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때와 같이

< 본문 - 누가복음 17:26-30 >

   여러분, 혹 ‘2012년 12월 21일’이라는 날짜를 기억하십니까? 아마 별 관심 없이 그날을 보낸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그 날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날은 고대 마야인들이 종말을 예언한 날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천 년 전인 주전 3114년 8월 12일의 마야인의 달력에 보면 2012년 12월 21일로 그 달력이 끝이 났습니다. 비록 지금으로부터 5천 년 전에 만들어진 달력이지만, 그 달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마야인들은 엄청난 문명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학문이 발달했다고 하는 현대의 과학이나 수학, 또는 천문학의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로 그들의 문명이 발달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앞선 문명을 가진 마야인들이 만든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로 끝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날이 지구의 종말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불안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고고학 학술대회를 열었고, 거기에서 고고학자들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2012년 종말론은 새로운 주기(cycle)의 시작과 끝에 대해 밝힌 마야 비문을 잘못 이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을 했고, 영국의 로이터(Reuters) 통신은 인터넷판 뉴스를 통해서 ‘마야인들은 결코 종말을 예견한 적이 없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황당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의 종말이 올까봐 두려워 떨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종말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영화들이 지구의 종말에 대한 주제로 만들어졌고, 상영되었습니다. 그것 역시 우리 인간의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종말에 대한 불안감을 그대로 그러낸 결과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구 종말에 대한 영화나 소설 등의 내용에서 어떻게 지구가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 하는 것에도 다양한 이야기 소재가 등장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해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설정하기도 하고, 외계인의 침입으로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영화에서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어 종말이 온다고 상상하기도 하고, 행성의 충돌로 지구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하게 지구의 종말에 대해서 예견하고 상상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세상의 종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서’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종말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가르쳐줍니다. 그 종말을 무시하고 사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 종말에만 너무 매달리는 것도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열 처녀의 비유’라고 말하는 주님의 재림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서 결론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25:13) 사람들은 종말이 언제인지, 예수님이 재림하신다면 그 날이 언제일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날과 그 때를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에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대신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언제 주님이 오시더라도, 언제 이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신랑 되신 주님을 맞이할 준비만 잘 하고 있으면 아무런 걱정도 없고, 불안해 할 이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무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는 것이 주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라고 묻는 물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던 길에 바리새인들이 그렇게 물은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평소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자주 말씀하셨고, 그 나라가 이미 임하였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나라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하나님의 나라는 지금 우리 안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역사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면 그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의 나라는 지금 우리 마음에 임하여 있고, 우리들이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그 관계 속에서 그 하나님의 나라가 경험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 하나님의 나라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언젠가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완성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소리와 함께 번개가 하늘 이쪽에서 번쩍하여 하늘 저쪽까지 비췸같이 주님께서 그렇게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 때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고 경험하며 살고 있는 그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됩니다. 그래서 우리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지금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며 살 뿐만 아니라, 그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고 우리의 구원이 완성될 그날을 고대하며 삽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보다 더 완벽하고 더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사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합니까? 초대교회의 어떤 사람들처럼, ‘주님 곧 다시 오실 텐데 뭐 하러 일하느냐?’고 놀고먹으며 살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주님 오늘 밤에 오실지 모른다고 잠도 자지 않고 매일 눈을 부릅뜬 채 날밤을 새워 주님을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신앙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 하나님의 영인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그 말씀을 기억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합니다. 심지어 신앙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신앙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살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오늘 본문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것은 바로 노아 때의 사람들처럼 살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오늘 본문은 두 가지로 말씀해 주시는데 그 하나는 노아의 때처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롯의 때처럼 사는 것입니다.

   먼저 노아 때의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나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더니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망시켰으며”(27절) 노아 시대에 홍수로 멸망당한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 하면서 그들의 삶을 네 개의 동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갔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이 네 개의 동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 아닙니까? 세상 살면서 먹지 않고 사는 사람 없습니다. 또 물을 마시지 않고 사는 사람도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시다’는 동사가 포도주나 술을 마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 포도주가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홍수 이후 노아가 포도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에서입니다. 물론 홍수 이전에도 포도농사를 지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홍수 이후 황폐해진 땅에 노아가 땅을 경작하고 포도나무를 심었고, 거기에서 나오는 포도주를 마심으로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본문에 ‘노아 시대의 사람들이 먹고 마셨다.’는 표현이 꼭 술에 취한 사람들이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노아 시대의 사람들이 먹고 마셨고, 그래서 멸망당했다고 말씀합니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먹고 마시는 것은 해야 합니다. 음식을 먹어야 하고, 물을 마셔야 합니다. 특별히 중동지역에서는 석회질이 많은 토질의 특성상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포도주를 마셔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먹고 마셨다는 것이 특별히 멸망을 당할 만한 어떤 큰 죄를 지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그 다음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가들고 시집갔다.’ 사람이 살면서 하는 일상적인 일 가운데 하나가 결혼입니다. 특별히 고대 사회에서는 결혼이 오늘날처럼 선택사항이 아니었습니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했고, 자식 낳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구약성경에서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처럼, 자식이 많은 것을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노아 시대에 사람들이 장가들고 시집갔다고 하는 것 역시 우리가 생각할 때 그것 때문에 멸망을 자초할 정도로 큰 죄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일상적인 삶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왜 예수님께서는 노아시대의 사람들이 멸망당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갔다.’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그들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 때문에 심판받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멸망당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우리들의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고, 어느 누구도 그것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노아 때에 사람들이 그렇게 살다가 멸망당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노아 시대의 사람들의 문제는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하는 것 외에 다른 것에는 관심 없는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사람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것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곧 짐승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는 뜻입니다. 짐승들도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목이 마르면 마실 물을 찾습니다. 성장하면 자연스레 짝짓기를 해서 새끼를 낳습니다. 짐승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잘못되었다고, 그렇게 사는 것이 죄를 지으며 사는 것이라고 말하진 않습니다. 왜요? 짐승이기 때문에요. 짐승은 그렇게 살아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그렇게만 살면 안 됩니다. 사람은 짐승과 다릅니다. 짐승과 같은 수준으로 살면 안 됩니다.

   특별히 믿음의 사람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어서는 안 됩니다. 더군다나 세상 사람들처럼 세상적인 것만을 생각하며 살아서도 안 됩니다. 믿음의 사람이라면 믿음의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믿음의 사람이라 하면서도 믿지 않는 사람처럼 생각하며 산다거나, 더군다나 아무런 생각 없이 감각으로만 사는 짐승들의 삶처럼 살아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특별히 두 가지를 깊이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로마서 12: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일까?’를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왜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이렇게 살아라!’라고 분명하게 말씀해 주지 않으셨을까요? 물론 시대적 상황이나 개인적 상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모든 시대와 모든 상황에 맞는 정답을 주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좀 엉뚱하게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살라고 그러신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해주시면 우리가 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기준을 다 정해 주시면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린 수많은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더 나은 방법이고 더 옳은 길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고민하면서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선택할 때 우리는 그 상황을 좀 더 깊이 있게 묵상하게 되고, 그 상황을 헤쳐나갈 지혜를 얻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에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를 고민하고 생각할 때 우리는 하나님과 좀 더 가까워집니다. 그런 고민과 묵상 속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우리에게 그 상황을 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마다 ‘내 뜻은 이것이다!’라고 분명하게 알려주시기보다는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찾도록 하신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노아 시대 사람들은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노아를 통해서 이 땅을 홍수로 심판하실 것이란 사실을 알리셨습니다. 그리고 노아에게는 방주를 준비하도록 하셨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방주를 짓는 동안 분명 그 주변의 사람들은 노아가 정상적이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노아가 말한 심판이나 노아가 방주를 만드는 이상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에만 신경 쓰며 살았습니다. 그랬기에 하나님께서 경고를 주셨는데도 그 경고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행동을 통해서 심판을 계시해 주시는데도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멸망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본문에서 ‘노아 때의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다가 홍수가 나서 다 멸망당했다.’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는 것이 조금 힘든 과정일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고, 생각하고, 묵상하면서 하나님을 가까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두려움을 의식하게 됨으로써 죄악으로 빠지려고 하는 우리의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갔던 노아 시대의 사람들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두 번째 사항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늘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단 한 순간도 우리에게서 떠난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는 곳은 한 곳 밖에 없습니다. 바로 지옥입니다. 지옥 외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신 은혜입니다. 우리의 삶 모든 곳에 하나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멈춘 적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악이나 선인을 막론하고 해를 비춰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의로운 자나 불의한 자를 가리지 않고 비를 내려 주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마태복음 5:45) 공중의 새들이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지만 그것들을 기르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들에 핀 꽃이 스스로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지만 그것을 솔로몬의 의복보다 더 아름답게 만드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마태복음 6:26,27) 그런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수 없고, 생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어디 그것뿐입니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너무너무 사랑하셔서 당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주셨고, 독생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우리를 대신하여 죽어주셨습니다. 그 십자가의 은혜 때문에 우리가 구원을 받았고, 그 십자가의 은혜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우리를 향한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은 찬송가 304장에서 노래한 것처럼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는’ 사랑이고 은혜입니다. 그러니 그 은혜를 우리가 한 시인들 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늘 그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은혜를 기억하면 할수록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는 우리의 삶에 더욱 풍성해집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잊고 사니까 하나님의 사랑이 내게서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사니까 내 삶에 가득한 하나님의 은혜가 느껴지지 않고 마치 메마른 광야를 사는 것처럼 우리의 삶이 척박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노아 시대의 사람들은 그런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죄악이 가득해도 참아주신 하나님의 사랑, 노아를 통해서 경고해 주시고 심판을 준비하도록 깨우쳐주신 은혜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의 본성에 따라 살았습니다.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말입니다. 그것이 멸망으로 가는 길인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기도하며 묵상할수록 우리의 신앙은 더욱 성숙해집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지금 여기에 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교회에 나와서만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그런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공부를 하다가도 이 공부함을 통해서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이룰 것인가 하는 비전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공부하는 것이 결코 따분하고 어쩔 수 없어 하는 지루한 일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친구들과 만날 때에도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이 만남을 통해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 합니다. 이번 주 추석 명절을 맞는데, 오랜만에 보는 가족이나 친지, 또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 만남 속에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크신 은혜 안에 머물며 살게 됩니다. 우리는 믿음의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을 잊은 채 평범한 일상만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가 그런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자녀 삼아주신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는지를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은혜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인지를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노아 시대에 홍수로 멸망한 어리석은 사람들처럼 살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 수 있습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더욱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며 사십시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기도하고 생각하며 사십시다. 지금 내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인지를 늘 생각하며 사십시다. 그것이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며 사는 삶입니다.

< 2019년 9월 8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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