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꾼을 세워주소서!

< 본문 - 사도행전 6:1-7 >

  미국 역사상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Colin Powell, 1937-, 사진1)은 자메이카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민자 2세로, 어린 시절 뉴욕의 빈민가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너무 가난하여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코카콜라 회사에서 시간당 90센트를 받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을 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공장을 청소를 하고 바닥에 흘러내린 콜라를 닦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은 50개의 콜라병이 든 상자가 터졌는데, 아무도 그것을 닦아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어린 콜린 파월이 바닥에 꿇어 엎드려 콜라를 열심히 닦아냈습니다. 쏟아진 그 많은 양의 콜라를 혼자서 묵묵히 닦아내는 모습을 보고 있던 관리자가 그를 보고 칭찬했습니다. “학생, 참 열심히 일하는군. 자신이 쏟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내 일처럼 성심성의를 다하다니!” 그 때 콜린 파월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어떤 일에서든 최고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다음 해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 다시 코카콜라 공장을 찾아갔을 때, 관리자는 그를 알아보고는 바닥 청소 대신 음료 주입기를 맡겨주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성실하게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관리자는 그에게 음료주입 팀의 부책임자로 승진시켜주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늘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학교성적은 항상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그에게는 남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했고, 어떤 시련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이루려는 강한 신념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가 그렇게 모든 일에 성실하게 일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 사람의 일꾼’이라는 이야기를 항상 그의 마음에 새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 사람의 일꾼’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세 명의 일꾼이 같은 작업장에서 일을 하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일은 하지 않고 삽에 몸을 기댄 채 ‘언젠가 자신이 이 회사의 사장이 될 것’이라는 말만 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사람 역시 일하는 것보다 삽에 몸을 기댄 채 ‘이 회사의 임금은 너무 적다.’고 불평만 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남들이 쉬고 있는 시간에도 열심히 도랑을 파고 있었습니다. 몇 년 후에 첫째 사람과 둘째 사람은 여전히 삽에 몸을 기댄 채 자신이 사장이 될 것이라는 헛된 꿈만 꾸고 있거나, 이 회사의 임금이 너무 적다고 불평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사람은 삽 대신에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사장이 될 것이라고 헛된 꿈만 꾸고 있던 사람은 머리가 허연 채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고, 임금이 적다고 불평하던 두 번째 사람은 원인 모를 사고로 장애를 입고 회사에서 퇴직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일을 하던 세 번째 사람은 그 회사의 사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콜린 파월은 자신이 하는 일을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매사에 성실한 자세로 노력했기에 1989년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 ROTC 출신으로는 최초로, 그리고 흑인 최초로, 그리고 최연소 나이로 미연방공화국의 합참의장이 되었습니다. 1993년 군에서 전역한 후 청소년 보호단체인 ‘미국의 약속’(America`s Promise)를 설립하여 봉사하다가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국무장관으로 발탁되어 역시 미국 역사상 흑인 최초로 국무장관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콜린 파월은 어쩌면 미국 정부가 원하는 일꾼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여전히 인종차별이 심하던 때에 그 어려운 유리천장을 뚫고 그 막중한 일들을 감당하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고, 사람들의 기대에 걸맞는 사람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콜린 파월이 미국이 원하는 일꾼이었다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꾼은 어떤 사람일까요? 하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위해서 일꾼을 세우실 때에 어떤 사람을 세워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길 원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은혜를 베푸셔서 10월에 우리 교회는 교회를 섬길 일꾼을 피택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일꾼을 세우시지만 그 일꾼은 우리 교회만의 일꾼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는데 동역하는 일꾼이어야 합니다. 나라의 일을 맡길 때에도 그에 맞는 사람을 고르고 골라 가장 적임의 자리에 앉혀 일을 하게 합니다. 회사에서도 자기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설정해 놓고 그에 맞는 사람을 뽑아 일을 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일꾼으로 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뽑혀야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겠습니까?

   성경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꾼을 선택하신 방법이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직접 지명하여 택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선택하실 때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초대 왕인 사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사울을 버리시고 다윗을 택하실 때 사무엘 선지자를 다윗의 아버지 이새의 집으로 보내십니다. 그리고 사무엘 선지자가 이새의 큰아들을 보면서 ‘이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은 내가 택한 사람이 아니라’고 거절하셨습니다. 이새의 일곱째 아들까지 그렇게 하신 후에 들에서 양을 치고 있던 다윗을 불러오게 하신 후에야 다윗에게 기름을 붓게 하셨습니다. 다윗의 아버지 이새나 사무엘 선지자는 다윗이 아닌 그의 형들 가운데 한 사람이 왕으로 세워지기를 원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지명하셨고,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차기 왕으로 낙점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직접 당신이 쓰실 사람을 선택하기도 하셨습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을 선택하실 때에는 대부분 그렇게 당신이 직접 선택하셨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제비를 뽑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1장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땅에 계시다가 하늘로 올라가신 이후,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성령이 오시길 기다리며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베드로가 거기에 모여 있던 120명의 성도들에게 ‘예수님의 제자였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죽은 가롯 유다를 대신하여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할 사람을 선택하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을 놓고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래서 뽑힌 사람이 맛디아였습니다. 그 맛디아가 예수님의 12제자의 무리에 포함되어 초대교회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구약성경에서도 제비를 뽑아 결정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도 24개 반으로 나누어 순서를 정하고 제비를 뽑아 뽑힌 사람이 그날에 성전에서 봉사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일꾼을 세우는 일에 제비를 뽑아 선택한 것은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처음일 것입니다. 그렇게 제비를 뽑아 일꾼을 세웠지만 거기에 모인 120명의 성도들은 어느 누구도 그것이 비민주적인 방식이라고 항의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선택과 섭리를 철저하게 인정했기에, 제비로 일꾼이 뽑힌 그것도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성경에서 일꾼을 뽑는 세 번째 방법은 추천을 받아 세우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의 이야기입니다. 초대 예루살렘교회에서 처음으로 교회의 일꾼으로 일곱 명의 집사를 세운 이야기가 오늘 본문입니다. 교회가 처음으로 집사를 세운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히브리파 유대인이고, 다른 하나는 헬라파 유대인입니다. 히브리파 유대인은 이스라엘 땅에서 태어나서 이스라엘 땅에서 자란 토박이들입니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스라엘 땅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언어도 당시 팔레스틴 지역에서 쓰던 아람을 쓰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헬라파 유대인은 요즘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면 ‘외국 물을 먹어본 사람들’입니다. 잠깐 외국에 여행했던 사람들이 사람이 아니라 이스라엘 밖의 다른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자라다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예루살렘에 거주하면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헬라파’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당시 세계 통용어라 말할 수 있는 헬라어를 사용할 줄 알고, 또 당시 세계의 중심 문화였던 헬라문화 속에서 생활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에 이렇게 토박이인 히브리파 유대인들과 외국에서 살다가 고국으로 돌아온 헬라파 유대인들이 한 공동체를 만들어 신앙생활을 하는데, 그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토박이들인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교회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모두 히브리파 유대인들이었기에 교회 운영이 히브리파 유대인을 중심으로 움직여지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가난한 과부를 구제하는 일에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소수인 헬라파 유대인들은 자꾸만 소외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말씀드린 것처럼 교회 지도자들이 모두 히브리파 유대인들이고 교회 구성원이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헬라파 유대인들에게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1절의 말씀처럼 초대 예루살렘교회에 전도되어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도들을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다 보니 교인들을 돌보는 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헬라파 유대인들에 관심을 많이 갖지 못했고, 헬라파 유대인의 과부들이 구제의 대상에서 자꾸만 소외되니까 헬라파 유대인들을 중심으로 ‘왜 우리 헬라파 유대인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불평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집사가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그 집사를 세움에 있어 몇 가지 기준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을 세웠을 때 오늘 본문 7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제자의 수가 심히 더 많아지는’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장로, 안수집사, 권사를 피택하여 우리 교회의 일꾼으로 세워짐으로 인해, 초대 예루살렘교회가 경험했던 놀라운 부흥과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가 우리 교회에도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본문에서 가르쳐주시는 하나님의 교훈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 본문이 가르쳐주는 교회의 일꾼을 세우는 원칙 첫 번째는 꼭 필요한 사람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때로 우리가 교회의 일꾼을 세울 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 갈등이 생긴 이유는 헬라파 유대인들의 과부가 구제하는 일에게 소외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제하는 일을 전담으로 맡기기 위해서 집사라는 일꾼을 세웠습니다. 비록 교회 안에는 히브리파 유대인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지만, 헬라파 유대인들이 소외되었기 때문에 헬라파 유대인들을 돕기 위해서는 헬라파 유대인들이 일꾼으로 세워져야 그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세워진 7명의 집사는 모두 헬라파 유대인들입니다. 5절에 그 이름이 언급된 ‘스데반, 빌립, 브로고로, 니가노르, 디몬, 바메나, 니골라’ 이 7명은 모두 헬라파 유대인들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하면, 그 이름이 헬라식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 식으로 투표를 해서 일꾼을 세웠다면 더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피택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5절 첫 머리에서 ‘온 무리가’라고 표현된 초대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는 7명의 집사를 세울 때에 오히려 소수파인 헬라파 유대인들을 일꾼으로 택한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헬라파 유대인들을 돕기 위해서는 헬라파 유대인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 내가 잘 아는 사람, 내 친척을 뽑은 것이 아니라, 지금 교회에 필요한 일꾼이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고 7명을 세운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도 그런 일꾼들이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게 하나님의 바람일 것입니다. 내가 잘 알기 때문에 뽑아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가 지금 어떤 일꾼이 필요한가, 어떤 사람을 세워야 우리 교회가 감당해야 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잘 이루어갈 수 있을까, 거기에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우리가 기도하면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 그런 사람이 우리 교회에 일꾼으로 세워지기를 위해서 기도하십시다. ‘하나님, 지금 우리 교회에 가장 필요한 일꾼을 세워주소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잘 감당하고 그 뜻을 이루어갈 일꾼을 세워주소서!’라고 말입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일꾼을 세웠던 두 번째 원칙은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도들이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에 일곱 명을 택하라고 말하면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가 사도들에게 추천한 7명은 5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3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이라는 말은 ‘칭찬받는 사람’의 속성을 말합니다. 바꿔 말하면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였는데, 무엇으로 칭찬을 받는 사람인가 하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함으로 칭찬받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칭찬받는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삶과 인격에 대한 평가입니다. 그리고 그 평가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속사람의 모습인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교회의 일꾼은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당연히 사람에게도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이 하나님께 칭찬받는 사람인지 하는 것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하나님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평가하시는 것을 인간인 우리가 다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누가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 밖에서 칭찬받고 있는가 하는 것은 조금만 신경 쓰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것으로 칭찬받는 것이 아니라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믿음이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이여야 합니다. ‘그 사람 참 밥 잘 사주는 사람이야.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아! 그 사람 참 마음이 순진한 사람이야.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런 인간됨으로 칭찬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칭찬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교회의 일꾼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그것이 기준일 수 없습니다. 인간됨으로 칭찬받는 사람은 교회 밖에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교회 다니는 사람, 신앙인이라고 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고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참 사람 좋은 사람이야!’ 그렇게 칭찬받는 사람이 교회 밖에도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교회에서 일꾼으로 세워져야할 사람은 그것으로 칭찬받는 것이 아니라, 성령과 지혜와 믿음의 충만함으로 칭찬받아야 합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에 말씀하고 있는 ‘성령과 제혜가 충만하다’는 것과 ‘성령과 믿음이 충만하다’는 것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고 하나님께 순종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은 자기 고집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내 생각이 옳은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뜻에 자기 자신을 순종합니다. 지혜가 충만하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찾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찾았다면 그 뜻에 복종합니다. 내 주장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찾아 그 뜻에 순종합니다. 믿음이 충만하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모든 일을 믿음의 가치로 생각하고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세상의 가치로 교회를 바라보지 않고, 세상의 가치를 앞세워 교회의 일을 하거나 뭔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믿음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결정합니다. 그것이 믿음이 충만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성령과 지혜와 믿음이 충만하여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교회에 유익되어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사람이 교회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7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왕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들이 일꾼으로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피택을 위해서 기도할 때에 이렇게 기도하십시다. ‘세상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세상에서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성령과 지혜와 믿음이 충만하여 하나님께, 그리고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일꾼을 세워주소서! 하나님의 뜻이라면 내 생각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순종할 줄 아는 사람을 일꾼으로 세워주소서!’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일꾼을 세운 세 번째 원칙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일곱 집사를 세우면서 사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다. 접대하고 구제하는 일을 맡아 봉사할 사람을 세우고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전하는 일에 전념하겠다.’ 사도들이 일곱 집사를 세운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기도하고 말씀 전하는 것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바쁜 사도들이 접대하고 구제하는 일까지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역할을 나누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워진 일곱 집사는 구제하고 접대하는 일을 먼저 해야 했습니다. 물론 일곱 집사가 전도하지 않은 것 아닙니다. 스데반은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 앞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돌에 맞아 순교를 당했고, 사도행전 8장에 보면 빌립은 사마리아에 가서 복음을 전했고,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광야로 가서 에디오피아 여왕의 관리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렇게 교회 밖에서는 일곱 집사도 복음을 전하는 일을 했지만, 교회 안에서는 그들에게 맡겨진 구제하고 접대하는 일을 감당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교인들이 적을 때에는 사도들이 그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인이 많아지고 사도들이 복음전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위해서 사도들이 했던 구제하고 접대하는 일을 일곱 집사에게 맡긴 것입니다. 그 일을 맡기기 위해서 일곱 집사를 세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교회의 직분은 결코 명예를 위한 직분이 아닙니다. ‘교회를 얼마동안 다녔기 때문에 이제 장로가 되어야 한다, 권사가 되어야 한다, 집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장로의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장로가 되어야 하고, 권사의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권사가 되어야 합니다. 장로가 되지 않는다고 창피한 것도 아니고, 교회 오래 다녔고 열심히 봉사했는데 권사가 되지 않았다고 섭섭할 일도 아닙니다. 또 장로나 권사나 안수집사로서 교회에서 맡겨진 일을 할 수 없음에도 장로가 되려고 하고 권사가 되려고 하고 안수집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일 뿐입니다. 내가 무언가가 되고 싶다면 그 직분을 위해서 목숨 걸고 희생하며 헌신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필요로 할 때, 하나님께서 나를 쓰시고자 하실 때 가장 먼저 그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할 수 있는 사람이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어디 가서 장로가 되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사나 권사 되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그리고 교회를 위해서 희생하고 수고하겠다는 마음가짐과 결단으로 직분을 맡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이렇게 기도하십시다. ‘직분이 명예가 되지 않게 하소서! 직분을 명예로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직임에 맞는 역할을 감당할 사람을 일꾼으로 세워주소서! 직분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이 부르시는 곳에 먼저 달려가는 사람을 일꾼으로 세워주소서!’

   여러분, 우리 함께 좋은 일꾼이 세워지도록 기도하십시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가장 필요한 일꾼을 세워주심으로 초대 예루살렘 교회처럼 우리 교회가 말씀이 점점 왕성해지고, 우리 교회를 통해서 복음의 역사, 생명 살림의 역사가 불 같이 일어나도록 기도하십시다. 어려운 시대에 하나님의 복음을 통해서 이 땅을 새롭게 밝혀나갈 교회로 세워지도록 좋은 일꾼을 세워달라고 기도하십시다. 우리의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총을 우리와 우리 교회에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 2019년 9월 22일 주일낮예배-항존직 피택을 앞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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