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하는 용기를

< 본문 - 히브리서 11:17-19 >

   여러분, 다윗의 일생에서 다윗이 가장 용기를 냈었던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윗의 용기’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골리앗과 맞서 싸울 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린 다윗이 이스라엘과 블레셋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엘라 골짜기를 찾아갔습니다. 다윗은 아직 전쟁에 참여할 만큼 자라지 못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골리앗을 보게 되었고, ‘어떻게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느냐?’고 분노하게 됩니다. 그런 분노의 마음으로 다윗은 자신이 골리앗과 싸우러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사울 왕은 다윗에게 ‘너는 너무 어려서 안 된다.’고 만류합니다. 그럼에도 기어이 싸우러가겠다고 하자 자신이 입고 있던 갑옷을 입혀줍니다. 사울의 갑옷과 칼은 다윗에게 거추장스러울 뿐이었기에, 다윗은 그것을 벗어버리고 평소에 입고 다니던 옷을 그대로 입고 골리앗과 싸우러갑니다.

   골리앗이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키가 거의 3m나 되는 거인입니다. 어려서부터 용사였습니다. 그가 외치는 고함소리에 이스라엘에 내노라는 장수들도 두려워 떨었습니다. 그는 머리에 투구를, 그리고 온 몸에는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갑옷의 무게만도 무려 54kg이나 되었습니다. 그가 들고 있는 베틀 채 같은 창의 끝에 달려 있는 날은 무게가 7kg에 다다랐습니다. 그것만 아닙니다. 그의 등에는 단창을 둘러메고 있었고, 방패를 든 사람이 골리앗 앞에서 골리앗을 보호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두려워할만한 신체조건과 무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다윗은 어떻습니까? 나이도 어리지요, 군사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지요 전쟁터나 나가본 적도 없지요, 변변한 무기도 없지요, 자신을 보호해줄 갑옷도 없지요. 모든 조건에서 다윗은 골리앗과 싸우기에 불리할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형편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아무런 주저함 없이 골리앗과 싸우러갑니다. 정말 대단한 용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다윗이 한 것입니다.

   그런 다윗을 보면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다윗은 정말 용기가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골리앗과 싸우러 가는 다윗의 모습에서 보여주는 용기보다도 더 큰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었습니다. 언제인지 아십니까?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었을 때입니다.

   다윗이 왕이 되었고, 그의 통치가 안정적이었을 때 그는 큰 범죄를 저지르고 맙니다. 자신의 충신이었던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왕궁으로 불러 부정을 저지른 것입니다. 하룻밤의 쾌락을 결과 밧세바가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다윗은 자신의 죄악이 드러날까 봐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가자 결국 충신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남편을 잃어 슬퍼하는 밧세바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임신한 아이를 출산합니다. 그렇게 해서 다윗의 모든 범죄가 감추어지는 듯했습니다. 아무도 다윗의 범죄사실을 알지 못했고, 다윗은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나단 선지자가 다윗 앞에 나타나 다윗의 범죄를 책망합니다.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지었다고 말입니다.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 하나님 앞에 회개합니다. 다윗은 나단 선지자 앞에서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신의 범죄를 부정하거나 감추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다윗은 왕으로서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죄악을 폭로하려는 나단 선지자 하나쯤 죽여 없애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닙니다. 자신의 죄를 폭로한 나단 선지자를 죽인다면 혹 누군가가 다윗의 범죄를 알고 있을지라도 아무도 들춰내지 못할 것입니다. 다윗의 범죄를 드러내는 순간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자신의 죄를 변명하거나 감추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겸손히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했습니다. 단순히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임할 하나님의 진노를 달게 받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러분, 나단 선지자가 다윗의 죄악을 들춰내 책망했을 때 그 책망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죄를 회개하는 것,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다윗의 일생에 가장 큰 용기가 필요했던 때는 바로 그 때입니다.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나단 선지자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이 올지라도 잘못한 사람을 향하여 담대하게 그를 고발하는 것을 큰 용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용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용기입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 비판하고 들춰내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허물과 부족함을 다른 사람 앞에서 인정하는 것이 더 큰 용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윗의 일생에 가장 큰 용기는 어린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러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나단 선지자 앞에서 자신의 죄악과 허물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이기는 용기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거꾸러뜨리는 용기보다 더 큰 용기는 자신을 거꾸러뜨리는 용기입니다.

   다윗의 그런 용기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하나님의 준엄하신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단순히 나단이라는 사람의 말로 들었다면 말씀드린 것처럼 나단을 죽여 없애면 그만입니다. 헤롯이 자신의 죄를 신랄하게 고발한 세례 요한을 감옥에 가두고 그의 목을 베어버린 것처럼, 자신을 향해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두려워서 아무도 자신에게 대들지 못할 테니까요. 그에게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말을 사람의 말로 듣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그 말씀을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들려진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나단 선지자 하나를 죽인다고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또 다른 선지자를 보내셔서 다윗을 책망하실 것입니다. 남유다가 멸망당할 때 예레미야가 그랬던 것처럼, 죽인다고 위협을 해도, 심지어 감옥에 가두고 매질을 가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은 계속 외쳐질 것입니다. 다윗은 그것을 잘 알았습니다. 자신을 책망하는 그 소리는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시편 32편에서 다윗 자신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가 복이 있도다.”(시편 32:1)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죄를 지은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용서를 받는 것이야말로 지금 상황에서 가장 큰 복임을 알고 회개하여 용서를 구한 것입니다.

   진정한 용기는 겉으로 드러나 사람들에게 보여진 모습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넘어뜨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드러내놓고, 그 말씀에 자신을 온전히 순종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용기입니다. 잠언 4:23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서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그렇습니다. 성을 무너뜨리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덕목입니다. 그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용기를 갖고 산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아브라함을 생각해 보십시다.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하나님께 드릴 때에 믿음으로 드렸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창세기 22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드린 이삭이 누구입니까? 아브라함이 100세에 낳은 아들입니다. 아브라함과 사라 사이에 자녀를 낳지 못하다가 아브라함이 100세에, 그리고 사라가 90세에 낳은 아들이 이삭입니다. 고대사회에서 자식이 없다는 것은 저주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깊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100세가 되었다는 것은 더 이상 자식을 낳을 가망성이 없고, 그냥 저주받은 자처럼 생을 마감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아들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아들을 통해서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아들 이삭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번제로 드린다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한 아들을 죽여야 한다는 인간적인 고통과 슬픔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이 이루어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다. 하나님으로부터 아브라함이 ‘네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아브라함에게 고민이 왜 없었겠습니까? 얼마나 소중한 아이인데, 얼마나 사랑하는 아이인데, 우리말로 하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인데, 그 아들을 번제로 드리라니! 아들 대신 차라리 살만큼 산 자신의 생명을 가져가신다고 하면 나을텐데,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것을 하나님께서도 아실텐데, 그 아들을 번제로 드리라니! 더군다나 그 아들을 통해서 큰 민족을 이루어주시겠다고 약속까지 하신 하나님께서 아직 장가도 가지 않을 아들을 번제로 드리라니! 어쩌면 처음에는 하나님의 그 말씀이 농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그날 밤 뜬 눈으로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성경은 아브라함이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이삭을 데리고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곳을 향해 떠났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창세기 22:3) 아침 일찍 떠났다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하나님, 잠깐만요. 한 번 생각해 보고요. 기도해 보고요.’ 그렇게 시간을 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3일 만에 모리아산에 도착합니다. 3일을 아들 이삭과 함께 걸어가는 동안에 아브라함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차라리 그 기간이 짧았으면 마음에 느끼는 고통이 덜했을텐데, 3일 내내 아들을 죽여 번제로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겠습니까? 그런데 아브라함은 ‘불과 나무는 있는데 번제로 드릴 어린 양은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는 이삭의 물음에 담담하게 대답합니다.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준비하시리라.”(창세기 22:8)

   아브라함이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오늘 본문은 그 이유를 이렇게 가르쳐줍니다.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무슨 이야기입니까? 자기 아들 이삭을 죽여 번제로 드린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죽은 그 아들을 다시 살리실 것이라고 아브라함이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죽은 아들을 하나님께서 다시 살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실 것이라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낼 수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이삭을 잉태할 때 전능하신 하나님, 못하실 것이 없으신 하나님을 아브라함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아브라함이 100세에 아들을 낳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불가능한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셨습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 바로 앞인 12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러므로 죽은 자와 같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허다한 별과 또 무수한 모래와 같이 많은 후손이 생육하였느니라.” ‘죽은 자와 같은 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아브라함입니다. 자신은 이미 자녀를 낳는 일에 있어서는 죽은 자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죽은 자와 같은 자신을 통해서 아들을 낳게 하셨습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입니다. 그것을 경험한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죽은 자와 같은 자기를 통해서 자녀를 주셨다면, 내 아들 이삭을 죽인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다시 살려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갇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인간의 지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크신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그랬기에 이삭을 번제로 드릴 때에도 죽은 자도 살리실 것을 믿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는 능력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도 살리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없는 것을 있게 하시는 분도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그렇게 믿었습니다. 로마서 4:17절에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이렇게 표현해 줍니다. “그가 믿은 바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부르시는 이시니라.”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부르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믿었기에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그렇게 모든 것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믿는다 할지라도 그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아무런 능력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하나님께 순종하려 할 때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에는 우리의 생각과 너무나도 다른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는 말씀을 우리가 하나님의 정당한 요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그건 너무 억지 같은 명령입니다. 아브라함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가는 것과 같은 요구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선하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에게 요구하시는 말씀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고, 아브라함은 그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뜻이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너무나도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귀에 들려진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 생각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용기, 내 생각과 맞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을 수 있는 용기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환경에 순종할 줄 아는 용기로 연결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귀에 들려주신 음성,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알려주신 말씀에만 순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내 삶의 자리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역사의 현장입니다. 때로는 그것이 내게 만족스럽지 못한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우리 가운데 부잣집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는 좀 더 좋은 환경, 좀 더 여유 있는 환경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환경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태어나보니 부모님이 지질이도 가난하여 어렸을 때부터 죽도록 고생하며 자란 분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부모님이 많이 배우지 못해서 공부하는 동안 부모님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한 분도 있습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금수저로 태어나지도 못했고,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집안 찬스’를 쓸 여건이 되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럴지라도 우리가 믿음의 사람이라면 우리는 지금 내게 주어진 환경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굳이 우리보다 훨씬 더 못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이유로 들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이렇게나마 우리를 인도하심에 감사하며 그 환경에 순종해야 합니다. 우리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나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내게 최선의 것으로 채우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혹 우리에게 또 다른 환경과 여건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 내 앞에 펼쳐진다 하더라도 그것을 믿음으로 수용하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요셉을 생각해 보십시다.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요셉이 어느 날 형들에 의해서 낯선 이국땅에 노예로 팔려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채색옷을 입어 일을 해보지 않은 어린 요셉이 노예로 팔려가 매일 죽도록 일만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런 요셉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요셉이 자신에게 주어진 그 기가 막힌 상황을 거부하거나 거기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썼다는 표현이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주인에게 인정을 받아 가정 총무가 되고, 결국에는 애굽의 국무총리가 됩니다. 어쩌면 요셉의 그런 상황은 그의 꿈을 이루시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요셉은 자신에게 주어지 전혀 낯선 상황,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런 상황을 거부하지 않고 믿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특별히 청년 여러분, 지금 내 상황이 너무 힘드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코로나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더 힘들고, 공부하기 더 힘들고, 취직하기 더 힘들고, 살아가기 더 힘들지 않습니까? 우리가 불평한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낙심하면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될 뿐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십시다. 용기를 가지고 받아들이십시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용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국의 레오날드 우드(Leonald Wood) 경이 프랑스 왕을 방문하였습니다. 왕은 그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만찬에 초대한다는 전갈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우드경은 궁중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한 홀에서 왕과 마주쳤습니다. 프랑스 왕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습니다. ‘우드 경! 나는 당신을 이곳에서 다시 보리라고는 정말 기대하지 못했소! 어떻게 된 일이요?’ 그러자 오히려 우드경이 당황하며 되물었습니다. ‘폐하께서 저를 초대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었지요. 하지만 경은 나의 초대에 아무런 응답도 보내지 않았지 않소?’ 그러자 우드 경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왕의 초대에는 결코 가타부타 대답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순종만 있을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왕의 초대는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초대입니다. 하물며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말씀에 우리가 가타부타 이유나 조건을 따질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는 순종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순종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세상의 요구, 세상의 방법을 따라 살려할 때에는 그렇게 큰 용기가 따르지 않도 됩니다. 우리의 생각과 삶의 습관이 이미 세상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지금의 내 상황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순종하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며 사십시다. 그리고 내 귀에 들려진 말씀에 용기를 내어 순종하십시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이라 하더라도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삶에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 내게 주어진 상황에 용기를 내어 순종하며 사십시다. 그런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선한 역사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 2020년 5월 17일 주일낮예배-청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