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긍정입니다.

< 본문 - 마가복음 9:14-24 >

   미국의 뉴욕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8살 때에 어머니를 잃었고, 10살 때 아버지를 잃어 불과 10살에 고아가 되고 말았습니다. 외할머니 아래서 힘들게 살던 그녀는 한 끼 식사를 위해서 혹독한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돈을 ‘땀과 눈물의 종잇조각’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늘 밝은 표정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낙천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21살에 결혼을 하여 6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그 중 한 명이 어렸을 때 숨지고 말았습니다. 엄마로서 사랑하는 아이를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아직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다섯이나 있다.’고 생각하고 다섯 아이를 키우는데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정치활동을 왕성하게 하던 도중 39살 때에 갑자기 소아마비에 걸려 걷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결국 다리를 쇠붙이에 고정시키고 휠체어를 타고서야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부통령 후보에 지명될 정도로 한창 정치적으로 주가를 올리던 때에 당한 그 힘든 상황으로 인해 남편이 절망에 빠져 방에서만 지내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던 그녀는 비가 그치고 맑게 개인 어느 날 남편의 휠체어를 밀며 정원을 산책하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가 온 뒤에는 반드시 이렇게 맑은 날이 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뜻하지 않은 병으로 다리는 불편해졌지만 그렇다고 당신 자신이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요.​ 여보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아내의 말에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영원한 불구자요. 그래도 나를 사랑하겠소?” 남편의 물음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니 여보, 그럼 내가 지금까지 당신의 두 다리 만을 사랑했나요?” 아내의 이런 재치 있는 말에 남편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아내의 사랑과 격려는 남편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훗날 그녀의 남편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가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Anna Eleanor Roosevelt, 1884-1965년) 여사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루스벨트 대통령(Franklin Roosevelt, 1882-1945년)은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4선 대통령이 되어 경제 대공황으로 절망에 빠진 미국을 구출해냄으로서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분이고,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는 미국인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분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사람들보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들이 훨씬 더 건강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또 병에 걸렸더라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치사율이 훨씬 더 낮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떤 연구결과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매사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의 삶이 훨씬 더 기쁨으로 가득하고 풍성함과 여유를 누리게 된다는 것은 우리의 경험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긍정의 힘이 신앙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신앙 역시 긍정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신앙인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내려오신 후에 처음 맞이하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이 세 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변화산에 올라가신 사이에 산 아래에서는 귀신들려 고통당하고 있는 아이 하나 때문에 큰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예수님께 자기 아이를 고쳐달라고 데려왔는데 예수님께서 변화산에 올라가 계시기에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계시지 않자 아마도 제자들에게 귀신을 쫓아내어 아이를 고쳐달라고 부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 아이를 고치지 못했습니다. 이미 제자들은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고치는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오늘 본문보다 앞선 마가복음 6장에 보면 열두 제자들이 예수님의 보내심을 받고 나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결과를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나가서 회개하라 전파하고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발라 고치더라.”(마가복음 6:12-13) 그렇습니다. 제자들은 이미 귀신을 쫓아내기도 했고, 병자들을 고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귀신들린 그 아이를 고쳐보려고 했을 것입니다. 본문 18절 마지막 부분에 “내가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내쫓아 달라 하였으나 그들이 능히 하지 못하더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분명 제자들이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고쳐보려고 노력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고 병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제자들과 서기관들 사이에 변론이 생겼습니다. 본문 14절에 ‘서기관들이 그들과 더불어 변론하고 있더라.’라는 말씀에서 ‘변론한다’는 말은 논쟁하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서기관들이 ‘당신들의 스승인 예수님은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고치던데 당신들은 왜 못하느냐?’고, ‘그러고도 당신들이 예수의 제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고 병을 고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당신들의 스승인 예수도 능력이 없는 사람 아니냐?’고 따졌을지도 모릅니다.

    제자들이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려 공격을 받고 있는 사이에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내려오셔서 그 광경을 목격하셨습니다. 전후 상황에 대한 말씀을 들으신 후에 예수님께서 ‘그 아이를 내게 데리고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앞에 선 아이는 다시금 심한 경련을 일으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 지금 예수님과 제자들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 아이가 귀신에 사로잡혀 경련을 일으킵니다. 땅에 엎드려져 구르며 입에서는 거품을 흘립니다. 아버지의 말대로 그 아이는 귀신이 발작을 하면 물에도 뛰어들고 불에도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니 그 아이의 몸이 온전할 리 없습니다. 온 몸에는 화상 자국이 가득하고 얼굴에는 괴로움으로 인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온 몸에 고통이 가해지자 아이는 소리 높여 울부짖습니다. 고통으로 인해 아우성을 치는 그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역시 아픈 마음으로 아이를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볼 뿐입니다.

   그 긴박한 상황에 아이의 아버지가 소리칩니다.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옵소서.”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이 말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왜 아이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한 것입니까?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소서.’ 이미 그 아버지는 낙담된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제자들이 아이를 고쳐보려고 노력했지만 고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꽤나 오랜 시간 제자들은 아이를 고쳐보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예수님 앞에서 아이는 다시 발작을 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찾아왔지만, 그마저도 아무런 의미가 없자 낙심된 모습으로 아이가 발작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버지의 마음은 고통스럽습니다. 어쩌면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겨 달라.’는 이 말은 자포자기 속에 나온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고쳐주시리라는 확실한 기대도 없습니다. 어쩌면 제자들이 그런 것처럼 예수님도 귀신과 씨름을 하다가 못 고치실지도 모릅니다. 지금 아버지의 마음에는 두 개가 동시에 꽈리를 틀고 있습니다. ‘아마 스승이라는 예수님도 제자들처럼 고치지 못할지도 몰라.’라는 체념된 마음과 ‘어쩌면 스승이신 예수님은 고쳐주실 지도 몰라.’하는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확실한 믿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주님께 온전한 희망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아이의 아버지는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고 소리치고, 그런 그의 믿음을 긍휼히 여기신 주님께서 아이를 고쳐주셨습니다.

   여러분, 왜 예수님께서는 아이의 아버지와 긴 대화를 나누고 계신 것입니까? 지금 눈앞에서 아이가 발작을 일으키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시면서도 곧바로 고쳐주지 않으신 것입니까? 지금 예수님께서는 아이의 아버지에게 믿음을 가지라고 요구하고 계십니다. ‘할 수 있으면 해 주시고, 못하신다면 그만 두십시오.’라는 개연성의 마음은 믿음이 아닙니다. 지금 아이의 아버지에게 필요한 것은 확실한 믿음입니다. 내 아이의 병을 주님께서 고쳐주실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 말입니다.

   지금 아이의 아버지가 그런 확실한 믿음을 갖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미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아이를 데리고 왔고, 제자들이 아이를 고쳐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앞에서 아이는 더욱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의 병을 고쳐보겠다고 희망을 갖고 찾아왔는데, 제자들로부터 실패를 경험해야 했습니다. 한가닥 희망을 갖고 찾아온 발걸음이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실패의 경험이 아버지의 마음에 부정의 씨를 심어놓았습니다. ‘제자들도 안 되는데, 예수님이라고 될까?’하는 부정의 마음 말입니다. ‘제자들도 못 고쳤으니 예수님도 못 고치실 거야’라는 불신의 마음 말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때로 우리가 경험하는 실패가 우리 마음에 부정의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실패가 우리의 마음에 부정의 씨앗을 심어놓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믿음은 그 부정의 씨앗을 제거하고, 그럴지라도 긍정의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긍정의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낙심된 마음에 포로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당한 상황을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히브리서 11:1-2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믿음의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믿음은 현실만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현실 너머에 있는 것을 지금 내 눈앞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아직 내 앞에 도착해 있진 않지만 고난과 힘든 지금의 상황을 이겨나가다 보면 주님께서 예비해놓으신 더 아름다운 미래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 믿음은 세상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합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해 줍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기쁨을 노래하며 살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렘을 생각해 보십시다. 모세는 가데스바네아에서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에 보냅니다. 그들은 40일 동안 같이 행동하며 가나안 땅을 탐지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보고 내용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10명의 정탐꾼들은 ‘우리는 그 땅에 못 들어간다.’고 절망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와 갈렙은 ‘우리는 들어갈 수 있다.’고 외쳤습니다. 여러분, 그 차이가 무엇입니까? 그들이 다른 땅을 보고 온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정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그 땅에 대한 보고는 같았습니다. ‘과연 그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그리고 그 땅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크고 견고할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아낙 자손 거인들이 살고 있습니다.’(민수기 13:27-28) 그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해석은 달랐습니다. 10명의 정탐꾼들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못들어갑니다.’라고 말했고, 여호수아와 갈렙은 ‘그럴지라도 우리는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차이가 무엇입니까? 다른 장소를 보고 온 것이 아닙니다. 다른 시기에 정탐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고, 같은 것을 보고 왔습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보고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무엇이 다른 것입니까? 똑같은 사실을 보았지만 그것을 믿음의 눈으로 보느냐, 아니면 믿음 없는 눈으로 보느냐 하는 차이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니까 분명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땅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면 그들이 아무리 거인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성읍이 아무리 크고 견고하다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믿음 없는 눈으로 바라보니까 막막한 현실만 보일 뿐입니다. 성읍은 크고 견고해서 우리 같은 오합지졸로는 성벽을 무너뜨릴 수 없어 보입니다. 거대한 아낙자손 앞에 서 보니 우리는 그들 앞에 메뚜기 같아 보일 뿐입니다. 그러니 들어가겠다는 용기를 낼 수도 없을뿐더러, 들어가겠다는 희망조차 가질 수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같은 상황을 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 다릅니다. 같은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아무른 감각도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극의 시인 이태백처럼 시인이 되어 노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똑같이 힘들고 어려운 고통의 순간을 겪었는데, 어떤 사람은 고통의 무게에 짓눌려 살 소망까지 잃어버린 채 폐인이 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시련과 고통을 발판삼아 더욱 성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똑같이 실패를 경험했는데 어떤 사람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며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실패가 자신의 무덤인 양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영원히 실패자로 남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 앞에 골리앗과 같은 거대한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어떤 사람은 그 앞에서 기가 죽어 손에 쥔 물매돌을 던져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사시나무 떨 듯 떨다가 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덩치가 저렇게 크니 아무렇게 던져도 맞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내어 힘껏 물매돌을 던져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것에 실패자가 되고 맙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에게 언제나 달콤하고 평안한 길만을 가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1889-1975)에 의하면 인류의 문명은 혹독한 환경에 응전하면서 살아남는다고 말합니다. 그 한 예가 이집트 문명입니다. 이집트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문명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나일강이 언제나 이집트에 풍부한 곡식을 제공해 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일강 주변은 수량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해서 농사짓기에 적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해마다 그 나일강이 범람한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나일강이 범람하기 때문에 매년 반복되는 그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서 천문학과 태양력이 발달했습니다. 강물이 범람한 후에 경지를 측정해야 하기에 기하학이 발달했습니다. 범람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제방공사를 해야 했기에 그 과정에서 도르레와 수레를 발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이 피라미드라는 불가사이한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매년 나일강이 범람하는 위기가 없었다면 이집트 문명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매년 나일강이 범람하기 때문에 이 곳은 살기 힘든 곳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낼 생각을 포기했다면 그 역시 이집트 문명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일강의 범람이라는 위기 속에서 그것을 이겨내겠다는 긍정이 결국 이집트 문명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한 나라의 문명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믿음의 사람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12명의 정탐꾼이 두 종류의 보고를 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들어갈 수 있다는 여호수아와 갈렙의 이야기보다 들어갈 수 없다는 10명의 정탐꾼의 부정정인 보고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꼼짝없이 광야에서 죽게 생겼다고 밤새도록 통곡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수기 14:28) 무슨 말씀입니까? 못 들어간다고 말한 사람은 그들이 말한 대로 못 들어갈 것이고,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은 그들이 말한 대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나머지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두 광야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든 긍정이 다 신앙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긍정적일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우리로 긍정적이게 만듭니다. 하나님을 떠나서는 우리에게 아무런 힘도 없고, 소망도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면 때로는 고통의 순간이 찾아와도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고통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 위한 전초단계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우리 앞에 거대한 장벽이 우리를 가로막을지라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장벽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허황된 자만심 때문에 삶을 긍정하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힘이 없습니다. 우리의 힘은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붙잡을 때,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갈 때 우리의 삶은 온통 긍정만이 가득합니다. 그걸 알기에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네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3)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긍정이고, 그런 긍정의 믿음이 오늘 본문에서 귀신들린 아이를 고치는 능력을 역사하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본분에서 아이의 아버지에게 긍정의 믿음을 요구하신 것처럼, 오늘도 주님은 우리에게 그런 긍정의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긍정의 믿음으로 승리하도록 말입니다.

< 2020년 6월 1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