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기쁘시게

< 본문 - 데살로니가전서 4:1-2 >

   일본의 미타니 야스토(三谷康人)라는 젊은이가 가네보 회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합니다. 그는 결혼한 후에 아내로부터 전도를 받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데, 아내는 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여보,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세요. 그리고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증인으로 한 생을 사세요. 출세요? 그건 안 해도 돼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사세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려다 회사에서 목이 잘리면 과감히 그만 두세요. 그러면 나하고 둘이 전도하러 다니면 돼요.” 그는 아내가 한 ‘출세 안 해도 돼요.’라는 그 말이 너무나도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합니다. 많은 부인들이 출세하라고, 성공하라고 몰아세우기 때문에 그것을 견디지 못해 남편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그런데 ‘출세 안 해도 된다.’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살자.’고 말한 그 말에 마음이 너무나도 편안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알고 난 후에 그는 세상을 보는 안목이나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늘 마음속에 갈라디아서 1:10절 말씀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그 말씀을 생각하면서 그는 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 될까, 사람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 될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그가 성실함을 인정받아 인사부장의 자리에 올랐을 때입니다. 당시 인사부장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신사를 참배하는 일을 주관하는 것입니다. 그는 그것이 기독교 신앙에 위배된다는 것을 알기에 회사에 사표를 냈습니다. 도저히 신앙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의 성실함을 알고 있는 회사는 그를 해고하지 않았습니다. 45년 동안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그는 세 번에 걸쳐 좌천을 당하거나 전출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오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 되자는 마음으로 그 힘든 시기를 이겨냈고, 결국 그는 가네보 회사의 CEO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는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가네보의 회장 자리에 오르는 입지전적 인물로 일본 사람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회장의 자리에 있을 때 가네보 회사는 일본의 초인류기업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각오를 하고 살았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그를 회사의 최고 자리에 올리셨을 뿐만 아니라 그 회사를 최고의 기업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가네보를 초인류기업으로 키운 후에 최고의 전성기 때에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일본 열도를 다니면서 강연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사역을 했습니다. 가네보 회장 자리에 있을 때에도 그는 그가 만난 50여개의 나라 약 3천 명의 사업가들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자신을 그 자리에 오르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고, 그 뜻을 따르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가네보의 회장쯤 되니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별 볼 일 없는 존재인데, 어떻게 나 같은 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할 수 있겠어?’ 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면 뭔가 그만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세울만한 것도 없고, 큰일을 할 능력도 없는 사람은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 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여러분, 정말 그럴까요? 영국의 종교개혁자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 1494-1536)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일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물을 쏟아 붓는 것, 접시를 닦는 것, 구두 수선공, 또는 사도가 되는 것은 모두 동일하다. 접시를 닦는 것과 설교하는 것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행동이라는 면에서 모두 동일하다.”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가르침으로 인해 이단으로 몰려 불과 42세에 처형을 당하고 맙니다. 그런데 틴데일이 말한 것처럼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하는 일은 모두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청소부의 일을 하는 것과 교회당에서 예배를 섬기는 봉사의 일을 하는 것도 모두 동일합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가정을 세워가기 위해 일하는 가정주부나 주님의 몸된 교회를 주님의 뜻에 맞게 세워가기 위해 교회에서 일하는 목사나 모두가 다 소중한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자리에 있든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의 기쁨되는 삶을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서 있는 그 자리가 거룩한 자리요, 그런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의 말씀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받은 데살로니가 교회는 사도 바울이 제2차 선교여정 중에 세운 교회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그렇거니와 데살로니가에서 교회를 세울 때 사도 바울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여러 명의 헬라인들과 귀부인들이 바울이 전한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되자 유대인들이 바울을 시기했습니다. 그래서 시장통의 불량배들을 동원해서 큰 소동을 일으키고, 바울이 머물고 있던 야손의 집에 침입해서 바울을 끌고 가 죽이려고 했습니다. 때마침 바울이 그곳에 없어서 끌려가지 않았지만 바울은 더 이상 데살로니가에 머물 수 없어 밤에 몰래 그곳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데살로니가에 교회가 세워지긴 했지만,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서도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은 아주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데살로니가 교회를 아주 많이 칭찬했습니다. 데살로니가 1장 편지의 서두에서 ‘너희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하나님 앞에서 기억한다.’고 말하고, ‘너희가 많은 환란 가운데서 성령의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 우리와 주를 본받는 자가 되었다.’고 칭찬합니다. 그리고 ‘너희가 마게도냐와 아가야에 있는 모든 믿는 자들의 본이 되었다.’고도 칭찬합니다.

   그렇게 칭찬받는 교회인데도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 1절에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끝으로 주 예수 안에서 너희에게 구하고 권면하노니 너희가 마땅히 어떻게 행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배웠으니 곧 너희가 행하는 바라 더욱 많이 힘쓰라.” ‘끝으로’라는 말은 ‘결론적으로’ 그런 의미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바른 의미는 ‘이것은 아주 중요한 말이야!’라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끝으로’라고 말하면서도 그 이후로 여러 가지 권면의 말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데살로니가전서 4장과 5장에서 계속해서 말씀을 이어갑니다. 그러기에 오늘 본문에서 ‘끝으로’라는 말은 ‘마지막으로’라는 의미보다는 아주 강조하는 의미로 ‘잘 들으세요, 아주 중요한 말이니까!’라는 뜻입니다.

   그 아주 중요한 말씀은 다름 아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지 배웠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욱 힘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살아야 돼!’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힘써 살아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것이 바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마땅히 살아야 할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삶이 바로 그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믿음의 사람으로,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으로 부르신 이유는 우리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실 때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십니다. 그런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았던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윌리엄 틴데일이 말한 것처럼, 뭔가 큰일을 해야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보통 사람들이 이룰 수 없는 엄청나게 큰 업적을 남겨야만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이 아니라, 우리의 작은 일상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먹든지 마시든지’라는 말은 우리가 늘 해오던 작은 삶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과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하는 것처럼, 우리가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는 것처럼, 그런 평범하고 작은 일상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11장에서는 그렇게 작은 일상을 통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던 한 사람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바로 에녹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졌으니 하나님이 그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히브리서 11:5) 우리가 잘 아는 에녹, 그는 365세를 살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에녹에게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에녹이 다른 누군가보다 특별한 삶을 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세기 5장의 표현대로 한다면 그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를 낳았습니다.(창세기 5:22) 그에 대한 다른 언급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처럼 자녀를 낳으며 살았습니다. 그런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면서 그는 하나님과 동행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를 죽음을 겪지 않고 하늘나라로 옮기셨습니다. 또 하나 에녹의 삶에서 특징적인 것은 그의 나이가 365세였다는 것입니다. 그의 아들 므두셀라가 969세를 살았던 것에 비하면 결코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365라는 숫자가 우리의 이목을 끕니다. 1년이 365일입니다. 에녹의 나이 365세일 때 하나님께서 에녹을 하늘로 불러가심으로 에녹은 이 땅에 365년을 살았습니다. 그 1년을 하루로 생각한다면 어쩌면 에녹은 365일 매일같이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어떤 특별한 것이 없어도, 내세울만한 어떤 업적이 없어도 그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았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를 죽음을 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데려가신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특별한 일을 하거나 남들보다 뛰어난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처럼 일평생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선교자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사도 바울처럼 선교사의 삶, 순교자의 삶을 사는 것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었다면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교회 교인들에게 ‘당신들도 모두 지금의 삶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너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이후로도 더욱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힘써 살아라!’ 그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려 하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이 늘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을 의식하며 하나님의 손을 붙잡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의 욕심을 챙기기 위해서 내 욕망을 따라서 육신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8:8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 육신에 있는 자들이 누구입니까? 육신의 욕망에 지배를 받는 사람들, 하나님을 마음에 모시지 않고 자기 자아가 자신의 인생에 주인인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서 세미한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성령의 속삭이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나 자신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 내가 꿈꾸는 것만 욕망하며 삽니다. 내가 행복하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지면 그것으로 기쁩니다. 다른 것 생각할 것 없습니다. 그저 내가 좋으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육신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기에 그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삽니다. 죄악 가운데서 나를 구원하셔서 지옥으로 갈 수밖에 없는 나를 하나님 나라로 인도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가 너무나도 큼을 알기 때문에 때로는 내게 주어진 십자가도 즐거이 지며 주님의 뒤를 따라갑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내가 행복을 누리는 길이 있음에도 그 길을 가지 않습니다. 대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길을 선택하며 갑니다. 내 행복보다 주님의 기쁨 되는 삶이 내게 더 복되고 가치 있는 삶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누리는 행복보다 구원의 기쁨과 감격이 훨씬 더 크고 좋기 때문입니다.

   그 삶의 기쁨을 알기에 예수님께서도 십자가를 기꺼이 지셨고, 당신의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며 사셨습니다. 로마서 15:3절에서 ‘그리스도께서도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하셨나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주님께서도 자신의 행복이나 자신의 영광이나 자신의 기쁨을 위하여 살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과 기쁨을 위하여 사셨습니다. 그 예수님을 믿는 우리 역시 그런 예수님을 본받으며 살아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빌립보서 4:18절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작은 섬김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고 말씀합니다. 사도 바울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빌립보 교인들이 에바브라디도 편에 사도 바울에게 작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받은 사도 바울은 너무나도 고마워했습니다. 자신이 궁핍한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사도 바울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이미 배웠다’(빌립보서 3:12)고 고백한 사람입니다. 뭔가가 부족하다고 낙심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느 형편에 있게 하시든지 그 상황에서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사도 바울에게 빌립보 교인들이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 사도 바울은 그게 자신을 위한 마음일 뿐 아니라 주님을 위한 빌립보 교인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빌립보 교인들의 헌신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억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향해 우리의 작은 손을 내밀지 못한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욕심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욕심은 내 마음의 자리에 하나님을 모시지 못하게 합니다. 욕심이 자리한 마음에는 하나님께서 거하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서 욕심을 조금만이라도 덜어낸다면,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이웃을 바라본다면 그런 우리의 모습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여러분, ‘배구의 여제’라고 불리는 김연경 선수를 아십니까? 터키 리그에서 뛰던 김연경 선수가 올해에는 국내 리그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연경 선수가 우리나라에 복귀하면서 그녀가 보인 배려하는 마음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지난해까지 터키 리그에서 뛴 김연경 선수는 세계 여자배구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였습니다. 정확하게 알려져 있진 않지만 2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복귀하면서 그녀가 받는 연봉은 3억 5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자신이 그렇게 받겠다고 해서 그만큼만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구단이 선수들에게 지불할 수 있는 연봉의 총액에 한계가 있습니다. 한 팀당 23억을 넘을 수가 없습니다. 23억으로 15명 내외의 선수들에게 연봉을 줘야 합니다. 뛰어난 한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주면 다른 선수들에게 돌아갈 금액은 아주 작아집니다. 그럼에도 김연경 선수가 우리나라 팀으로 돌아온다고 할 때 약 7억 정도는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7억을 받고 국내로 복귀하는 것만도 엄청난 희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연경 선수는 그 절반인 3억 5천만 원만 받겠다고 하면서, 나머지로 다른 선수들이 손해 보지 않게 해 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프로 선수들은 연봉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하는데, 김연경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선수임에도 스스로 다른 선수들보다 적은 연봉을 받겠다고 함으로써 다른 선수들을 배려했습니다. 실력보다 더 뛰어난 그의 인품이 잘 드러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지금 어려운 때를 살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가운데 하나는 나 자신 안에 매몰되는 것입니다. 나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힘들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거나 배려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달라야 합니다. 우리 주님은 억울하게 십자가에 달리셨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을 바라보시면서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기도하셨습니다. 극한의 고통 가운데서도 자기들이 무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들을 긍휼의 마음으로 바라보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주님을 닮는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삶을 살 때 우리의 삶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 됩니다. 물론 그렇게 사는 것이 결코 쉽진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권면처럼 우리는 더욱 많이 힘써야 합니다. 힘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최고의 가치요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 2020년 6월 28일 주일낮예배 >