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는 30여 마리의 양떼를 키우면서 황무지인 그 땅에 쇠막대기로 작은 구멍을 뚫은 후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주워온 도토리를 심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그 땅이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나무가 없고 땅이 죽어가니 사람들의 마음까지 강퍅해진다.’며 그렇게 도토리나무, 밤나무, 단풍나무 등의 씨를 심고 있었습니다. 원래 그곳은 숲이 무성했고 숲에 의지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내 그 숲은 폐허의 땅으로 변해 버렸고, 결국 사람들은 더 이상 그 곳에서 살 수 없어 땅을 버려두고 떠나야 했습니다. 그 버려진 땅에 부피에는 홀로 남아 씨를 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젊은이는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제1차 세계대전에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다시 그 땅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그는 황폐했던 그 땅에 개울이 흐르고, 온갖 종류의 묘목들이 푸른 숲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다시 살아난 계곡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에 그는 매년 그곳을 찾아갔고, 사람들도 점점 그곳으로 이주해 살게 됩니다. 그렇게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동안 부피에가 심기 시작한 나무들은 울창한 숲을 이루었고, 그 계곡은 에덴동산과 맞먹을 정도로 완전히 탈바꿈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장 지오노의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살던 오토프로방스의 고산지대를 여행하다가 홀로 묵묵히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어가는 어떤 사람을 만나 큰 감명을 받고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소설이라는 문학작품으로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나 생태교육을 위해서도 많이 읽혀지고 있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양 30마리가 전부인 한 중년의 양치기가 아무런 기술적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자신의 손으로 엄청난 일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다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불굴의 정신과 신념으로 황무지를 아름다운 숲으로 만드는 기적 같은 일을 이루어냈습니다.

   물론 부피에가 늘 노력한 것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던 것은 아닙니다. 매일 100개의 도토리를 심었는데 그 중에 20개만 싹이 났고, 10개만 자랐습니다. 3년 동안 10만개의 도토리를 심었는데 그 중 2만개만 싹이 나고, 만 그루만 떡갈나무로 자랐습니다. 어느 해에는 만 그루가 넘는 단풍나무를 심었지만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단풍나무를 포기하고 떡갈나무보다 더 잘 자란다는 너도밤나무를 심기도 했습니다. 그런 실패 속에서도 끊임없이 심고 또 심은 결과 세찬 바람만 불어오던 그 황무지가 마침내 울창한 아름다운 숲으로 변하게 되었고, 폐허의 땅에 난폭한 세 사람만 남아 있던 그곳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주해 와서 밝고 건강한 웃음을 터트리며 행복하게 사는 곳이 되었습니다.

   실패 속에서도 희망과 인내를 가지고 수고했던 한 사람으로 인해 그런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바라볼 때 우리는 참으로 연약한 존재입니다. 연약하기 때문에 풍파 많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내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 앞에서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뭔가를 시도하려고 하다가고 어느 순간엔가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때로는 자신의 한계 앞에서 절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소설 속에 나오는 엘제아르 부피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하며 실천했습니다. 때론 그도 실패했고, 때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라고 왜 포기하고 싶은 때가 없었겠습니까? 그럼에도 그는 희망을 가지고 밀고 나갔습니다. 그랬더니 결국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람들이 다 떠나고 단 세 사람밖에 남지 않은 그 땅에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낙원을 만들어냈습니다. 황량한 바람만 거세게 불던 그 땅을 아름다운 노래 소리와 같은 물 흐르는 소리와 새가 지저기는 소리들로 가득한 곳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위대한 변화는 작은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도 그 변화를 기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화를 기대하며 노력하는 이름없는 작은 사람 하나를 통해서 새롭게 되는 변화의 역사가 만들어집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작은 것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적은 누룩이 가루 서 말 속에 들어가 그 가루 전부를 부풀게 한다는 이 말씀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가루 서 말’이라는 표현에서 ‘말’이라는 단어는 신약성경 언어인 헬라어로 ‘사타’(σατα)입니다. 이 사타는 에바의 1/3에 해당되는 양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에서 ‘가루 서 말’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 에바의 가루를 말합니다. 그리고 한 에바는 약 22리터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면 20kg짜리 밀가루 한 포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한 에바의 가루는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주식으로 삼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10명의 가족이 하루 동안 먹을 양식을 의미합니다.

   20kg 정도의 밀가루 전부를 부풀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누룩이 얼마 정도인지 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어떤 빵을 만드느냐에 따라서 밀가루에 들어가는 이스트(누룩)의 양이 조금씩 다릅니다만, 일반적으로 밀가루 양의 4%정도를 넣으면 빵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가 먹는 부드러운 빵을 만들기 위해서 그만큼의 누룩(이스트)가 필요하지만, 옛날에는 쉽게 부패하지 않도록 딱딱한 빵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오늘날 밀가루에 들어가는 양보다 누룩이 훨씬 적게 들어갔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가루 서 말의 밀가루를 부풀려 빵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이스트의 양은 밀가루에 비하면 아주 적은 분량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천국에 대한 비유입니다. 지난주에 우리가 함께 말씀을 나누었던 작은 겨자씨 한 알에 대한 말씀도 천국에 대한 비유의 말씀이었습니다. 깨알만큼 작은 겨자씨이지만 그 겨자씨가 정원에 심겨졌을 때에는 큰 나무로 자라서 지나가던 새들이 그곳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거처를 삼을 정도로 유익을 주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비록 작다고 무시할 수 있지만, 너무나도 보잘 것이 없다고 업신여길 수도 있지만 그 작은 겨자씨 한 알이 새들에게는 보금자리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가루 서 말을 부풀려 빵을 만드는데 필요한 누룩(이스트)은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닙니다. 비록 적은 양지만 누룩이 있어야만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천국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천국은 결코 크고 어마어마한 무언가를 통해서 시작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작고 보잘 것이 없지만 그 안에 생명을 품고 있기에 자라서 지나가는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겨자씨 한 알이 천국의 모습입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가루 속에 들어가 가루를 부풀게 하여 빵을 만들게 하는 적은 누룩이 천국의 모습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에도 반드시 누룩과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누룩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만들어집니다. 누룩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누룩은 가루 서 말 속에 들어가 자신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희생함으로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밀가루를 부풀게 만듭니다.

   여러분, 변화와 변질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아시지요? 둘 다 현재의 모습에서 다른 모습으로 달라진다는 것에는 동일합니다. 그러나 변화는 원래의 상태에서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는 것을 말하고, 변질은 퇴행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되는 것이 있고, 변질되는 것이 있습니다. 김치를 담가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발효가 되어 푹 익어갑니다. 우리는 그것을 묵은 김치라고 부릅니다. 비록 갓담은 김치가 변화되었지만 그것을 변질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변화된 그 묵은 김치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같은 김치라 하더라도 어떤 것은 부패되고 썩어버립니다. 김치가 묵은 김치가 되는 것과 썩은 김치가 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발효되는 것은 묵은 김치가 되어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지만, 발효되지 않고 부패된 김치는 썩은 김치가 되어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발효되어 묵은 김치가 되는 것은 그 안에 효모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효모가 바로 이스트(누룩)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은 양의 효모가 계속해서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 김치를 발효시켜 더 맛있는 김치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효모가 없는 것은 발효되지 못하고 곧 썩어버립니다. 썩은 김치, 그것은 아무도 그것을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발효되어 묵은 김치를 먹으면 그것이 우리 배속에 들어가서도 소화를 돕지만, 발효되지 못해 썩은 김치를 먹으면 배탈이 나기 때문입니다.

   누룩이 있는 곳은 변질되지 않습니다. 변화를 만들 뿐입니다. 그렇게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 누룩이 희생을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적은 양의 소금이 자신을 녹여 음식에 맛을 내듯이, 촛불이 자신을 태워 주위를 밝히듯이 적은 양의 누룩도 자신을 그러내지 않고 희생함으로 다른 것에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그러기에 적은 양의 누룩만 있어도 음식은 변하지 않습니다. 적은 양의 누룩으로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밀가루를 부풀게 하여 빵을 만들 수 있게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누룩과 같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반드시 희생이 요구됩니다. 희생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내 자아의 욕구나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누가복음 9:2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내 생각, 내 욕심, 내 욕망, 내 거짓된 자아를 십자가 앞에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누룩으로 사는 첫걸음입니다. 세상의 욕망과 욕심이 가득한 곳에는 변화가 아니라 변질만 가능한 것처럼, 우리 인간의 욕심과 욕망이 가득한 모습으로는 결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의 욕망과 욕심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닮아갈 때에만 우리를 통해서 세상이 변화되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은 똑똑한 사람에 의해서 변화되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많이 배우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통해서 변화되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똑똑해도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지 않으면 세상에 변화를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욕망이 가득 찬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변질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지 않으면 그를 통해서는 변질만이 가능할 뿐,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생각과 내 욕망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나를 통해서 세상은 변화되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멋진 신앙고백을 통해서 예수님께 칭찬받았던 베드로는 주님께서 ‘인자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종교지도자들에게 붙잡혀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며 제삼 일에 살아나리라.’(마태복음 16:21)고 말씀하셨을 때 예수님이 가시겠다고 하는 그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주님은 절대로 그 길을 가셔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죽음의 길, 십자가의 길을 가시려는 주님을 가로막는 것은 제자가 스승을 생각하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여전히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있기에 했던 말일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를 향하여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호통을 치시면서,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고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일’이 무엇입니까? 인간의 욕망, 인간의 욕심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나를 따라오려거든 먼저 자기를 부인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지 않고는, 자신의 욕망과 욕심을 내버리지 않고는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코 주님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드는 제자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 있는 인간적이 욕망이나 욕심,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 하지 않는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한 우리를 통해서 세상은 변화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룩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이 땅에 진정한 누룩이셨습니다. 당신의 생각이나 욕망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당신을 희생하셨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고난의 길을 앞에 놓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것처럼, 주님에게도 인간적인 욕망이나 인간적인 갈망이 있었습니다. 십자가 고난의 길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그 고난의 길을 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태복음 26:39)라고 기도하셨고,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외치시며 처절한 고통을 겪으시며 죽으셔야 했습니다. 그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길을 왜 회피하고 싶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런데 주님께서는 당신의 생각이나 바람, 욕망을 다 포기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서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에 죽으신 그 예수님으로 인해서 세계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인간중심의 세상을 하나님 중심의 세상으로, 칼과 전쟁이 지배하던 세상을 평화와 용서가 가득한 세상으로 바꾸셨습니다.

   우리는 그 예수님의 제자가 된 사람들입니다. 그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누룩이셨듯이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가 세상에서 누룩으로 살아야 합니다. 세상을 변질시키는 누룩이 아니라 세상을 평화와 사랑으로 가득하게 만드는 누룩으로 말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또 하나 중요한 진리를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가루 서 말을 전부 부풀게 하는데 필요한 누룩은 결코 많은 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적은 누룩만 가지고도 서 말의 가루를 부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바닷물을 변질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적은 양의 염분입니다. 약 3.5%의 염분이 바닷물을 썩지 않게 만듭니다. 어쩌면 가루를 부풀리는 누룩의 양과도 비슷합니다. 그런 적은 양의 염분이 바닷물을 썩지 않게 만들듯 그 정도 비율의 적은 양의 누룩이 가루를 전부 부풀게 만듭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의 나라는 숫자가 많아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거대한 군중이 아닙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적은 무리, 자신의 욕망과 이기심을 내려놓고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서 세상은 아름답게 변화되어 갑니다.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바라보는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적은 무리,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온 천지가 죄악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노아와 그의 가족 8명을 통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드셨습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아브라함과 사라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구속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사사 시대에 미디안과 아말렉의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침범했을 때 메뚜기 떼와 같이 많은 군사, 해변의 모래와 같이 많은 낙타를 무찌르는데 필요한 사람은 기드온과 함께 한 300명이면 족했습니다. 세계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는데는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을 통해서 가능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하나님의 역사는 맹목적인 다수가 아니라 하나님께 붙들려 쓰임 받는 소수이면 됩니다. 그런 소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이루셨고, 당신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들을 이루어가셨습니다.

   그것 비단 성경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이 땅에 당신의 뜻을 이루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시는데 필요한 사람은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희생하는 소수입니다. 이사야 60:2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 작은 자 하나를 통해서 천 명이 이룰 역사를 만들어 가신다는 것입니다. 약하디 약한 존재이지만 그를 강대국 이상으로 들어 쓰신다는 말씀입니다. 누가요? 하나님이요! 모든 것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십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고 우리는 그분의 도구가 될 분입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겨자씨와 누룩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겨자씨도 그렇거니와 누룩에도 생명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생명력이 있는 것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여건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살아남습니다. 아니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복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있습니다.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생명력이 그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품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예수님처럼 누룩이 될 수 있습니다. 죄악으로 만연된 세상에 작은 누룩이 되어 내 주변을 조금씩 선함과 의로움으로 변화시켜 나가면 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겨자씨이며 동시에 누룩임을 잊지 마십시다. 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겨자씨이며 누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내 힘이 아닌 내 안에 있는 복음의 능력으로, 내 능력이 아닌 내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 2019년 8월 11일 주일낮예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