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배우고 깨닫고, 그리고

< 본문 - 골로새서 1:3-8 >

   일본의 기독교 여류작가인 미우라 아야코(三浦 綾子, 1922-1999)가 쓴 『삶에 답이 있을까』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녀의 인생 말년에 암으로 투병하면서 새로운 글을 쓰기 어려워, 대신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듯 이제까지 쓴 작품 속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글들을 모아 정리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발간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녀는 숨을 거두었고, 그녀가 죽은 후에 그녀의 이름으로 발간된 마지막 책이 이 『삶에 답이 있을까』입니다. 그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녀가 열예닐곱 살 무렵 국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망망한 바다의 외딴섬에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겠니?” 그러자 아이들은 유명한 소설이나 만화책 등 생각나는 대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성경이나 백과사전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묻는 건, 너희가 성경을 고르겠느냐 백과사전을 고르겠느냐 하는 거다.” 그때 결론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그녀는 잊어버렸지만, 선생님의 그 반문만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여학교를 졸업할 때, 그녀는 친구와 함께 그 선생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습니다. “선생님, 인생이란 게 대체 뭔가요?” 언제나 환하게 웃고 있던 선생님이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난 결혼해서 아내와 아이가 있단다. 요즘 들어 어렴풋이 인생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단다. 그렇지만 인생이 뭐냐고 묻는다면 모른다고 하는 게 정직한 대답일 거야. 죽을 때까지 고민해도 인생이 무엇인지는 모를 테지.” 그녀는 그 말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뒤 그녀는 폐결핵을 앓아 13년간 요양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요양 생활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망망대해의 외딴섬과 같았습니다. 그녀는 이 인생의 외딴섬 속에서 백과사전 대신 성경을 선택했습니다. 사전은 지식을 늘려 줄지 모르지만, 살아가는 힘도, 하나님을 찾는 겸손도, 사람을 마음으로 사랑하는 힘도, 죄를 씻을 수 있는 능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만이 인생의 모든 의문에 대답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은 외딴섬과 같다. 내게 성경은 외딴섬에 있는 단 하나의 책이다.”

   『성경이 만든 사람 존 워너메이커』란 책에 미국의 유명한 사업가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 1838-1922)에 대한 이런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가 사업가로서 60년을 맞는 기념행사에서 한 기자가 그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회장님, 지금까지 투자한 것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는 무엇이었습니까?” 그는 답변을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는 듯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10살 때 최고의 투자를 한 적이 있지요. 그때 나는 2달러 75센트를 주고 예쁜 가죽 성경 한 권을 구입했지요. 이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투자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성경이 나를 만들었으니까요.” 기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성경만 구입하면 성공할 수 있나요?” 워너메이커는 대답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하나님을 믿고, 말씀을 실천해야지요. 하나님을 신뢰하며 즐겁고 기쁘게 일하다 보면 성공은 어느새 자신의 옆에 다가와 있게 됩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 동일한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망망대해의 외딴섬에 한권의 책만을 가져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책을 가지고 가시겠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분이 한 일 가운데 최고의 투자는 무엇이었습니까? 어떤 사람에게 ‘망망대해의 외딴섬에 홀로 표류하게 되었을 때 어떤 책을 가져가겠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저는 성경을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저는 성경을 모두 외워 제 머릿속에 성경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대신 저는 『외딴 섬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을 가져가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인생에 때론 외딴섬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나는 방법을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는 책이 바로 성경입니다. 성경을 통해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고독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게 되었고, 성경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의 길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고 영원을 향해 힘찬 항해를 하며 살았습니다. 어쩌면 존 워너메이커가 한 말처럼, 성경을 읽기 시작한 그 순간이 우리 인생에 가장 크고 확실한 투자를 시작한 시점일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편지로 받은 골로새 교회는 아주 믿음이 좋은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본문 3절에서 사도 바울은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감사한다.’고 편지를 시작합니다. 골로새 교회는 사도 바울이 설립한 교회가 아닙니다. 본문 7절에 그 이름이 언급된 에바브라에 의해서 세워졌고, 에바브라에게 말씀을 들으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에바브라가 언제 사도 바울을 만났고, 언제 골로새로 가서 교회를 세웠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학자들은 사도 바울이 제2차 선교여행 중 에베소에서 3년 동안 사역하던 때에 에바브라가 사도 바울로부터 복음을 들었고, 사도 바울로부터 복음의 말씀을 배운 후에 골로새로 가서 교회를 세웠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골로새라는 지역은 한 때 번창했던 무역도시였지만, 사도 바울 당시에는 조그마한 도시로 쇠퇴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비록 작은 도시이긴 하지만 골로새에는 부르기아 원주민들과 헬라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들, 그리고 상당수의 유대인 등 여러 민족이 혼합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골로새 교회 역시 그렇게 큰 규모의 교회는 아니었습니다. 세워진 지 오래 되지 않았고, 규모도 적은 교회였지만 골로새 교회는 말씀 안에서 잘 자라는 교회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골로새교회를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거나 가르친 적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골로새 교회는 믿음의 열매가 맺혀지는 아름다운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런 골로새 교회 교인들을 생각하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골로새 교회를 위해서 기도할 때마다 감사한 이유를 이렇게 말씀합니다. 본문 4-5절입니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을 들었음이요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쌓아둔 소망으로 말미암음이니.” 이 말씀은 아주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너희의 믿음과 사랑과 소망으로 인해 감사한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이라는 것은 어려움 가운데서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에 대한 확신입니다. ‘예수 안에 있는 믿음’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세상 그 무엇이 그들을 흔들 수도 없고, 그들의 그 믿음을 무너뜨릴 수도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고 그분의 인도를 따라 살아가는 믿음입니다. 뿐만 아니라 골로새 교회 교인들의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랑이었습니다.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이라는 말을 성경원문 그대로 번역한다면 ‘모든 성도들을 향하여 너희가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아가페의 사랑입니다. ‘가지고 있다.’는 말은 지금도 그들 가운데서 놀랍도록 역사하는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옛날에 사랑했던 사랑이 아닙니다. ‘앞으로 사랑하거야’ 하는 사랑도 아닙니다. 지금 그들의 마음속에 뜨겁게 역사하는 사랑, 지금도 그들의 관계 속에서 친밀한 교제로 나타나는 사랑입니다. 또한 골로새 교회 교인들에게는 ‘하늘에 쌓아둔 소망’이 있었기에 사도 바울은 감사한다고 말씀합니다. 하늘에 쌓아둔 소망이라는 것은 이 땅을 살아감에 있어 내 욕망이나 내 욕심을 따라 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신 삶을 산 것에 대한, 그리고 사랑의 수고를 통해서 형제를 품어주고 용서하고 이웃을 섬기는 사랑의 삶을 산 것에 대해서 하늘에서 하나님께서 갚아주실 것을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하늘에 쌓아둔’이라는 말은 ‘하늘에 간직해놓은’ ‘하늘에 저축해 놓은’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당장 끌어다 쓸 수는 없지만 언젠가 하나님께서 반드시 갚아주실 상급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지금은 내가 바라고 욕망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인내하며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왜요? 내 상급이 하늘에 있거든요. 믿음을 위해서 지금 내가 포기한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반드시 갚아주실 것을 알거든요. 지금 사랑하며 살기에 수고하고 힘들지만 하나님께서 그 수고에 대한 보상을 반드시 해 주실 것을 알거든요.

   여러분, 골로새 교회 교인들은 그런 믿음, 그런 사랑, 그런 소망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우리 신앙인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세 가지 중요한 신앙의 덕목을 이야기하면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고린도전서 13:13)라고 말씀하셨는데, 골로새 교회 교인들은 그 세 가지, 항상 우리 신앙인들이 가지고 살아야 할 세 가지를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골로새교회 교인들은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신앙을 가질 수 있었고, 그런 아름다운 신앙을 따라 살 수 있었을까요? 오늘 우리에게도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을 우리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고, 주님이 주신 능력으로 살고 싶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은 자답게 주님의 사랑을 우리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늘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상급을 쌓아놓고 계심을 믿으며, 그 하늘나라를 바라보며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골로새 교회 교인들은 그렇게 살았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사는 것이 어려울까요?

   오늘 본문은 골로새 교회 교인들이 그런 아름다운 신앙으로 살 수 있었던 이유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5절에서는 “너희가 전에 복음 진리의 말씀을 들은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고, 7절에서는 “에바브라에게 너희가 배웠나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인을 바른 신앙인으로, 신앙인을 아름다운 신앙인으로, 신앙인을 성숙한 신앙인으로 세우는 힘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 배울 때 우리의 신앙은 바르게 성장할 수 있고, 우리의 신앙이 향기 나는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신앙의 성장을 위해서, 그리고 하나님께서 바라보실 때 미소 지으실 수 있는 아름다운 신앙으로 자라가기 위해 얼마나 말씀을 듣고 배우고 있느냐?’ 하고 말입니다.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장시키는 영양분은 하나님의 말씀에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을 성숙시키는 영적 에너지도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옵니다. 디모데후서 3:15-17절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그렇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구원에 이르는 지혜를 가르쳐줍니다. 뿐만 아니라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여’ 우리로 하여금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교훈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세상의 지혜나 세상의 가르침도 우리의 삶에 유익을 주지만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의 길을 가르쳐주는 것은 오직 하나 성경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다가 때로 유혹에 빠져 하나님의 말씀 길을 떠날 때에 우리가 지금 가는 길이 잘못된 길이라고 책망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의 왜곡되고 상처 난 심령을 치유하시고 바른 신앙의 양심을 갖도록 우리를 고치는 능력 역시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습니다. 말씀은 그렇게 우리에게 바른 신앙인으로 살도록 이끌어주고, 때론 책망하시고, 때론 우리에게 힘을 주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고 자라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길 원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고 배워야 합니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서는 바른 신앙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믿음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우리 안에는 없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선한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하더라도 우리를 바른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어줄 힘이 우리 안에는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에게 바른 신앙으로 살아갈 힘을 주고, 바른 신앙으로 성숙하도록 우리를 이끌어줄 능력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말씀을 듣고 말씀을 배우는데 왜 내 신앙은 성장하지 않습니까?’라고 말입니다. 주일에 예배드리러 나와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또 여러 가지 성경공부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신앙인다운 신앙인으로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말씀을 듣고 배워도 세상에 살면서 세상 유혹 앞에 너무 자주 흔들리고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씀에 대한 또 하나의 단어를 제시해 줍니다. 그것은 바로 ‘깨달음’입니다. 본문 6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 복음이 이미 너희에게 이르매 너희가 듣고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날부터 너희 중에서와 같이 또한 온 천하에서도 열매를 맺어 자라는도다.” 복음의 말씀을 받았을 때 그들은 그 말씀을 깨달았습니다. 그 깨달음은 우리 인간의 지성이나 합리적인 사고로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도 중요하고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깨닫는 것입니다. 깨닫는 것은 단순히 지적인 깨달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깨닫는다고 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는 것까지를 포함합니다. 아무리 많은 성경지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말씀이 내 삶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그것은 신앙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교회에 다니지 않는데 우리보다 성경에 대해서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미션스쿨에 다녀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나름대로 성경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많은 성경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작은 말씀 하나를 듣고 배우고 깨달아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보다 결코 좋은 것일 수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14:19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내가 남을 가르치기 위하여 깨달은 마음으로 다섯 마디 말하는 것이 일만 마디 방언으로 말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방언이라는 것은 영의 소리입니다. 아무리 영의 소리를 많이 한다 하더라도, 심지어 일만 마디나 한다 하더라도 깨닫는 마음으로 다섯 마디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이걸 이렇게 바꿔도 될 것입니다. ‘성경구절을 일만 절을 외운다 하더라도 깨닫는 말씀 다섯 마디가 더 낫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깨닫는다고 하는 것은 반드시 삶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것이 진정으로 내게 깨닫는 말씀이 됩니다. 말씀을 듣고 배워서 깨닫는다 하더라도 그게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그 말씀은 내게 결코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말씀을 깨닫고 삶으로 살아내야 그 말씀이 내게 능력이 됩니다.

   1962년에 개봉하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분에 후보로 올랐던 명작 ‘바운티호의 반란’(The Mutiny on the Bounty)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789년 영국 군함 바운티호에서 벌어진 선상 반란 사건의 실화를 다룬 찰스 노드호프(Charles Nordhoff, 1887-1947)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그 소설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태평양을 항해하던 바운티호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발란을 일으킨 사람들 중 일부가 남태평양의 핏케언(Pitcairn)이라는 섬에 머물게 됩니다. 그들은 그 섬의 원주민 여인들과 방탕한 삶을 살면서 그 섬에 있는 한 나무로부터 위스키를 만드는 법을 배워, 날마다 술을 마시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 사이에 칼부림이 일어나고 전염병이나 알코올중독으로 한명씩 죽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사람이 알렉산더 스미스(Alexander Smith)인데, 그는 죽은 선원의 유품에서 성경을 발견합니다. 외로움과 절망으로부터 헤어 나오기 위해 그는 그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성경은 낯선 책이었습니다.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강력하게 역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기 시작했고, 그 말씀을 원주민 여인들과 아이들에게도 가르쳤습니다. 그 후 25년이 지나 영국인들이 그 섬에 찾아오게 됩니다. 그들이 와서 보니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동정심과 친절 그리고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섬에는 이제 더 이상 어떤 범죄나 타락도 없었고, 문맹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신실한 신앙을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의 후손들이 지금도 핏케언 섬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그 섬이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겠지요. 바로 하나님의 말씀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대로 산 결과, 그리고 그 말씀을 가르치며 그 말씀이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준 결과 한때는 지옥과도 같았던 그 섬이 천국과 같은 섬으로 바뀐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골로새 교회는 에바브라에게 복음의 말씀을 들었고, 말씀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깨달았고, 깨달은 말씀대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작은 교회이지만 그들은 믿음과 사랑과 소망이라는 신앙의 최고덕목에서 사도 바울에게 칭찬받았습니다.

   그 복음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역사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다’(히브리서 4:12)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능력으로 역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영생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꿀 능력이 있습니다. 그 말씀의 능력을 우리가 의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바른 믿음, 아름다운 신앙으로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악하고, 악의 세력이 강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는 그 악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약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려 살면 넉넉히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죄악의 유혹을 이기며 믿음의 승리자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세상을 이기는 믿음의 승리자로 살기 위해서 말씀을 많이 들으십시다. 그리고 많이 배우십시다. 그리고 인간의 지혜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로 그 말씀을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시다. 그러면 우리가 듣고 배운 말씀이 하나님의 은혜로 깨달아져서 그 말씀이 내 삶에 능력이 됩니다. 그 말씀의 능력으로 사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칭찬하실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골로새 교회를 칭찬한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에 이끌려 사는 사람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합니다. 말씀의 능력이 그를 지키시고, 그를 통해서 위대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 2019년 12월 8일 주일낮예배-성서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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