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 앞에 서서

< 본문 - 사무엘상 15:24-31 >

  ‘기회비용’(機會費用,opportunity cost)이란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바스티아(C. F. Bastiat, 1801-1850)가 1850년에 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란 수필 중에서 ‘깨진 유리창’이란 비유를 통해 기회비용이란 무엇인가를 최초로 설명했습니다. 깨진 유리창이란 이런 이야기입니다. 어느 상점 주인의 아들이 잘못해서 아버지 상점의 유리창을 깼습니다. 우리는 흔히 그런 실수를 하면 짓궂은 장난을 해서 손해를 입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가 유리창을 깨뜨린 것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상점 주인은 새 유리를 사서 끼워야 하기에 유리 가게 주인이 돈을 벌 기회를 얻게 됩니다. 유리 가게 주인은 번 돈으로 빵을 사면 빵 가게 주인도 수입이 증가하게 되고, 그런 일들이 많아지면 빵가게는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일자리를 늘립니다. 그러기에 유리창을 깬 아이는 마을의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 것입니다. 바스티아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합니다. 상점 주인은 유리창 교체에 돈을 썼기 때문에 신발을 구입하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합니다. 상점주인이 신발을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발 가게 주인이 손해를 보게 됩니다. 신발가게 주인은 새로운 옷을 사려 했는데 수입이 줄어서 새로운 옷을 사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옷가게 주인은 옷을 팔지 못하고, 그럼으로써 옷가게는 일하는 사람을 줄여야 합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처럼 한편에서 이득이 생기면 다른 한편에서는 그만큼 이득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됩니다. 이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합니다. ‘기회비용’이란 자신이 무언가를 선택함으로써 선택하지 못한 것(포기했던 것)들 중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비용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하나를 선택하면서 다른 것을 선택하지 못함으로 해서 내게 주어지는 손해의 가치를 말합니다. 우리는 늘 선택하며 살아야 합니다. 선택함에서 얻어지는 이득도 있겠지만 선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인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할 때 고민합니다.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무엇이 덜 손해 보는 선택인지를 말입니다. 그리고 선택합니다. 가능하면 기회비용이 적은 쪽으로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우리는 신앙의 삶을 살면서 얼마나 기회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분명한 것은 신앙을 선택하고 신앙으로 살려하는 데에는 그만큼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던 사람이 주일에 예배드리기 위해서 축구모임에 가지 않는다면 축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좋은 날씨에 사람들은 주말이나 주일이 되면 가족끼리 여행을 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여행을 포기해야 합니다. 여행을 포기함으로 가족끼리 여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유익한 것들을 얻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주일 아침이 되면 늦잠을 자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교회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납니다. 한 주 동안 피곤한 몸과 마음을 위해서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교회에 옵니다.

  그러나 신앙은 단순히 그런 소소한 것을 포기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13장에서 밭에 감추인 보화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은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삽니다. 보화를 발견했을 때 그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재산을 모두 팔더라도 감추어져 있는 보화를 위해 밭을 살 것이냐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재산 전부보다도 밭에 감추어져 있는 보화의 가치가 더 낫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재산을 다 팔아 밭을 산 것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천국에 대한 비유라고 말씀하십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마태복음 13:44) 천국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산 전부를 기회비용으로 지불하더라도 천국을 선택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함에 있어 때로는 그런 결단과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것 전부를 기회비용으로 지불하더라도 신앙을 붙잡는 것 말입니다.

  초대교회 때에는 그 기회비용이 자신의 생명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앙을 선택하고 순교할 것이냐 아니면 배교를 선택하고 이 세상에서의 안위를 누릴 것이냐의 기로에 서기도 했습니다. 물론 신앙을 버리고 세상의 것을 선택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세상을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 신앙을 위해서 세상의 것을 포기하고 순교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신앙을 위해서 무엇까지 기회비용으로 지불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신앙의 길을 가는 사람은 반드시 신앙을 선택한 결과 지불해야 할 기회비용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까지, 무엇까지 기회비용으로 지불할 용기가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모든 것(전 재산)을 지불하고서라도 우리가 가진 믿음을 지킬 용기가 있습니까?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내 생명을 내놓기까지 주님을 따를 용기가 있습니까?

  오늘 본문은 그런 용기를 갖지 못한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입니다. 사울에게 하나님께서 기꺼이 기회비용을 지불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사울 왕이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후에 벌어진 상황입니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사울 왕의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말렉과 전쟁하러 가는 사울에게 ‘그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라.’(사무엘상 15:3)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전쟁에서 승리한 사울 왕은 하나님의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승리의 전리품으로 아각 왕을 사로잡아 오고, 각종 짐승 가운데 좋은 것을 죽이지 않고 사로잡아 왔습니다. 성경의 표현대로 한다면 ‘가치 없고 하찮은 것만 진멸’(15:9)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사무엘 선지자를 사울 왕에게 보내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은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한다는 말씀과 함께 말입니다. 이스라엘에 처음으로 세워진 사울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그런 사울 왕을 바라보시면서 하나님께서 후회하신다는 말씀을 들은 사무엘 선지자는 밤새도록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사울 왕을 찾아갑니다. 그 때 사울 왕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기념비를 갈멜에 세우고 돌아와 있었습니다. 여러분, 사울 왕이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 누구 덕분이겠습니까? 사울 왕이 군대를 잘 정비하고 작전을 잘 세워서 승리한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승리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하나님께서 도우셨기에 승리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념비를 세운다면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우리가 아말렉을 이겼노라고, 하나님을 위하여 감사의 기념비를 세워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사울은 ‘자기를 위한 기념비’(15:12)를 세웠습니다. 자신이 잘 해서 전쟁에 승리했다는 기념비를 세운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무엘 선지자가 도착하자 아주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행하였나이다.”(15:13)라고 말입니다. 분명 사울은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전리품으로 양과 소, 그것도 아주 살진 양과 소만을 골라 전리품으로 가져왔습니다. 사무엘 선지자는 사울 왕에게 양의 울음소리와 소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그러자 사울왕은 백성들의 핑계를 댑니다. ‘그것은 내가 원해서 끌고 온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하겠다고 끌고 온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렇게 변명을 했습니다.(15:15, 21) 사울의 변명하는 말을 들은 사무엘 선지자는 사울 왕을 호되게 책망합니다. ‘하나님은 번제나 다른 어떤 제사를 드리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청종하는 것을 더 좋아 하신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오늘 본문 24절에 기록된 것처럼, 사울 왕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범죄하였나이다. 내가 여호와의 명령과 당신의 말씀을 어긴 것은 내가 백성을 두려워하여 그들의 말을 청종하였음이니이다.” 이 말씀을 보면 사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가 범죄하였노라’고, ‘내가 여호와의 명령과 당신의 말씀을 어겼노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지금 사울은 회개한 것이 아닙니다. 후회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회개와 후회는 전혀 다릅니다. 만일 사울 왕이 ‘내가 하나님께 범죄하였나이다.’라는 말로 끝났다면 회개의 시작이 됩니다. 그러나 그 뒤에 백성을 두려워하여 그들의 말씀을 듣느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했다는 말은 변명일 뿐입니다. 자신의 잘못이 누군가로 인해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회개는 변명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는 것이고, 철저하게 자신의 잘못임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것이 회개의 첫걸음입니다.

  그러면 왜 사울은 백성들을 핑계 대면서 회개가 아니라 변명을 한 것입니까? 오늘 본문에 그 이유가 나옵니다. 그것은 백성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국민들의 소리를 듣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가정의 가장은 가족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은 사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지도자는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말을 귀 기울여 잘 듣는다는 것과 그들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두려워한다는 것은 그것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백성들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두려워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입니다. 지도자로서 백성이 두려울 수 있습니다. 지도자는 백성들의 신임을 얻어야 지도자로서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것이냐 아니면 백성을 두려워할 것이냐 하고 말입니다. 물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과 백성을 두려워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없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과 사람(백성)을 두려워하는 것에는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사울이 백성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것이 백성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울 왕은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서 책망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보다는 백성들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본문 26-27절에 의하면, 사무엘 선지자가 사울 왕에게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버렸기에 하나님께서도 왕을 버려 이스라엘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다.’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에 사울 왕은 그 말씀을 전하고 돌아서는 사무엘의 겉옷자락을 붙잡았습니다. 겉옷자락이 찢어질 정도로 사무엘 선지자를 붙잡았습니다. 여러분, 왜 사울이 사무엘 선지자의 옷자락을 붙잡았겠습니까? 사울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사무엘이나 그 말씀을 하신 하나님을 두려워했기에, 그래서 하나님을 붙잡는 심정으로 사무엘 선지자를 붙잡았겠습니까? 우리는 그 다음에 보여준 사울 왕의 말에서 왜 사울이 사무엘 선지자의 옷자락이 찢어지도록 붙잡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30절입니다. “사울이 이르되 내가 범죄하였을지라도 이제 청하옵나니 내 백성의 장로들 앞과 이스라엘 앞에서 나를 높이사 나와 함께 돌아가서 내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경배하게 하소서 하더라.” 사울은 사무엘 선지자와 함께 예배하러 가길 원했습니다. 예배의 자리에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자신이 예배에 자리에 가야 하느냐 하면 백성의 장로들과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자신이 하나님께 버림받은 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는 왕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서, 예배라는 것을 빌어서 자신이 백성들에게 존귀히 여김 받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역시 우리 왕은 하나님께서 인정하고 하나님께서 높여 주시는 왕이야! 봐, 사무엘 선지자가 우리 왕과 함께 예배드리는 것을 보니 하나님이나 사무엘 선지자가 우리 왕을 인정하고 있잖아!’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금 사울 왕은 하나님이냐 백성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하나님이 아닌 백성을 선택했습니다. 하나님께 잘 보이는 사람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백성에게 잘 보이는 사람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자존심, 왕이라는 자존심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울 왕의 이런 모습은 다윗 왕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다윗 왕도 하나님께 큰 죄를 지은 때가 있었습니다. 밧세바를 왕궁으로 끌어들여 간음죄를 저질렀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습니다. 그 사실을 감쪽같이 감추고 있던 다윗 왕 앞에 나단 선지자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다윗의 그 범죄에 대해서 책망했습니다. 그 때 다윗은 하나님께 범죄했노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다윗이 사울과 달랐던 것은 자신이 백성들 앞에 왕의 체면을 유지하면서 백성들에게 잘 보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눈물을 흘리려 회개했고,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내리신 징벌을 당연히 받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다윗은 왕의 체면이나 자존심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언약궤가 다윗 성으로 들어올 때에 왕의 체면을 내려놓고 기쁨의 춤을 추었던 것처럼,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는 완전히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사울은 자신이 분명 하나님의 말씀을 어겼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려 이스라엘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신다(26절)고 말씀하심에도 그는 여전히 왕의 체면이 중요했습니다. 사무엘 선지자에게 백성들 앞에서 자신을 높여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고 백성들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왜요? 하나님보다 백성이 더 두렵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보다 백성을 더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 선지자의 책망을 들을 때 사울 왕은 새로운 기회 앞에 섰습니다. 그 때 사울 왕이 하나님의 책망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 편에 서기로 선택하였다면, 그래서 자신의 죄를 철저하게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용서를 빌었다면 하나님께서는 사울 왕을 용서하셨을 것이고 사울 왕은 그의 왕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울은 하나님을 포기하고 백성들을 선택했습니다. 백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인간적인 욕구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사울 왕은 영원히 하나님께 버림받은 왕이 되고 말았습니다.

  앞서 기회비용이라는 말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울은 그 어떤 기회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하나님을 선택했어야 했습니다. 백성들 앞에서 왕의 체면을 깎이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음성을 귀 기울여 들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면 사울 왕은 재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한두 번 실수하거나 실패한 것 때문에, 때로는 우리가 큰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실수하고 범죄했을 때 하나님의 음성을 외면하고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때로 실수합니다. 그럴 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회를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 우리의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하나님의 음성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하나님께 버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사울 왕은 백성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회복할 수 있는 기회,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사울 왕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백성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 기회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사울 왕의 어리석음입니다.

  게슈탈트 치료(Gestalt therapy)의 창시자인 프리츠 펄스(Fritz Perls, 1893-1970)는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에게 의존하는 성향은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 특히 자기 존중의 경우에 그렇다. 만인의 격려와 칭찬을 받아야 직성이 풀린다면, 이는 만인을 자신의 심판관으로 삼는 것과 같다.” 이 말을 사울에게 적용한다면 사울은 이스라엘 백성의 왕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노예나 다름이 없는 존재였습니다. 백성들의 눈치를 보느라 하나님을 잊어버렸습니다. 백성들을 자신의 심판관으로 삼았습니다. 우리 인생의 참된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말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너무 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고 있진 않으십니까? 우리가 눈치를 봐야할 분은 오직 한 분, 하나님뿐입니다. 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하다 보면 우리는 바른 신앙을 살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다는 욕망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는 자기 스스로를 인간의 노예로 만들 뿐입니다.

  여러분, 무엇이 두려우십니까? 사람이 두려우십니까? 하나님이 두려우십니까? 코로나19가 두려우십니까?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함이 두려우십니까? 사람이나 세상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을 의식하며 사십시다. 때로는 어떤 대가를 지불한다 하더라도 하나님 편에 설 용기를 가지십시다. 오늘 우리는 위기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위기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기회입니다. 믿음을 회복하는 기회이고, 하나님 편에 설 수 있는 기회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기회입니다. 그 기회를 붙잡고 그 기회를 통해서 우리가 회복되고 성숙할 수도 있고, 그 기회를 놓쳐버리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을 선택하십시다. 믿음을 선택하십시다. 생명의 길을 선택하십시다.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말입니다.

< 2020년 6월 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