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산 소망은 무엇입니까?

< 본문 - 베드로전서 1:3-7 >

   <곧 나올 12월 호 ‘매일의 만나’에 쓴 칼럼에 있는 내용입니다.>

   지난 9월 영국에서 변기 하나를 도난당했다고 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화제거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변기 하나 도난당한 것이 뭔 뉴스거리인가? 그것이 왜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된단 말인가?’라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난당한 그 변기는 다름 아닌 황금으로 만든 ‘황금변기’(사진1)였기 때문입니다.

   이 황금변기는 2016년 이탈리아 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 18K 금으로 만들어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에 전시했던 것입니다. ‘아메리카’(America)로 명명된 이 황금변기는 경제의 불균형, 부의 세습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풍자하고 조롱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일부러 화장실에 이 변기를 설치하여 관람객들에게 이 황금변기에 앉아 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오래 앉아 있으려 해서 한 사람당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3분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런데도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황금변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황금변기가 영국으로 건너와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의 생가인 블레넘 궁전(Blenheim Palace)에서 전시되고 있었는데, 지난 9월 14일 새벽 이 황금변기가 도둑을 맞은 것입니다. 황금변기를 훔쳐간 용의자는 이틀 만에 체포되었는데, 약 70억 원의 가치가 있는 황금변기는 회수되지 못하고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황금변기에 대한 또 하나의 일화가 있습니다. 지난해인 2018년 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1888년에 그린 ‘아를의 눈 덮인 들판’이라는 그림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구겐하임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그 제안을 거절하면서 ‘대신 이 황금변기를 빌려주겠노라’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황금(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영국으로 건너올 때까지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러분, 70억 원에 이르는 황금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았던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황금변기에 앉아 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사람들이 가장 동경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그런 사치를 누리는 것입니다. 황금변기를 가질 만큼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갖지 않는 것일 뿐, 그런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그런 황금변기를 소유한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갑부 중에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중국 진나라의 석숭(石崇, 249-300)은 화장실을 황금과 보석으로 꾸미는 사치를 즐겼다고 하고, 2001년 홍콩의 한 보석상도 61억 원짜리 초호화 화장실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황금은 그만큼 자신의 부를 드러내는 욕망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왜 하필 경제의 불균형과 부의 세습, 그리고 아메리카 드림의 허상을 조롱하는 작품으로 황금변기를 생각해냈을까요? 변기는 가장 더럽고 불결하게 여기는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간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배설물을 처리하는 도구인 변기를 부의 상징인 황금으로 만든다는 것은 말 그대로 우스꽝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우리 인간들은 그런 우스꽝스러운 일에 열광합니다. 그것을 가지고 싶어 안달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황금으로 대변되는 물질의 욕망에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시내산 아래에서 황금송아지를 만들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율법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시내산 위에 올라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데, 시내산 아래에서는 황금송아지를 만들어 ‘이것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낸 신’이라고 말하며 잔치를 벌였습니다.(출애굽기 32장) 그런데 오늘날에도 그런 황금송아지를 만들어 그것을 신이라고 추앙하며 따라가는 어리석은 인간들, 욕망에 노예가 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황금이 결코 우리의 신이 될 수 없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때로 성경은 황금을 정반대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금보다도 더 귀하다고 말씀하시면서 황금의 가치를 아주 높은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오늘의 말씀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왜 오늘 말씀에서는 우리의 믿음을 금으로 비유했을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금은 귀한 것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값진 것을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금’입니다. 우리가 가진 믿음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황금보다도 귀하고 값지다는 것을 말씀하기 위해서 ‘금보다 귀한 믿음’이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만 생각하면 너무 성경의 말씀을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분명 금보다도 귀합니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믿음이 금보다도 귀한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금이 무엇이기에 우리의 믿음의 가치를 말씀하시면서 금을 이야기했느냐는 것입니다.

   여러분, 금이 값진 것은 그것이 결코 많이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이 시냇가의 자갈돌처럼 흔하다면 그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금은 그렇게 많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금은 우리가 말하는 순수한 상태로 발견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다른 이물질들과 섞여 있는 상태로 발견됩니다. 그래서 그런 이물질들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순수한 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리나 철 또는 니켈과 같은 다른 금속들과 섞여 있는 것을 우리는 ‘순금’이라고 말하지 않고 ‘합금’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합금은 순금에 비해서 딱딱합니다. 다른 금속이 많이 함유될수록 더 딱딱해집니다. 반대로 다른 금속의 함유량이 적은 순금일수록 부드럽고 유연합니다.

   이런 금의 성질이 곧 우리의 믿음과 비슷합니다. 순수하고 정결해야 할 우리의 믿음이 죄나 세상의 욕심과 욕망이라는 불순물에 의해서 딱딱해집니다. 성경은 그런 딱딱함을 ‘완고함’이라고 표현합니다. 히브리서 3장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이 이르신 바와 같이 오늘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광야에서 시험하던 날에 거역하던 것 같이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 형제들아 너희는 삼가 혹 너희 중에 누가 믿지 아니하는 악한 마음을 품고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질까 조심할 것이요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완고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히브리서 3:7-8, 12-13)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경험하며 살았습니다. 물론 그들의 삶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40년 동안 매일 같은 음식을 먹어야 했고, 신발이 닳지 않고 옷이 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40년 동안 매일 같은 옷과 같은 신발을 신어야 했습니다.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우리 인간의 욕심이나 더 아름답고 화려한 옷을 입고 싶어 하는 우리 인간의 욕망을 철저하게 포기해야 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는 너무나도 놀라운 것들이었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더군다나 적군의 공격에 마음 졸일 필요도 없고, 광야에서 생명을 노리는 맹수나 전갈과 같은 것들의 위협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지켜주시고 매일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마음이 완고해졌습니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악한 마음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죄의 유혹 때문입니다. 악한 마음과 죄의 유혹 때문에 그들의 마음이 완고해졌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순금은 부드럽습니다. 유연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이빨로 물면 그대로 자국이 생길 정도로 금속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그런데 그 순금에 불순물이 많이 들어갈수록 금은 부드러움을 잃어버립니다.

   우리 마음은 부드러워야 합니다. 부드럽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우리의 생각이 변화되어 그 말씀을 따라 순종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이 신앙을 갖고 있든 갖고 있지 않든, 그들이 하나님을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역하는 것을 완고한 마음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죄악을 멀리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죄악에 물들어 가면 갈수록 더욱 완고해지고,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져도 그 말씀을 받을 밭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면 점점 더 굳어지고 결국에는 패망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속해서 죄악을 멀리하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죄가 우리의 마음을 완고하게 마비시키면 그 어떤 말씀이 선포된다 하더라도 그 말씀이 내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력하게 말씀이 선포되고 외쳐진다 하더라도 그 말씀이 내 잘못된 양심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렇게 말씀이 들려지지 않고, 말씀이 우리의 마음에 심겨지지 못하면 결국 그 마음은 완고하게 되어 모든 일에 하나님을 대적하고 맙니다. 그래서 우리는 죄를 멀리해야 합니다. 죄가 우리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창세기 4장에 보면, 가인이 아벨을 죽이는 끔찍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는데, 하나님께서는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셨고 가인과 그의 제물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이에 화가 난 가인의 마음에 죄가 분노의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인이 안색이 변하고 마음에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가인을 찾아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됨이냐?...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세기 4:6-7) 하나님께서는 죄가 가인을 노리고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죄를 조심하라고, 네가 죄를 다스려야 한다고 경고해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가인은 그 죄를 다스리지 못하고 결국 자기 동생 아벨을 죽이는 끔직한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가인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경고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가인의 마음에 새겨지지 못했습니다. 그 말씀을 따라 순종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완고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죄를 짓게 되었고, 죄의 형벌로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창세기 4:14)

   완고한 마음은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자신이 파멸로 가고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자신을 새롭게 하고, 자신을 하나님 앞에 바로 세워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멸망의 길인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 멸망의 길을 계속 가다가 결국 멸망하고 맙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믿음의 세계의 비밀을 가르쳐줍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이유는 우리에게 소망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 소망을 오늘 본문에서는 ‘산 소망’이라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믿음을 통해서 가진 소망이 산 소망이라는 말은 거짓되고 의미 없는 죽은 소망도 있다는 것을 전제한 말씀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거짓되고 무의미한 죽은 소망입니까? 4절에서는 산 소망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나니.” 이것이 산 소망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죽은 소망은 썩어지고 더럽고 쇠하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죄악에 물든 우리 인간이 탐욕하고 욕망하는 것들은 거의 다 썩을 것들이고, 쇠하여 없어질 것들이요, 아무런 가치도 없는 더러운 것들입니다. 우리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황금으로 대변되는 물질도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물질이 없이는 편안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더 많은 재산을 모으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물질을 소유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물질은 우리의 삶에 조금 더 여유와 편리를 제공해 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합니다.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이고 더 나아가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선인들의 지혜요 가르침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물질을 추구하고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정신없이 달려갑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죄가 우리의 마음을 완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죄된 생각이 우리의 사고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서 우리의 의식을 물질의 노예가 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만들었고, 조금만 더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꾸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금보다 조금 더 출세하면 내 인생이 활짝 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출세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압니다.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 올라간다 하더라도 거기가 결코 행복의 자리는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한 단계 더 높은 계단에 올라서면 그 보다 더 높은 자리가 보이고, 그것에 올라가고 싶어 또다시 혹독한 경쟁을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언제 그 자리에서 미끄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기 때문입니다. 출세가 결코 우리의 삶에 최고의 가치도 아닐뿐더러, 행복의 자리가 아님을 잘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추구하며 삽니다. 결국에는 다 사라지고 썩어지고 가치 없는 것인 줄 알면서도 말입니다. 왜요? 죄가 우리에게 그렇게 속삭이거든요. ‘좀 더 높이 올라가야 돼! 그래야 네가 이기는 거야. 좀 더 출세해야 돼! 그러면 네가 행복해질 거야. 다른 사람을 짓밟고서라도 경쟁에서 이겨야 해! 그래야 세상의 모든 것을 네 것으로 만들 수 있어.’ 그런 죄의 속삭임에 속아 넘어간 어리석은 인간들은 그것이 진리인양 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피를 흘리며 경쟁을 합니다. 다른 사람을 짓밟고 끌어내려서라도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아갑니다.

   그런데 여러분, 세상의 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우리가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 가운데도 그런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자기의 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고 자랑하고 픈 마음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다 썩고 쇠하여 없어지는 무가치한 것들입니다.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이 그런 것처럼, 남들보다 율법을 더 잘 지켰다고 자랑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기도한다고 자랑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금식하면서 금식한 티를 내서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어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구제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잘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종교 /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의 의로움을 드러내고, 그렇게 함으로서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어 하는 것이 모두 ‘자기 의’입니다. 그런 ‘자기 의’를 위해서 사는 사람을 디모데전서 6장에서는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하는 사람’(디모데전서 6:5)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마태복음 23:3)고 하셨습니다. 바리새인이 그런다고 기도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라고 말씀하시면서 예수님도 친히 기도하셨습니다. 바리새인이 그렇다고 금식하지 말라거나 구제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은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 것입니까? 바리새인과 같이 기도하는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신앙으로 살라고 말씀합니다. ‘내가 어려서부터 이런 말씀은 다 지켰다’(마가복음 10:20)고 자랑하고 자부심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 아버지와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는 삶을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있는 산 소망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우리가 구원받은 것 자체가 산 소망이 아닙니다. 천국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산 소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구원하셨습니까? 거듭나지 못하면 하나님과 영적 교제를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과 영적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 아버지 한 분만으로 만족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죄악으로 물든 우리의 자아가 거듭나야 합니다. 그것이 구원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에게 천국을 약속하신지 아십니까? 그 천국에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십니다. 천국은 죄가 없는 곳입니다. 죄가 우리를 더 이상 유혹할 수 없는 곳이 천국입니다. 그 천국에서 천국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하나님 아버지와 깊은 사귐을 갖고, 하나님 아버지만으로 만족하게 살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천국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천국에 간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천국에 하나님 아버지가 계십니다. 그 하나님 아버지를 온전한 마음으로 사모하며 바라보며 사는 곳, 그 하나님 아버지로 인해 만족하며 사는 곳, 그것이 바로 천국입니다. 천국은 하나님 아버지가 계신 곳입니다. 하나님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사는 곳입니다. 그래서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 천국이라 하더라도 하나님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다면 나는 그곳이 가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험난한 고난과 척박한 사막 같은 지옥이라 하더라도 하나님 아버지가 계기 계신다면 저는 그곳에 가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산 소망은 하나님 아버지이십니다. 하나님 아버지 품에 안겨 주님과 함께 사는 것이 우리에게 최고의 소망입니다. 구약성경의 인물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사람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다윗을 꼽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보다 더 멋진 신앙으로 살았던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그가 바로 에녹입니다. 에녹에 대한 이야기는 성경에 단 4절 밖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에녹은 그 누구보다도 멋진 신앙으로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에녹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창세기 5:24) 에녹은 300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를 너무너무 귀하게 여기셔서 죽음이라는 과정도 거치지 않고 그를 하나님 곁으로 데려가셨습니다. 에녹에 뭔가 큰일을 행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기도했는지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구제를 얼마나 많이 했고, 금식을 얼마나 자주했는지에 대한 말씀도 없습니다. 그는 그저 하나님과 동행했습니다. 하나님과 깊은 만남 속에 살았습니다. 마치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처럼 말입니다. 창세기 3장에서 하나님은 ‘동산에 거니시는 하나님’(창세기 3:8)이셨습니다. 아담과 하와와 함께 동산을 거니시며 산책하신 것입니다. 죄를 짓기 전 우리 인간은 그렇게 하나님과 동행하며 산책하였고, 하나님은 그것을 기뻐하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원하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과 깊은 교제 속에 사는 것입니다. 주님 품 안에 거하여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있는 최고의 소망입니다. 그것이 바로 산 소망입니다.

< 2019년 11월 17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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